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활짝 웃는다.

머리에 쓰고 있는 노랑모자로 인해

그녀가 해바라기처럼 멋지게 보인다.

산티아고에 도착한 후

다시 집으로 가기 위해 거꾸로 걷고 있다는 그녀.

산티아고까지 마침표를 찍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사람들은

성취감으로 인해

얼굴이 빛이난다는 걸 . . .

이테로 마을을 나가는 길

스페인의 시골에는

들어왔던 마을을 벗어 날 때마다 

그 마을이름에 빨간 줄로 그어져 있다.

누군가 그림을 그려놓고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적어 놓은 모습에도 미소가 나오고

흐드러지게 핀 들꽃들이 폐허가 된 집뜰에 가득하고 . . .

걷다가 되돌아 본

이테로 마을의 모습

평화.....

한참을 걷다보니

어느 마을이 눈에 보인다.

옹기종기

.

,

,

피수에르가 운하

물이 많은 나라의 풍요로움

길을 걷는다.

고요와 함께 . . .

언덕길을 오르며 . . .

온 몸이 땀으로 젖어간다.

그러나 이런 시간이 좋다.

홀로라는 것

온전히 내 자신과의 만남의 시간이 이뤄지는

이 고독한 시간이 행복하다.

푸르름의 칼라가 대지를 덮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한동안 바라보기도 하고 . . .

바람에 살랑거리는 나무에도

시선이 머문다.

노랑 유채화의 벌판

저 멀리 바위산이 눈에 들어온다.

노랑위에 초록

초록위에 거대한 바위산

묘한 조화로고~

고요한 외길에

자전거 순례자가 스르르 지나쳐 간다.

구불구불 흙길의 언덕길을 오르며 . . .

두 사람은 친구사이 라고 . . .

순례길 여정을 같이 걸을 수 있는

우정은 진심으로 부럽다.

이 길은 아무리 끈끈한 우정일지라도

간혹 다툼이 있었고

불화로 인해 불편한 사이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았으므로 . . .

이 길위에서 처음 보았지만

이 분들과는 길을 걷는 내내

자주 마주치곤 했다.

빨리 걷는 사람은 

천천히 걷는 사람을 배려해 주어야 하고

천천히 걷는 사람은

빨리 걷는 사람과 보조를 맞추고 싶지만

체력의 한계가 있으므로

마음대로 되지 않기에

깊은 인내심을 가진 사람이

양해를 해 주며

사이좋게 길을 걸어야 하는 

인생의 스토리같은

길

땀을 식혀주는 바람이

가볍게 불어준다.

바람의 촉감이 이토록 좋은 적이

언제 있었던가?

Blue와 Green의 만남

언덕을 넘으면서 시작되는

또 다른 길의 모습

집으로 가기 위해

되돌아가는 그에게

부엔 까미노~  라 인사하니

손짓과 함께 부엔까미노~로

화답한다 ~

젠틀맨 순례자가 나의 시야에서 사라질 즈음에

또 다른 여인이 터벅터벅 걸어온다.

그녀가 활짝 웃는다.

머리에 쓰고 있는 노랑모자로 인해

그녀가 해바라기처럼 멋지게 보인다.

앞에 먼저 걸어간 젠틀맨이

자신의 남편이라며

부부가 영국에서부터 이 길을 걷기 위해

한달이상을 걸었고

지금은 거꾸로 프랑스 생장까지 돌아갈 예정이라고 . . .

일단 산티아고까지 마침표를 찍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사람들은

성취감으로 인해

얼굴이 빛이난다는 걸

이미 수 없이 본 사람들의 모습에서 보았다.

이 길위에서 처음 만났을 뿐이고

잠시 멈추어 몇마디 인사만 나누었을 뿐인데

마치 오랜 친구가 서로 헤어지 듯

아쉬운 마음으로

각각 제 갈길을 향해 떠난다.

자갈길을 걸으며 . . .

자갈길은 발바닥을 아프게 하기에

고달프다.

그러나 피할 수 없기에

가능한 자갈이 없는 땅을 보며

걷는다.

길에는

자갈길도 있고

카펫처럼 푹신한 길도 있고

다양한 길이 있는 모습이

마치 우리네 인생의 여정처럼

너무도 흡사하다.

마음에 근심이나

어려운 일로 인하여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이 자갈길을 걸어보라고.....

감히 적고 싶다.

터벅터벅 걷고 있는 그 시간이

발바닥의 통증보다 더 강한

가슴앓이가 치유될 수 있을련지 모르겠지만

.

.

.

그 자갈길 위를

트랙터를 굉음을 내며 나타나고 . . .

트랙터 바퀴가 저토록 무시하게 큰 사이즈인줄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이런 자갈길따위엔 뭐......

트랙터 운전기사가

전쟁터의 용사처럼 근사하게 보이는 군~  

흠.

길가의 나무아래에서 쉬고 있던 세 사람의 남자들이

프랑스 말로 큰 소리로 이야기하며

나의 앞에서 걸어가고 있다.

다시 휴식을 취해서인지

남자들의 목소리가 쾌청하게 들린다.

그들이 나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대신 마을이 가까워짐을 알려주는

순례자 안내 사인이 보인다.

플라타너스 같은 푸른 나무들이 우거진 길을

곧 동네가 나타날거라는 희망으로

천천히 걸으며 . . .

이 곳에서 . . .

나는 나쁜 사람들을 보았다.

남자 둘이었는데

나에게 뒤에도 다른 사람들이 오고 있냐고 물었는데

그들은 순례자 모습이 아니라

무언가 불량스럽고 목소리에도 영화속에 나오는

갱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길에서 보이는 곳에 있지 아니하고

숨어 있다가

내가 나타나자 얼굴만 들고 나에게 엉뚱한 질문을 하였다,

그들의 대답에

나는 뒤에 사람들이 계속

많이 걸어오고 있다고......

얼른 대답을 하고

발걸음을 빨리 걸어서 그들의 모습에서 벗어났다.

사진은 그 당시에 찍지 못하고

잠시 후

그 남자 둘이 있는 근처를 얼른 찍었다.

나중에 기억하기 위해서 . . .

* 이런 남자들은 여성 혼자 걸어오는 사람을 타켓으로

나쁜 짓을 하려는 사람들이라는 걸

이미 여러사람들에게서 들었기에

더욱 긴장했고

두려움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침착하게 대처하고 그 자리를 벗어 나길 권한다 -

잠시 후

나의 눈에 동네가 보이기 시작

휴~

이 마을이 바로 오늘의 목적지인

보야디아 마을

동네길은 흙길이 아닌 세멘트 길로 되어 있어서

걷기가 편하다.

동네 초입에 있는 알베르게의 뜰에

걸어져 있는 한국어로 된 수건을 보며 . . .

다시 나의 얼굴에 미소가 나온다.

어?

한국 사람이 이 곳에 머문가 보다?

나는 동네 초입에 있는 무니시팔 알베르게에 머물지 아니하고

가이드 북에서 추천한 사립 알베르게를 찾아갔는데

이미 그 알베르게는 인기가 높아서인지

Full .. .

그러나 그 사립알베르게와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호텔로 안내를 받아

체크인 하게 되었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 호텔의 건물에는

호텔....이라는 간판도 없고

더구나 문은 

마치 알라바마의 주문처럼 외워야 들어갈 수 있을만큼

나무 문이 아주 튼튼하게 되어 있고

누군가의 안내로만 이 호텔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나 역시 누군가의 안내로 그 사람 뒤를 따라가며

호텔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무언가 홀린 듯한 느낌이 들고

이상한 나라에 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 . .

호텔에 체크인 한 후

배정 된 방에 들어와 배낭을 내려 놓으며 . . .

오늘 걸은 걸음 수는

28931

유난히 더웠고

유난히 힘이 들었고

유난히 고독하였던

카스트로헤리즈에서 보야디아 마을까지의

하루동안의 긴 여정을 마치며 . . .

순례길 20일차

5/9/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