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나오자 마자

다시 시작되는 밀밭을 보며 길을 걷는다.

가까이에서 보니

연세가 있어 보이시는데

패션이 멋지시기에

사진 한 컷 양해를 구하여

그 분의 모습을 담는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옷을 입었는데

왜 이 길을 걸어오시냐고 . . .?

물어보았는데

언어가 서로 통하지 않아

나는

아디오스~ 로

굿바이 인사를 하고

이분은

부엔 까미노~ 로

화답하고~

-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이 분은 수도원에서 공부하고 오시는 수녀님이시라고 한다 -

조금 더 걸어가니

다리가 나오고

조금 전 할머니와 같은 디자인은 아니지만

위에는 하얀색 혹은 하늘색 브라우스? 

밑에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정갈하게 입은 여인들이

걸어온다.

마치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처럼 . . .

현대신 건물의 집들이 나타났는데

새로 조성되는 마을인 듯?

잠시 후

마을이 나타나고

성당이 보인다.

길에서 보았던 사람들이

저 건물에서 나온 듯?

아직도 그 건물에서 사람이 나오는 걸 보면?

그럼 저 곳이

수녀님들이 공부하는 수도원?

어쩌면 . . .?

그 건물쪽으로 걸어가려는데

노랑 화살표는 그쪽으로 가지 말라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지시한다?

수도원 건물 아래에서

무언가 적고 있는 레이디를 보며 . . .

걷고 있는 사람들도 아름답고

따스한 햇살아래 글을 적고 있는

사람도 아름답다.

여기는 그런 곳인가보다.

세상의 소란함과 담을 쌓고

고요와 평안만이 가득한

그런 . . .

수도원의 건물사이로

살며시 보이는 은빛 십자가 하나

내 마음이 그 십자가로 향해간다.

브루고스 대 성당의 하늘끝까지 닿을듯하여

눈이 아찔한 그 십자가보다도

아무 문양도

아무 화려함도 없는

이 작은 십자가 . . . 로

내 마음이

나도 모르게 끌려간다.

중세의 건축물을 볼 수 있다는 

가이드 북의 설명과는 좀 다르게

현대식 건물이 비집고 변해가는 

마을의 길을 걸으며 . . .

한 낮으니 태양빛에

한 사람이 거리를 청소 하고 있고 . . .

마을을 조금 더 걷다보니

 광장이 나타났다.

그리고 카페앞에는 먼저 도착한 순례자들이 쉬고 있고 . . .

이미 따르가호스 마을에서 충분히 휴식을 하였기에

나는 그대로 전진~

이 마을의 알베르게 건물의 벽에 붙어있는

빨강색 기사단의 문양이 시선을 끈다.

중세의 마을에 대한 느낌보다는

현대의 느낌이 많았던 라베 마을을 빠져 나가며 . . .

그러나

수녀님들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고

작은 십자가의 겸손함을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라베 마을

라베 데 라스 칼사다스 마을을 빠져나가며 . . .

녹이 슨 농기구인 듯~

이 순례길에는

낡고 오래된 물건들이

어울린다.

이 길을 걷는 순례자들은

지나간 시간을 만나기 위해

 걷는 존재들처럼 느껴진다.

가이드 북에 의하면

부르고스를 떠나면

그늘도 숲도 나타나지 않은

거대한 황무지 지역인

메세타 (MRSETA) 지역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설명이 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인 메세타 지역으로 

접어드는가 보다.

그늘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걸 보니~ ?

구불구불한 오르막 길

간혹 나타나는 길가의 작은 나무 그림자

조금이라도 태양의 더움을 피하기 위하여 

그 그림자속으로 천천히 걸으며 . . .

타르가호스 마을에서 라베 마을을 지나며

순례길 18일차

- 별 빛 속 을  걸 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