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서 은퇴하고
스페인 산티아고를 떠나왔다는
그녀의 나이 68.
자신의 직업이
헐리우드에서 유명배우들 코디였었다고~
30년 넘게 배우들의 매니저도 겸하면서~
자신이 길에서
갑자기 웃거나
벤치에서 리어왕처럼 세상을 향해
큰소리 내며 걷더라도
이해를 해 달라고~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액션이 몸에 배인 탓이라고?
한때는배우를 꿈꾸었노라고
그러나 그 꿈을 이루지 못하였다며 . . . .
네그레이라를 떠나며
순례길 45일차
네그레이라 마을에서의 아침
호텔 창문으로 밖을 보니
검은 구름이 가득
흐린 날씨인가?
나중에 알았지만
서쪽으로 갈수록
바다 영향으로 날씨가 늘 흐렸다는 걸~
조금씩 아침이 밝아오는 시간
어제 세탁하였던 속옷이며 양말을 하나하나 챙긴다.
습기가 많아서인지 마르지 않은 채 축축.....
배낭뒤에 옷핀으로 달아서 걸어야 할 것 같아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아침식사
이렇게 여러종류의 식사를 하는것만도
호사스러운~~^^
그동안 길을 걸으면서
빵 두쪽에 커피한잔
그것도 작은 잔으로~
그런데 호텔에서의 아침은
빵도 마음껏 구워서 먹을 수 있고
커피도 리필 할수도 있고~
두달전의 나는
빵 두쪽과 커피는 그저 간식정도이지
식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습관이 무서운건지
나도 모르게
빵 두쪽이 아니라 세쪽을 보며
그 풍성함에 그저 감사한 마음이라니~!!!
혼자 먹는 테이블에
어제 길에서 만난 카렌씨가 합석을 해도 되냐기에
Sure~
아......
그녀는 역시
식사를 하는 중에도
계속 무어라 무어라
쉬지않고 이야기를~
이야기 하는 중의 두 손의 액션도 같이~
자신의 직업이
헐리우드에서 유명배우들 코디였었다고~
30년 넘게 배우들의 매니저도 겸하면서~
자신이 길에서
갑자기 웃거나
벤치에서 리어왕처럼 세상을 향해
큰소리 내며 걷더라도
이해를 해 달라고~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액션이 몸에 배인 탓이라고?
한때 자신도 헐리우드 배우를 꿈꾸었노라고
그러나 그 꿈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 . . .
얼마전까지도 미련이 남아있었지만
건강이 안 좋아
그 미련마저 벗어버리니
이제서야 안정이 찾아오는 것 같다고 . . . .
새벽에 일찍 일어나
메이컵을 하였다는 그녀의 얼굴을
담아본다.
모든 일에서 은퇴하고
스페인 산티아고를 떠나왔다는
그녀의 나이 68.
모자위에
썬그라스 올리고
스카프 두장으로
한껏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길을 걷는다는 카렌씨 . . .
몸이 어떻게 아픈지에 대해
물어보지도 못하였지만
지금 이 모습은
아름답다라는 예의성이 아닌
진심을 담아
인사를 나누며
아침식사를 같이 한다.
호텔 프론트 앞에 놓여져 있는
순례자들의 여행용 가방과 배낭
배낭도 깨끗하고
트렁크도 깨끗함을 보아
많은 시간을 길에서 함께 하지 않는 듯
혹
어제 길에서 만난
프랑스 3인방 여인네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여정길에 오른다.
오늘은 올베이로아 라는 마을까지
33킬로미터의 장거리 여정
20킬로미터가 나의 걸음인데
13킬로미터를 오버해야 하는
오늘의 일정
난
숫자에 무디는 편이다보니
13킬로라는 거리가
얼마큼 되는지에 대해
전혀 걱정이 없었으니 . . . . .
마을의 길에 세워져 있는
순례자 형상?
아님
야고보 성인?
맨홀뚜껑위로 그려져 있는
노랑화살표
흠.....
맨홀의 얼굴에 사정없이 그리다니?
거리의 벽에 붙여져 있는
행사 포스터
XALLAS
CEE 2015
내 눈에 저절로 들어오는
Cee 라는 해변도시 이름
만약 이번 여정중
피니스테레와 묵시아중에
피니스테레쪽으로 걷게 되면
Cee 라는 해변도시를 만날터이지만
묵시야 쪽으로 걷게 되면
Cee 라는 해변도시는 만날수 없는
특별한 지명
아참
그리고보니
승마그룹 사람들도
Cee 까지 간다고 하였었는데?
Cee 라는 해변도시가
이 마을에서 가까운 가 보다~
*^^*
네그레이라 마을을 통과하는 중
아침시간인데도 거리엔
사람이 아무도 안 보여?
사람구경하기
이토록 힘든 곳이 있을까?
얼마큼 걸으니
길 가운데
큰 성이 나타났다.
성벽엔 유리창들이 있는 걸 보아
건물?
그 건물 아래로 3개의 아치형 길들이 뚫여져 있고?
이런 설계의 건물이
LA 다운타운에도 있는데
큰 아파트 밑으로 자동차도로가 있어서
터널을 들어가는 듯한 이상한 착각이 들곤 하였거든~
그럴때마다 자동차 도로위에 거주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들곤하였는데
여기에도
이런 건물이 있었네?
^.^
아치형 통로를 나오니
바로 성당같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검은이끼로 가득한 성당의 벽
그리고 현관문
선뜻 들어가 보고픈 마음보다는
어서 피하고픈 그런 느낌?
성당 앞에 있는 조각상.
사람이 열심히 달리려 하는 데
소년이 달리는 사람의 다리를 잡는 모습?
더 가까이 다가 가서 보니
소년의 모습이
간절한듯한?
달리는 사람의 발의 형상
무엇이지?
다리가 나무가지처럼
줄줄 흩어지는 형상을 만든
작가는 어떠한 메시지를 전해주려 하는 것일까?
평화와는 거리가 멀고
뭐지?
성당앞을 떠나
길을 걷는 중에 보이는
잔잔한 시냇물이 보인다.
바람 한점 없는
고요한 아침
네그레이라 마을을 빠지며
오르막길을 오르는 중 보았던
어느 할머니
동그란 통에 가득한 야채를 들고
지팡이를 짚으며 나오시다가
그만 눈이 딱~~
올라~,
부에노스 디아스~!
자동으로 나오는
스페니쉬 아침인사~
할머니가 천천히 길로 나오시는 걸 기다리며
야채가 혹시 케일이냐고 물어본다.
할머니는 영어를 못 알아들으시고
난 스페니쉬를 못하고. . . .
그러나 나의 말투와 손짓을 통해
이해를 하시는 듯?
케일이면 어떠고
아니면 어떠리~
밭에서 막 거둔 싱싱한 채소인걸~
바닥에 떨어진 케일 이파리마저도
정성껏 주운 할머니는
조그만 쪽문을 여시며 집으로 들어가시고 . . . . .
방금 할머니가 솎아 낸 케일밭의 모습
할머니는 오늘 아침식탁에 케일반찬을 올릴거야
한국식으로 무치거나
된장 넣어 찌게는 아니더라도
케일 샐러드
케일 스프
그리고 또 . . . . .
여름장미가 가득한 길을 올라간다.
꽃이 있기에
길이 더 빛이나고
걸어가는 발걸음도 가벼운 느낌이라는 걸. . . .
꽃이
더욱 더 좋아진다.
화려한 꽃이든
소박한 꽃이든
길위에서 만난
모든 꽃들이 . . . . .
자동차길을 따라 올라가는 중에
현지인 여인이 손에 먹거리 봉투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올라간다.
저 여인은 얼마큼 걸었을까?
내가 올라오는 길에서
슈퍼를 보지 못하였는데?
한참아래 큰 동네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가는걸까?
나는 이 길을 걷기위해서
부득이 걸어야하지만
먹을 것을 구입하기 위해
긴 거리를 걸어서 다니다니?
어렸을 때
아직 문명이 다가오지 않았던
그 옛날에
나 역시 늘 걸어다녔었는데?
엄마손 잡고
한시간 길 걸어 시장에도 가고
시장에서 이것 저것 구입해서
엄마는 머리에 이기도 하시고
한 손에 들기도 하면서
한시간도 훨씬 넘게 걸으면서
집으로 오곤 하였었는데 . . .
그동안 그러한 세월을
까마득하게 잊고
조금 떨어진 거리도 그저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이 현실에 도취되어
어린시절 일들은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었구나 . . .
현지인 여인은 한참을 더 걷다가
어느 집 골목속으로 사라지고
난 계속 오르막길을 오른다.
길가 숲길쪽으로 세워져 있는
공립 알베르게 안내 표지판
세상에~
이렇게 멀리 알베르게가 존재하다니?
그것도 마을 중심부에서 한참이나 멀리?
알베르게에서 나온 한 청년이
터벅터벅 내려간다.
아랫 동네 슈퍼에 먹거리를 사러간다며.....
산티아고를 출발하여
어제 하루 걷고
오늘 이틀째인데
순례자들에 대한 배려가 확실히 부족함을 느낀다.
이를테면,
프랑스 길에서 시작하여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그 루트에서는
마을마다 바나 카페가 있었고
쉼터와 식수대
그리고 마을에 대한 소개표시가 있었지만
산티아고에 도착함과 동시
다른 마을을 가는 이 루트엔
노랑화살표만 간혹 있을 뿐
순례자 메뉴 역시 존재하지 않고?
만약
순례자협회에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도착한 순례자들을
더 걸을 수 있게 하려면
부족한 시설들을 보완하고
배려하게 한다면
통계상 20% 순례자가
조금씩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길을 계속 오르다보니
멀리 성당의 종탑이 보이고
그 주변에 작은 십자가들이 줄줄이 보이는 걸 보아
마을의 공동묘지 인 듯. . . .
성당 앞 마당에 세워져 있는
예수님 동상
가느다란 줄에 매달린 듯
위태하게 보이지만 . . . . .
그 어느 십자가의 예수님보다
더 작은 예수님
큰 예수님보다
작은 예수님이
나는 좋아진다.
화려함보다
꾸밈없는 수수함에 끌리듯이 . . . .
당의 종각에
종은 있지만
종소리를 내는
쇠가 안 보여?
누가
훔쳐갔을까?
(종을 훔쳐가는 도둑이 간혹 있다고 해서.....)
아니면
너무 낡아서
저절로 떨어졌을까?
성당아래에도
누군가의 묘지가 있을 것 같아 . . .
묘지가
건물안에 있다는 건
상상도 못해 보았는데
스페인 까미노에서 본 성당의 건물안엔
오래 전 돌아가신 성인들의 무덤이 있었어 ~
동네의 공동묘지를 지나
다시 산길을 오르며 . . .
조금씩 오르면서 보이기 시작하는
네그레이라 마을의 모습들
무성하게 피어있는
이름모를 들풀들이
오늘따라 잔잔함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
이름 모르는 마을로
길은 이어지고 . . .
오래 된 석조위에 붙여져 있는
피스테라 가는 길 이라는
노랑화살표
마을이
왜 이리 음침스러운거지?
정말
으스스 해~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지고 . . . . .
발이 빠른 카렌씨도이미 이 길을 지나갔을텐데?
그 생각이 드니
여유있는 마음이 든다.
누군가 이 길을 앞서 걸었다는
알수 없는 위안이 . . .
그런 생각하지 말라는 듯
갑자기 튀어 나오는
조그만 녀석~
야~~
깜짝 놀랬잖아?
녀석이 눈빛을 보니
별거도 아닌데
왜 그러냐는 듯??
.
종종걸음으로
마을을 벗어난다.
저 앞에 숲이 보이네?
길 입구에 세워져 있는
순례자 비석을 보며
안도의 마음
'길 잘 찾아가는거 맞구나'
하며 . . . .
어제와 같은
산길속으로
오늘 또 들어간다.
오랫동안
산길과 함께 하여서일까?
산길이 친구같고
평온한 마음
비로소 숨을 크게 쉴 수 있는걸 보면. . . . ?
올배이로아 마을을 가며
6/3/2015
순례길 45일차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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