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태가 웅장한 산 안톤 수도원

이 수도원은

중세시대의 순례자들이

이 곳에 도착하면

수도원측에서

배고픈 순례자를 위해

음식을 따로 만들어 두었다고 . . .

길을 걷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수도원 건물에 

지친 마음이 다소 누그러지고 . . .

또 다시 마른 길을 걸으며 . . .

사람들은 길 중앙에 있는 풀위를 걸어간다.

나도 그렇게 걸어간다.

그럼 발이 좀 편안하기에 . . .

바람에 흔들리는 밭을 보며 . . .

감자밭일까?

콩밭일까?

바람에 흔들거리는 들판이

햇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지만

그래도 아름답다. . .

한적한 길에

바이커 순례자가 지나간다.

그들이 사라지는 순간

다시 정적이 찾아오고 . . .

한쪽으로 기울러진 나무를 보며 . . .

바람이 센 지역인가 보다

나무가 저렇게 되는 걸 보면 . . .

바람이 일렁이는 풀밭에

예쁘게 피어있는 분홍색 들꽃을 보며 . . .

색상이 참으로 곱다....는 생각에 . . .

거치른 들판에

고운 빛깔로 자리하고 있다니 . . .

이 곳은

지극히 평화로운 땅

전쟁도

스트레스도

그 어떤 흉악함도 존재하지 않는

푸르름의 공간

내 앞을 스치며

터벅터벅 걸어가는 순례자

산 안톤 수도원

수도원 입구가

성문을 들어가는 것 같이 웅장하다.

허물어져 가는 모습도 보이고 . . .

수도원 건물 사이의 길을 따라 걸으며 . . .

각각 다른 형상의 조각들

지난 번 부르고스 대성당에도 이런 모습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 . .

성인들의 형상들일까?

산 안톤 수도원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듯~

건물이 비어있다?

산 안 톤  이름이 적힌 문을 보며 . . .

그 이름 옆에 붙여져 있는 그림?

개 조심 하라는 뜻?

왜 개가 사람을 물을꼬?

수도원의 다른 건물의 모습을 보며 . . .

이 수도원은

중세시대의 순례자들이

이 곳에 도착하면

수도원측에서

배고픈 순례자를 위해

음식을 따로 만들어 두었다고 . . .

뿐만 아니라

병도 고치는 병원역할도 하였다고 하는데

그 당시엔 매우 중요한 일을 많이 한

수도원이었나보다.

건물의 벽만 존재하고

안은 비어있는  산 안톤 수도원.

그러나 옆의 다른 건물은 건재하는 걸로 보아

아마 이 곳엔 수도하는 성직자들이 있을지도~

과거의 엣 수도원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이 수도원에는 2002년부터

어느 훌륭한 순례자에 의해 

알베르게가 만들어져서 운영되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안내문구가 없다.

내가 못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 . .

산 안톤 수도원을 떠나

다시 길을 걷는다.

초록의 나무들이 싱그러운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콧노래가 저절로 나올 것 같은 . . .

이렇게 적고 싶지만. . .

이젠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발가락도 아프고

조금씩 지쳐가는 중이라는 걸~~

^^:::

저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

바로 오늘의 목적지인

까스트로 헤리즈.

그런데 저 마을도착하기까지는

앞으로도 두시간 더 걸어야 하고~

발이 빠른 사람이라면

한시간

혹은 30여분

그러나 나는 절대 빠르지 않기에

2시간이 소요됨을....

이젠 그동안 걸은 세월을 보아

딱 보면

딱....견적이 나올만큼

내 걸음 실력을 알기에~

이럴 때

머털도사의 축지법을 써서

휘리릭~~~~

날아갈 수 있다면?

끙.

수도원을 지나자

다시 시작되는 푸른 밀밭

그 사이에 빨강색 작은 자동차가

그림처럼 달려간다.

순간 

눈이 싱그러워지고 ~

바람결에 흔들리는

빨강색 양귀비꽃들은

왜 이리도

정열적인 모습인지 . . .?

점점 더 마을은 다가오고 . . .

영차 영차 . . .

개미처럼 걸으며 

걸으며 . . .

늘 사진에서만 대하였던

카스트로헤리즈의 성

그 성이 점점 다가오는구나~

마을이 점점 모습을 가까이 드러내고~

마을 앞에 있는 밀밭들은

바람의 파도를 타고~

오늘은

바람을 제대로 만났다.

그리고

바람의 소리마저

제대로 들었다.

바람이 있는 길

바람과 함께 걸었던

오늘의 여정

그 무엇보다 기분이 좋은 

하늘의 선물같은

바람.

이 바람때문에

잠시 길을 멈추고

한 동안 바람의 움직임을 바라보았다.

왜 난

들판에 부는 

바람이 좋은걸까?

멀리서 오는 순례자를 위로 하려는 듯

그 무엇보다 제일 먼저 나타나는

마을입구에 보이는

산타 마리아 성당

마을에 들어서며

숙소를 찾는다.

숙소는 많았다.

알베르게도

호텔도 . . .

나는 마을 안으로 더 들어가서

마을 중앙에 있는

작은 호스텔에 들어가

방을 구했다.

이제 가능한

알베르게는 사용하지 않으리라.

매너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매너가 없는 사람들 때문에

내 컨디션이 엉망이 되긴 싫으니까.

.

.

.

1층은 카페이고

마당이 보이는 공간은 레스토랑

그리고 2층에 숙소가 있는 아담한 호스텔 입구.

더구나 이 호스텔은 식사가 훌롱한

El Meson 이라는 표시가  오른쪽 벽에 붙어져 있고. . . .

오늘은 이 곳에서

하룻밤 쉬어가리라.

카페쥔장에게 방의 키를 받아들고

정해준 방문을 여니

작은 골방

시설은 그저 그랬지만

하룻밤 머물기엔 괜찮았다.

창문을 여니

동네풍경도 들어오고~

오늘 걸은 걸음수는 28.......

이제 이 정도의 걸음은 보통인 듯?

@.@

오월의 상큼한 바람과 함께

천천히 걸었던

순례길 19일차를 마치며 . . .

카스트로 헤리즈

5/8/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