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톨릭 성직자 신분이라는
핀란드 사람에게
왜 이 길을 걷습니까?
라는 질문에
자기 자신을 알고 싶어서 ....라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진실한 자신을 만나고 싶어
이 길을 걷는 중이라고 . . . .
올베이로아 마을을 가며
순례길 45일차
젖소들의 행렬이 지나간 마을을 통과하니
계속 이어지는 산길
울창한 숲속에
순례자 비석이 있어서
길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안도함으로 산길을 지나간다.
산의 중턱쯤
돌로 만든 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 산길에도
로마군이 지나간 흔적이 남겨졌나보다?
나무들이 가득한 숲속
청량함은 좋았지만
너무 더워~
바람 한점없는 숲속을 계속 걷다보니
지난 날 거대한 메세타 지대를 통과하던 시간이 떠오른다.
그 곳엔 산이 없었고
바람이 넘실거라는 보리밭 벌팥길이었는데.......
그때 부는 불바람
그늘 가득한 숲길에서
바람부는 벌판을 떠오르는
아이러니?
그러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난
주저없이
사박사박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산길을 택하리라.
숲길 끝나고
자동차길이 나온다.
그 자동차길 건너
다시 이어지는 까미노
자동차 길에
하얀색으로 적어잇는 글귀
갈리샤는 스페인이 아니다!
스페인 여러 지방에서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글들을 간혹 보곤하는데
이 산속 마을에서도 분쟁이 있나보다?
자동차길을 건너니
산 길로 이어지고~
누군가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오스트리아에서 왔다는
아론씨 부부
부인의 화장실이 급하여
잠시 쉬는 중이라고~
두 분의 선한 인상이
좋았어 . . .
아론씨가 담아 준 나의 모습
날씨가 너무 더워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
아침에 출발할 때
기온이 내려가서 입고있는 자켓
혹시나 갑자기 비라도 내릴까 봐
벗지를 못한 채~
아론씨 부부는 더 쉬었다 간다며
먼저 출발
혹시 물이 필요하면
물을 주겠다며 선심을 베풀었지만
아직 여유가 있기에 정중히 거절
물 한병도 짐이 되다보니~ *^^*
숲속 바위들 사이로 보이는
노랑화살표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계속 올려져있는 작은 돌탑 하나.
돌탑은 한국적이기도 하여
저절로 정감이 가는 시선~
사복사복 숲길을 걷는데
뒤에서 말굽소리가?
오, 이런~!
그 사람들이 나타났어!!!
그들은 나의 옆을 지나가며
한 사람
한 사람
인사를 건넨다.
올라~
올라~
올 ~~~
올라~~~
우리 또 만났군요~
지쳐 보이는
카메라 맨
목에 맨 카메라 무게가
만만찮았아 보이네요~
항상 뒤를 가는 사람
바이커 써클이나
모터 사이클 타는 그룹을 보면
제일 앞장서서 리드하는 사람이 있고
제일 뒤에서 갈무리 하는 사람이 있듯이
승마그룹도 마찬가지인가보다~
하이~
맨 마지막 사람이
같이 타고 가지 않겠냐고
뜻밖의 제안을 한다?
산길 벗어나는 마을까지만
같이 타고 갈 수 있다고?
어머~
이런~
영화속에서나 나올만한 대사가
나를 향해 들리다니?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게
노우.
말로만 노우 하는 게 아니라
손까지 흔들면서
강한 노우.
저 양반들이 나를 스페인 새우잡이 배에다 팔아먹을 리는 없겠지만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건
절대 내 두 다리로 걸어서 이 길 끝을 완주한다는
그 약속
그리고 두번째로는
말 한번도 타 본적도 없거니와
낯선 사람들 그룹속에 낑기는 자체가 부자연
마지막으로
거부하고픈 자연스러운
그 무엇 . . . . .
말을 탄 사람들이
천천히 지나간다.
말들이 고생이 많타 ~
이 더운 날씨에
인간들을 태우고 다니느랴
에궁~
터벅터벅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 새
숲길 끝이 보이는 지점.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누군가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독일에서 홀로 왔다는 여성순례자
난 이미 사리아 지나
어느 마을의 카페에서 이 여성을 본 기억이 난다.
그때도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었기에
바로 나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사진 많이 찍었냐고 물으니
많이 찍었다며
예쁘게 웃는다.
그녀가 떠나고
혼자 남아 쉼을 갖는데 . . .
한 남자가
지팡이를 짚고
터벅터벅 걸어온다.
쉼터 가까이까지 다가 온 남자가
식수대에서 흐르는 물은 먹을 수 있는거냐고 묻기에
먹을 수 없는 물이라고 적혀있다고 대답 해 주는데 . . . .
자신의 허리춤에 끼고 있는 바닥이 보여가는 물병에
물을 채울 수 없슴에 대한 아쉬운 표정을 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한번 더 바라보니
무언가 복잡한 형태?
십자가 목걸이와
손에는 토마토 하나 든 봉다리를 들고~
남자가 든 지팡이엔
새털이 묶여져 있는
무언가 독특한 캐릭터?
이미 바지엔 땀으로 범벅이 되어
물기에 젖어가고 ?
어디서 오셨소?
물으니
핀란드에서 왔노라고?
모습이 독특하다고 한마디 더 하니
자신은 카톨릭 신부인 성직자 신분이라고~
이 길위에서는
자신 마음껏 사제복을 벗고서
편안하게 걷는 중이라고 . . . .
카톨릭 성직자 신분인 사람에게
왜 이 길을 걷습니까?
물어보지 않을 수 없기에
별 뜻 없는 말처럼 물으니
자기 자신을 알고 싶어서 ....라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진실한 자신을 만나고 싶어
이 길을 걷는 중이라고 . . . .
순례길 초창기에 팜플로나를 지나
페르돈 산 아래 마을인 우테르가에서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순례길을 걷는 수녀님을 본 적이 생각난다.
그 수녀님 역시 평상복 차림이기에
일반인처럼 생각되었는데 . . . .
말없이 스쳐가는 사람들속엔
참으로 다양한 직업이나 신분을 가진 사람들
길위에서 만나고
헤어질 인연들이
또 스쳐간다.
땀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길을 걸어가는
핀란드 신부
그는 이 여정이 마칠때에는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 있을까?
나도 늘 생각하였던
Who Am I ?
나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마을 입구에 있는 쉼터를 출발하여
마을 길을 통과하는 중
담벼락 아래에 피어있는 별꽃들이
앙징스럽도록 예뻐~
길바닥에 기어다니는
갯지렁이 한마리
"헤이 넌 누구인고?"
"넌 너 자신이 누군지 아는겨~~?"
혹시나 지나가는 사람들 발에 밟힐까 걱정되어
한쪽으로 옮겨주고~
다시 빨려들어갈 듯
큰 입을 벌리고 있는
숲속 입구
마치
정글속을 걸어가는 느낌
숲속 사이에
연두빛 벌판이 ?
어쩜 이리도 색깔이 고울까?
연두의 세상이
아직까지 존재하다니?!!!
달팽이같은
숲터널 아래를 지나며 . . . . .
이름 모르는 마을 입구
성당이 보인다.
성당 앞뜰엔
민들레가 가득하고 . . .
작은 마을을 지나
피스테라 푯말이 가리키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며 . . . .
적막한 마을을 지나
또 다른 마을을 향한 오늘의 여정
자동차길을 따라 오른다.
오늘의 목적지 올베이로아 마을까지는
얼마나 남았을까?
순례길 45일차
6/3/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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