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를 밀면서 아헤스 마을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사람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바람이 부는데

왜 저 사람은 유모차를 밀면서

걸어오는걸까?

 마치 소설 속

혹은 영화속 한 장면처럼

아무도

지나가는 개 한마리 보이지 않는

너무도 적막한 길에

여자도 아닌 남자가 

아가를 유모차에 빨간색 담요를 덮으며

비를 맞으며 걸어가고 있는 모습

? ? ?

까미노의 성인 

산 후안 데 오르떼가 만들었다는

깐또 다리 (Puente Canto)

심플한 다리의 모습

지금은 현대식으로 자동차도로가 나 있기에 

앞 마을과 뒷마을을 그냥 지나가지만

과거 중세때엔 거의 걸어다녔으므로

이 다리가 필수였을 듯 . . .

아주 오래 전에는

저 다리를 건너서 순례길을 걸었을 

순례자들의 모습이 스쳐가고 . . .

그리고

마을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유모차의

남자의 뒷모습이 서서이 멀어져 가고 . . .

나는 내 갈 길을 향해 걷는다.

 노랑화살표를 따라서 . . .

저 멀리에 누군가 뛰어오는 모습이?

비가 내리는 도로에

한 사람이 달리기를 한다?

올라~

인사하니

손을 흔들기에

왜 뛰냐고?

자신은 마라토너 라면서

마을에 도착하면

이 마을과 저 마을을 왕복으로 뛴다고? 

@.@

이런 사람은

처음보았다.

순례길 하면서

마을과 마을을 왔다갔다

조깅하는 순례자는 . . .?

비가 점점 세게 내리고 . . .

카메라 렌즈에 습기가 찬다.

저 나무 숲속으로 들어가면 비를 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쉬면 안 될 것 같아

계속 걷는다.

비가 더 세게 내리기에

메인 카메라는 배낭안에 넣고

작은 카메라를 앞에 휴대하면서 걷는데

아무래도 비를 막아야겠기에

큰 비닐 봉투를 잘라서 

정면으로 날아오는  비를 막으며. . .

비의 속도가 빨라지기에

잠깐 저 숲속에 들어가 비를 피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언제나 그랫듯이

그건 마음일 뿐

발은 이미 앞을 향해 걷고 있고~

큰 버스가 지나간다.

버스를 탄 사람이 살짝 부러웠던~

어느 숙소 앞으로

조금 전 아헤스 마을까지 달리기 하던

마라토너 순례자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더니 

쏘옥 ~ 들어간다 ~?

아직도 헤메고 있는 겨?

하는 표정으로~

@.@

지나가던 동네사람이

숙소를 찾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하니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던

아담한 사립알베르게 앞

카페를 겸한  알베르게 쥔장께서

친절하게 맞이하며

2층 끝의 방으로 올라가라며

열쇠를 건네준다.

이른 아침 비야프랑까 마을에서 출발해서

아따뿌에르까 마을까지 여정

어제처럼 비와 바람

상큼한 숲향을 한껏 마시며 걸었던

의미있는 하루를

감사함으로 마치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