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까지 맑았던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빗줄기가 거세어진다.

걷기 좋은 흙길은 빗물로 인해

거칠고 미끄러운 

흙탕물길로 변해가고 . . .

마을을 나오니

다시 펼쳐지는 푸른 밀밭 풍경

자동차 길가에

빨강 양귀비 한 송이 예쁘게 피어

바람결에 홀로이 흔들거린다.

귀에 꼿은 이어폰 속으로 흐르는 노래가

나의 마음을 애잔하게 녹인다.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땜에 내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 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 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준다면

어느날 갑자기 세월에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 뿐입니다

노사연의 바램 ....이 곡은 참 많이 듣고 듣는 곡이다.

이 길에서 

왜 이 노래가 가슴에 와 닿는 건지 . . .

까르데뉴엘라 마을에서는 맑았던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빗줄기가 거세어진다.

바람과 함께 . .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걷기 좋은 흙길일텐데

비로 인해 고운 흙길이

흙탕물길로 변해간다.

앞서 가던 사람들은 어느 새 사라져 버리고 . . .

철조망 사이로 이어진 길은 끝이 안 보이고 . . .

빗물이 머리에서부터 흘러서 내 얼굴위에서 

톡 톡  떨어진다.

비가 계속 내리는 부르고스 인근에서 . . .

순례자 안내표시판 아래

빗방울이 유리알처럼

알알이 맺혀있다.

내 몸은 빗물과 함께
땀으로 범벅이 되고 . . .

노랑 화살표를 보며 나는 결심하나.....

부르고스에 가면

꼭 우의를 구입하리라 

부르고스 도시의 외곽인가보다

자동차들이 자주 보이는 걸 보면 . . .

이 도시에 대해 잘 모르기에

순례자 표시가 가리키는 대로

걸어간다.

이미 비에 젖은 등산화는

더욱 무겁고 . . .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가고픈

충동이 살짝 든다.

하지만

그렇 순 없고

스틱에 의지하며

계속 걸을 수 밖에 ~

복잡한 도로를 건너다

그만 길을 잃어버렸다.

노랑 화살표를 따라 길을 건넜는데

그 후부터 노랑화살표가 안 보인다?

일단 정신을 차려야지~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생각을 더시 더듬어 본다.

어디까지 노랑화살표가 있었던거지?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볼텐데

안타깝게도 지나가는 사람은 없고 . . .

길을 잃어버린 와중에도

가스 스테이션 모습이 

삼빡하다는 생각을 하며 ~

노랑화살표 따라 들어온 마을

이 마을이 바로

비야유다?

이 마을에 입성하자

반겨 준 길고양이 녀석

낯선 사람이어서인지

슬슬 도망가 버리고~

어느 순례자 마을처럼

샘터가 있고

샘터에서는 물이 나오고 . . .

강물이 흐르는 마을을 지나며 . . .

초록색 다리를 건너

부르고스 지역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 다리만 건너면 부르고스가 나타날 줄 알았는데

부르고스는 아직도 멀었던 . . .

순례길 17일차

5/4/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