길을 걸으며

사람들의 사진을 많이 촬영하였다.

어떤 순례자에겐 양해를 구하기도 하고

어떤 순례자에겐 몰카를 하기도 하고 . . .

양해를 구하며 찍을 때

사람들은 묻곤 한다.

왜 자신을 찍냐고. . .?

앞에 걸어가는 프랑스의 두 여인들도

나에게 물었다.

왜 자신을 찍으려 하냐고?

그래서

두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 . .

나의 말을 들은 그녀들은

예쁜  미소로 화답한 후

나의 앵글속으로 들어와 주고 . . .

마을 입구에 카페가 있기에

들어가 쉬기로 한다.

점심식사로 먹은 빵과 커피

그리고 오렌지 쥬스

등산화를 벗고

양말도 벗고

내 몸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몸에 착용한 것은 모두 벗은 후

천천히 식사를 한다.

이 순간이 꿀맛처럼 행복하다.

한참을 휴식한 후

카페 밖에 나오니

검은 색 귀와 검은 색 눈

검은 색 코

검은 색 입을 가진 녀석이

바라보고 있다?

어?

반갑다~~

눈이 멋지구나? ~

가까이 다가 가도 꼼짝하지 않는 녀석

검은 피부속에 눈이 보이네? @.@

뭐라도 주고 싶기에

건빵 몇 조각 녀석앞에 두고 ~

잘 있으렴.

예쁜 아가야 ~

마을 길은 경사가 심하다.

이 마을 사람들은 

높고 낮은 언덕길을 오르내리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순례길 처음엔

산위에 마을이 계속 이어지더니

순례길 중반엔

땅 아래 마을의 연속

묘한 까미노의 여정~

진노랑색으로 페인트 칠하는 집들이

유난히 많은 까미노위의 집들

길은 점점 밑으로 내려가고 . . .

좁은 길안으로 자동차가 다닌다.

마을 중앙에 있는 어느 알베르게 앞을 지나며 . . .

노르웨이에서 온 순례자

칸트씨가 코너에 앉아있다가~

내가 나타나는 모습에~

인사대신

짖궂은 얼굴로~

친구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까미노는

걷는 속도가 비슷한 사람과 같이 걸을 때는

목적지에도 같이 도착하지만

동행중에 걷는 속도가 다르면

빠른 속도로 걷는 사람이

먼저 도착한 곳에서

나중에 도착한 동행을 기다렸다가

다시 출발하고....

그러다 또 빠른 속도의 사람이

다른 마을에 먼저 도착하면

마을 입구에서 동행을 기다리고 . . .

뒤에 따라오고 있는 동행을

기다리는 재미가 어떠할 지 모르겠지만

이 과정에서 몇몇 사람들이 트러블이 나서

유쾌하게 걷지 못하는 모습도 보았던 터라

나에겐 기다려주는 사람이 없음에

홀가분한 자유가

여전히 좋고~

무니시팔 알베르게 앞에서

휴식을 하면서 빵을 먹고 있는

이탈리이노 청년 

이름은 모르지만

길 위에서 스친 인연인지라

얼굴은 알기에

부엔 까미노~

이 곳에서 머물거냐고 물으니

아니다.....라며

까스트로 헤리즈까지 걸을거라고 ~

나도 그 마을이 목적지 이기 때문에

다음에 보자며

나의 길을 계속 간다.

동네 길에 붙여진 선거 후보들

스페인은 지금 나라의 일꾼을 뽑는 선거철인가 보다~

그동안 나바라주나 라 리오하 주에서는 

이런 포스터를 보지 못하였는데

온따나스 마을에서 처음으로 접한다.

길가에 세워 진 자동차 안의 빵을 보며 . . .

빵 = 밥

저 차안엔

쌀 한가마미가 있는겨~

걷는 동안 3끼 식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늘 배가 고프다.

조금 전에 빵과 커피

오렌지 쥬스 한잔을 마셨지만

되돌아서면 금방 배가 꺼지고 . . .

집에서는

그렇게 배가 고픈 줄 몰랐는데

집을 떠나서 지내다보니

유난히 배가 더 고프......@

마을 길을 지나며 . . .

문이 열려져 있기에.

살짝 들여다 보며 ~

집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런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느 집의 차고를 보며 . . .

많이 시원한 공간일 듯~

슬렁시렁 구경을 하는 동안

어느 덧 마을의 끝이 보이고~

마을 끝 쯤에서

두 사람이 다정하게 이야기하면서 천천히 걷고 있기에~

부엔 까미노~

인사를 하며

두 사람 모습이 보기 좋아

사진 한 컷 양해를 구하니

즐거운 마음으로 응해주는 프랑스 여인들

오랜 친구사이라고 . . .

길을 걸으며

사람들의 사진을 많이 촬영하였다.

어떤 순례자에겐 양해를 구하기도 하고

어떤 순례자에겐 몰카를 하기도 하고 . . .

양해를 구하며 찍을 때

사람들은 묻곤 한다.

왜 자신을 찍냐고. . .?

저 앞에 걸어가는 프랑스의 두 여인들도

나에게 물었다.

왜 자신을 찍으려 하냐고?

그래서

두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 . .

그리고

한 사람은 빨강색 자켓을 입었는데 파란색 배낭을 매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파랑색 자켓을 입었는데 빨강색 배낭을 매고 있었고 . . .

그리고

파란색 자켓을 입은 당신의 배낭에 걸려있는

빨강색 컵이 인상적이었다고~

나의 말을 들은 그녀들은

ㅋㅋㅋ 한참을 웃은 후

그렇게 나의 앵글속으로 들어와 주고

.

.

.

다시 길을 떠난다.

부엔 까미노~

아무리 들어도

친근한 인사.

마을에서 친구를 가디리고 있다던

노르웨이 칸트씨가

자신의 친구를 만나

나의 앞을 지나가고~

이탈리아노 청년도

부지런히 앞서 걸으며 . . .

가볍게 걸어가는 걸음속도가 빠르다 싶었는데

어느 새 훌쩍 길모퉁이를 돌아서는가 싶더니

어느 새 내 시야에서 멀어지는 . . .

내가 무슨 신기루를 본 것같이

사람들은 참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지고 ~

바이커 순례자도 패달을 밟으며

신나게 달려가고~

간혹 나도 자전거를 타고

까미노를 달려보았으면 . . .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만약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때가 혼자가 아닌 동행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까미노를 횡단하고픈

희망사항 하나 . . .

길은 내리막길로 이어지고 . . .

좁은 길 사이에

순례자들이 걸은 모습이 보인다,

모퉁이 부분만 남아있는

건물의 존재.

그런데 그 모퉁이 밑 부분만저도 

허물어져 가고 있다?

저러다가

언젠가 허물어질텐데?

조금씩 쥐가 갉아먹은 듯한 이런 모습을 보면

괜히 불안하다. 

그것도 밑바닥부터 저렇게 하나씩 허물어지면

금방 무너질텐데?

밑둥이 허물어져 가는 모퉁이 건물 한쪽을 보며

나의 모습을 생각한다.

나의 삶에도 구멍이 나지는 않았는지 . . .

작은 구멍을 소홀히 하였다가

내 생애가

 한 순간 허물어지지는 않은건지 . . .

돌담아래 피어있는 양귀비꽃들을 보며 . . .

평화 . . . 라는 단어는

이런 시간에 적합한 것 같다.

마음이 평화롭다.

좋다.

이 시간이

 진정으로

.

.

.

좁은 오솔길같은

 작은 길을 걸으며 . . .

또 다시 물 웅덩이 길을 통과하고 . . .

맞아.

이런 길도 있어야

걷는 맛이 나지?

맨날 마른 길만 걸으면

무슨 재미?

미끄러지지 않도록

스틱에 힘을 주며

조심조심 걸으며 . . .

 앞서 걸었던 사람들의 흔적을 보며

나 혼자 걸어가는

오후의 까미노와의 만남

이 까미노 여정이  참으로 묘하다고 생각되며

천천히 걷는다. 

다음에 나타날 마을을 기대하며 

.

.

.

온타나스 마을을 떠나며

순례길 19일차

5/8/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