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콘레체 한잔과

살짝 구어진 바케트 빵 2조각

배가 고픈 상태여서인지

이 맛은 꿀맛이다.

그 누가

눈물에 젖은 빵을 먹지 않는 자 와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했던가 . . .?!!!

비단 눈물은 아닐지라도

20일 이상을 길위에서 지나온 사람 또한

빵 한조각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깊이 알고도 남음이 있다는 것을 . . . . . .

간밤에 편안한 단잠을 이루었다.

알베르게 뒤쪽에 홀로 묵기를 원하는 순례자를 위한 숙소를 

  만들어놓은 덕분에 혼자만의 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동네 안을 걸으며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풀들을 보았다.

그렇게 흔하디 흔한 들풀인데도

싱그러움이 느껴지고

하루 첫 걸음을 시작하는 나의 마음에도

싱그러움이 스르르 ~ 

전해지는 듯 . . .*^^*

쌀쌀한 기온이라면

아마도 서리가 맺혔을 것 같지만

오월의 아침의 춥지도 덥지도 않는

참 좋은 기온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을을 빠져 나간다.

이른 아침에 먹이를 먹고 있는 말을 보았다.

이 말은 아마도 밤새 이 곳에 있었는 듯 . . .?

어제 저녁에 물과 과일을 구입하려 동네의 슈퍼에 갈때에

이런 모습으로 서 있었는데?

유난히 배가 무거워 보이는 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만 나의 갈길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 . . .

어제는 많은 순례자들로 북석 거렸던 마을이

텅빈 것처럼 한적하게 보인다,

그 많은 사람들은 부지런하게 일찍들

출발 하였나보다 ~

스페인 마을에서 자주 보이는 문양들

왕관

성

그리고

.

.

.

한적한 마을을 빠져 나오며 . . .

항상 그랬다.

마을을 들어오는 입구와

마을을 빠져 나갈 때의 출구가

다른 모습이라는 게 . . .

마을을 빠져나와 옆으로 보이는

보아디야 마을의 성당 건물을 한번 더 바라본다.

성당의 문은 굳게 닫혀 있어서

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하였지만

마을의 상징처럼 굳건한 모습으로

언제까지 그 자리에 서 있으리라 . . .

어느 정도 걸으니

길을 떠나는 세사람의 순례자들이 보인다.

프랑스어로 유쾌한 대화를 나누며 걷고 있는

그들의 뒤를 따라 걸으며 . . .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예쁜 나무 한그루

아직 그 누구에게도

아침 인사하지 못하였기에

나무에게 인사를 해 본다.

"Good morning~~"

그리고 

나를 계속 따라오고 있는

그림자에게도 ~

"그대는 뉘시요?!!!!"

시골 길 어디쯤에

예쁘장한 수풀림이 시야에 나타났다.

보기만 해도

힐링 되는 마음.

나무......에게도

힐링의 효력이 큰 것임을

이 길을 걸으면서

여러번 깨닫곤 한다.

나의 앞에 걷고 있던 프랑스 삼총사 순례자들은

갑자기 길의 한켠으로 들어가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려는 듯 . . .

다시 길에서

혼자가 된다.

원래 혼자였지만

다시 혼자라는 게

허전함 비슷한 그런 마음?

늘 집정원에 물을 뿌리는 호스만 보다가

거대한 사이즈의 호스를 본다.

일상을 다람쥐 체바퀴 돌듯 그렇게 산다면

작은 물호스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넓은 세상을 걷다보니

다양한 풍경들이 세상엔 많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는 걸~

터벅 터벅

나의 발걸음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길

홀로이

명상하기 딱 좋은 시간과

시골 길

그런 호사를

지금 나는 마음껏 누리는 중~~

드디어 강물이 보인다.

가이드 북에 의하면

카스티야 운하.....가 있다고 하였는데

바로 그 유명한 수로가 시작되는가 보다.

긴 강이 흐르는 운하답게

새둘에 대한 설명문이 있었지만

너무 낡은 상태.

뒤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리

한 무리의 바이커들이 쏜살같이 나의 옆을 지나간다.

어느만큼 걸었을까?

나의 다리에 통증이 느껴진다 싶을 때

어느 순례자 부부가 나의 앞을 지나간다.

그 중 부인은

딱딱한 길이 아닌 풀위로 걷고 있는데

아무래도 쿠션감 때문인 듯 하다.

그녀도 나처럼 다리에 통증을 느끼는 것일까?

너무도 흡사하다.

그때의 부산의 을숙도의 갈대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이 곳에서 과거의 그 시간을 다시 만난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 . .

갈대가 가득한 뒤로

아름드리 나무 한 그루

화가라면

이 풍경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풍요로운 이 들판을 바라보다가

문득 학창시절에 감명깊게 읽었던

펄벅의 대지.....가 생각난다.

대지 . . . 라는 

그 단어가 

이런 땅을 두고 한 말인것일거야 

.

.

마른 땅으로 나들이 나온 달팽이 녀석

이러다 말라 죽을텐데.....싶어

나무 그늘로 옮겨주고 ~

등에 너의 집을 짊어지고 마실 가는 너의 모습이나

나의 등 뒤에 배낭을 매고 길을 걷고 있는 내 모습이나

우린 같은 처지......

길 옆에 있는 작은 건물벽에 그려져 있는

친절한 노랑 화살표 따라

계속 길을 걸으며 . . .

카스테야 운하 건너편에 있는

어느 성당의 모습

소박한 모습이다.

큰도시의 성당은 화려하지만

시골의 성당은 십자가도 작고

건물도 단아하게 지어져 있었다.

그 작고 소박한 성당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끌리는 건 . . .?

계속 이어지는

카스테야 운하를 따라 걷는다.

물이 있는 길이어서인지

상큼한 마음도 계속 이어지고 . . .

눈 앞에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

파란 하늘

초록의 들판

옹기종기 마을의 집들

그리고

그림같은 구름의 형상들

무슨 농기구 창고 인듯한 건물

아주 작은 크기이지만

저 정도의 방이나 집이라 할지라도

나의 쉴 공간이 된다면

행복할 것 같은 마음에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본다.

얼마큼 걸었을까?

길폭이 좁아지고

이 길이 끝나가는 것 같다.

길 끝에는

황토색 건물이 보이고

인포메이션 센터 라고 적힌 글이 보였는데

건물안에 사람이 없다?

지금까지

Information Center . . . 라고 적힌 건물에

사람이 있는 걸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형식적으로 하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진실로 인포메이션이 필요해서 찾아갔다면

많이 황당했을 것 같다.

감탄하는 마음으로 

운하가 흐르는 것을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나타났다?

진실로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어느 여자가 스페니쉬로 무어라 큰소리로 설명을 하는데

스페인 사람들이 이 곳으로 여행을 온 듯?

운하 옆에 세워져 있는

프로미스타 지명

그리고 팔렌시아 주 이름

다리를 건너면

시작되는 프로미스타 마을

검은 화살표를 따라 방향을 잡고

걷는다.

다리를 건너고

얹덕을 넘는 순간 보이는

양귀비 꽃밭과 마을의 모습

프로미스타 마을 입구에 세워진 안내표

아.....드디어

프로미스타 마을에 도착했구나~

^.^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였기에

요기도 할겸

화장실도 사용하고 

쉬어가야겠기에

마을 입구에 있는  Bar 에 들어갔다.,

마침 Bar위 쥔장이

계란을 삶아서 진열장에 올려 놓은 걸 보고

2개를 주문해서 단 숨에 다 먹었다.

지난번 한국인 아가씨가

선물로 준 구운소금에 찍어가면서 . . .

막 삶은 뜨끈한 찐계란의 고소한 그 맛

정말 맛있었다.

세상에 제일 맛있는 계란이란

프로미스타 마을의  바에서 먹었던

막  삶은 따뜻한 계란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계란이 얼마나 맛있었냐면 . . .

Bar 쥔장에게 삶은 계란 10개를 더 주라고 할만큼....

그 10개의 삶은 계란은 걸으면서 3일동안

참으로 요긴하게 잘 먹었을 정도로 . . .

인상좋고

친절 하였던

프로미스타 마을의 바 쥔장

아침식사겸 점심식사를 하였던

프로미스타 마을에서

휴식을 충분히 취한 뒤

다시 길을 나서며 . . .

5/10/2015

순례길 21 일차를 마치며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