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피가 흐르는 줄 알고
가까이 다가가서 놀라는 소리를 내니
빨간 건 피가 아니라 약이라며 . . .
그런데
엄지와 께끼 발가락이 모두 통통 부었다.
많이 아플 것 같다.
이 아픔도
순럐길의 동행이 되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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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르 마을의 사립 알베르게 안의 모습
순례자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아무도 음식을 만들어먹거나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한 흔적은 없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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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안의 작은 응접실같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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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땀에 젖은 옷과 수건 양말을 세탁해서
빨래줄에 걸고 . . .
그런데 빈 공간이 별로 없을 정도로
빨래줄에 빨래들이 가득
누군가 자신의 빨래를 널고 있는데
정겨운 모습이다~
그 빨래들 뒤로
쉬고 있는 사람들의 이런 저런 대화 나누는 소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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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노트에 그날의 일기를 적고 있고
누군가는
잔디밭에
그대로 누워서 쉬고 있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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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발이 부르터서
빨간약을 바르고 . .
처음엔
웬 피가 흐르는 줄 알고
가까이 다가가서 놀라는 소리를 내니
빨간 건 피가 아니라 약이라며 . . .
그런데
엄지와 께끼 발가락이 모두 통통 부었다.
많이 아플 것 같다. . .
이미 이런 아픔들을 경험한 나는
이젠 더 이상 부르틈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물집들 터진 자리엔
이미 굳은 살이 베긴 정도니까.....
저 사람도 머지않아
나처럼 굳은 살이 되어서
아프거나
말거나
물집이 터지면 터지는대로
남일 대하듯 하는
경지? 에 이를지도?
이 아픔도
순럐길의 동행이 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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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 뚤 한켠에 보이는
꽃 항아리들의 모습들
우루터 같기도 한 공간에
아기자기하게 데코를 한 쥔장의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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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방문 앞에 있는 신발들의 모습
주로 이러한 신들을 신고
순례길을 걷고 있다는 . . .
나처럼 발꿈치까지 덮는 중등산화부터
조금 더 가벼운 경등산화
그리고 더 가벼운 운동화
그보다 더 더 가벼운
샌달까지
몇컬레 안 되는 신발속에
여러 종류의 순례자들의 신발들이
나란히 정돈되어 있는 신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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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세탁과 알베르게 모습을 돌아본 나는
카메라와 함께 가벼운 차림으로
동네 한바퀴 시작 . . .
시간이 늦은 오후인데도
햇살은 아직도 사라질 기미가 없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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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바로 나오면 보이는 성당
길가의 화단에 빨강색 제라룸 한송이가
고요한 길을 지키고 있는 듯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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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 문 위에 새겨있는
순례자를 연상케 하는 형상을 보며 . . .
담벼락도 다양하고
집 문도 특이하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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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밑엔
빨강색 양귀비 한 송이가
꼿꼿하게
바른 자세로
품위를 지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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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네의 성당들에 비해
무언가 거대하게 느껴지는
산타 마리아 성당
성당 지붕위에는 여러 성인들의 형상들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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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안을 들어가기 위해
문을 찾으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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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이 잠겨 있었다.
그러나 6시 이후엔 열린다는 안내글이 있었다.
입구에 조각된 여러 성인들의 모습을 보며 . . .
마치 한국의 사찰안에도
이런 비슷한 형상들이 있었는데.......?
조각된 이미지들는 분명히 다르지만
무언가 공통점이 아스르하게 느껴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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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문이 열린다는 시간이 되니
닫혀있는 문이 열리고 . . .
산타 마리아 성당의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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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바욘에서 본 대성당의 모습과 많이 흡사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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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의자들
이 성당에는
초가 켜 있지도 않고
촛불들이 있는 공간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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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의 햇살이
성당 안을 조용히 비춰 주고 . . .
자리에 가만히 앉아
소곤소곤한 목소리로
기도 한줄 올린다.
머리를 숙이는 데
멀리 있는 가족들의 얼굴이
스쳐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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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벽에 조각 된
야고보 성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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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이 누워계시는 걸까?
산타 마리아 성당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유명한 성인 이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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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와 함께 하는 흔적이 느껴지는
성당 입구에 있는
성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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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마리아 성당의 대표적인 이미지인
장미 형상의
스테인글라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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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마을 들어오기 전
길을 걸으며 보았던
인상적인 그 모습을
직접 성당안에 들어와 보니
더욱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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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순례자들이 성당안에 들어오는 모습
가운데 저 분은 성당의 신부님이라고 하는데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는 딱히 정해진 액수는 없고
원하는 만큼 헌금통에 넣으라고 . . .
처음엔
웬 입장료를 받지?
하는 의아심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성당을 운영하려면 경비가 필요한 것 같아
나도 작은 액수를 헌금함에 넣고 성당안을 들어갔다.
헌금함에 도네이션을 하면
저 신부님이 산타마리아 성당의 로고가 있는 스탬프를 찍어 주는데
마침 나는 순례자 패스포드를 지참하지 않아서
작은 수첩에 도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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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외벽에 있는
어느 문의 모습을 보며 . . .
과거 2000년 전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잠시 . . .
 |
성당 외벽의 모습
이끼가 보이고
오랜 역사의 흔적도 보이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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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견고한 벽 사이에
야생화가 피어 있는
놀라운 이 모습을 어떻게 이해 할 수가 있을까?
누가 일부러 심은 것도 아니고
누가 물을 줄리도 없는데
어떻게 저토록 예쁜 노랑꽃을 피우고 있는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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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의 종각을 바라보며 . . .
종각 옆엔 여전히 새집이 있고
그 주변엔 새들이 날아다니고 .. . .
 |
성당을 나와 마을길을 걷는다.
낡은 기와지붕과 흙벽이
마치 고향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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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쾌한 냄새가 날 것 같은
마을의 뒷골목. . .
그러나 쾌쾌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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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용 하얀 색 유니폼을 입은 여인이
굳게 닫혀있는 문을 열쇠로 열고 . . .
마을을 거니는 동안 주민은 한사람도 보지도
만나지도 못했는데
조용한 동네길에 사람이 보이니
왜 이리도 신기한건지?
@.@
 |
잠시 후
그 여인은 수레에
박스를 실고 가는 모습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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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사라진 건물위에 걸려 있는
멋진 로고 모습
순례자 이미지인 조가비와
템플 십자군의 상징인 빨간 십자가위에 적혀 있는
MESON 식당의 이름
 |
재미있는 식당 안내 표시~
^.^
저절로 시장끼가 느껴진다~
침도 꿀꺽.....~~
그러나 나는
이미 저녁식사를 숙소에 있는 식당에 예약을 하였기 때문에
이 곳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
 |
그 식당 주변에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 웅성 모여있다?
 |
무슨 결혼식을 한 듯?
한시간 동안 동네를 걸으면서
아무도 현지인은 보지를 못하였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나타나는 걸 볼때는
이상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저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걸까?
.
.
.
하는?
@.@
 |
마을의 중심에 있는
산타 마리아 성당 앞
누군가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조각상이 보인다.
 |
 |
 |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도 보인다.
스페인에서는
종종 여러 안내판에
점자를 꼭 새겨넣어 있는 걸 보곤 하였다.
그게 난
신선하게 생각되었기에 . . .
 |
나처럼 동네를 걸어다니던
순례자들이
조각상을 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 . .
 |
성당 앞 오른쪽으로
벤치에
누군가 앉아있다.?
 |
그냥 나의 시선에 들어 온 그녀였는데 . . .
나중에
저녁식사 자리에 한 테이블에서 만나게 되었던 인연
 |
그녀는
독일에서 온 엠마
그녀 역시 한달간의 계획으로
산타이고 길을 걷고 있다고 . . .
식사하는 동안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지만
당찬 여자같았다.
 |
성당 위에서 바라 본
카사르 마을의 모습
앉아있는 순례자 조각상이 가운데 있는
동네의 모습이
평온하게 보인다.
 |
다시 숙소를 돌아가는 길에 . . .
허물어져 가는 담위에 피어있는
양귀비 두 송이에
시선이 꼿히고 . . .
저녁 7시부터 식사시간이라 하여
시간에 맞춰 숙소로 돌아간다.
숙소 앞의
고요한 모습 . . .
 |
내가 식당안에 들어가니
이미 좌석은 Full
그래서 어느 테이블에 혼자 식사하는 여인하고
합석을 하게 되었는데
그 여인이 바로
조금 전 성당 앞 벤치에서
홀로 사색을 하던
독일인 엠마씨.
순례자 메뉴인
저녁식사
제일 먼저 샐러드가 나오고 . . .
맛이 어떤지 보다는
배가 고프기에 저절로 한 접시 깨끗이 비우고 . . .
 |
달가슴살과 감자 튀김
역시 모두 게눈 감추듯
깨끗하게 비우고~
 |
식사를 하면서
엠마씨와 소통하는 모습. . .
그녀는 그림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나는 한글로
혹은 영어로 . . .
그녀는 왜 나에게
북한과 남한에 대해 계속 질문을 하였는겐지?
유럽 사람들은
이상하게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은 듯~
내가 한국인 인걸 알면
바로
북한은 어떠냐? ....
하긴 엠마씨야
독일이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지고
나라가 통일이 되었으니
관심이 있겠지만 . . .
하지만 여행중에
이런 질문은 의외였지만
신중하게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
여러 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바디 랭귀지는 필수이고
종이와 펜으로도 가능하고
웃음소리
혹은 얼굴모습
.
.
.
결코 소통되지 않는 일은 별로 없었다.
희안하지만
다 통하더라......는......
^.^
 |
내일 새벽에 일찍 출발한다는
엠마씨에게 굿바이 인사를 하며
나의 방으로 올라온다.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나만의 작은 보금자리
감사함의 기도를 드리며
자리에 눕는다.
단꿈을 꿀 것 같다.
순례길 21일차를 마치며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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