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뽀요리로 유명한 말리데 도시에서
나 홀로 즐기는 행복한 만찬
입안에서 살살 녹은 문어 한상과
목천정까지 사그리 녹아버리게 하는 아이스 캔맥주
조금은 딱딱하지만 먹을만한 빵 한덩어리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다 먹어버리고
문어 꼬랭지 하나 남았어!!!
땀에 젖은 옷과 양말을 세탁과 샤워를 한 후
가벼운 차림으로 멜리데의 거리 구경에 나선다.
큰 도로가에 있는
작은 성당도 보고 . . .
성당의 종탑엔
큰 종과 작은 종이 보인다.
늘 같은 사이즈의 종이었는데
종 사이즈가 다른 종탑은 처음~
이 길을 걸으며
각 마을마다의 성당의 종탑의 종들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의 하나
어린시절
종치는 사람이
예배당 종을 울리던 그 모습이
나의 뇌리에 깊이 숨어있었던 듯 . . .?
그동안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잊고 살았다가
이 길위에서 그 오랜 기억이 숨통을 틀고 삐져 나올 줄
어찌 생각이나 했으리 . . .
따스한 늦은 오후의 햇살이 가득한
노상의 카페
여러 먹거리들이 눈길을 끈다.
배도 출출하고 . . .
먼저 도착한 순례자들이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한 테이블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보이고 . . .
각각 혼자씩 걷는 사람들이
걸으면서 동무가 되기도 하고 . . .
그러다가
한팀처럼 서로 챙겨주기도 하는
까미노 친구들 그룹~
멜리데의 거리를
슬렁슬렁 걸어다니는 나를 발견하고
인사를 건네는
독일팀 5인조 사람들~
오늘 아침 팔라스 데 레이 호텔의
레스토랑에서부터 함께 하다보니
낯설지 아니하게 되고 . . .
같이 차를 하자며 권하였지만
나는 그냥 걷겠노라며
See U Later~
친절한 사람들
.
.
길가의 식당 메뉴페
한글로 된 메뉴도 보인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여기를 통과하는 지
짐작이 저절로 . . .
@.@
멜리데는
문어요리가 유명하다하여
이 곳에 오면
꼭 문어요리를 먹으라는
가이드북의 설명에
난 오늘 저녁식사를
문어요리로 하기로 하고
그 문어식당을 찾는 중
길 여기저기 걷다보니
문어 사진이 걸어져 있는 식당들이 줄줄이 . . .
어느 식당으로 가야할지
잠시 고민.....
그럴때는 사람들이 많은 식당을 찾으면
맛에 대해 실패할 확률이 낮을 것 같기에
사람들이 앉아서 식사하고 있는 식당엘 들어간다.
안으로 들어가
알아서 앉으라는 쥔장의 말에
안으로 들어와 빈 자리에 앉고
주변을 돌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당신들이 주문한 문어요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중
빵이 나오고 . . .
빵맛이 구수하다.
따뜻할 때 뜯어먹으면
더욱 맛났을텐데 . . .
시장이 반찬이리니 . . .
맥주 대신에
시원한 와인을 주문하니
와인잔에
캔 맥주가 나오고 . . .
캔뚜껑을 따서
와인잔에 따라서
한 모금 하니
그 첫 맛이
속이 펑 뚫이듯
참으로 좋다~!!!
잠시 후
나의 앞에 놓인
문어요리
이 곳 말로는
뽈뽀 라고 하는
문어 한 접시가
나무 통위에 올려져서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데
맛을 보니
정말
맛있어~ !!!
오늘의 만찬
입안에서 살살 녹은 문어 한상과
목천정까지 사그리 녹아버리게 하는 아이스 캔맥주
조금은 딱딱하지만 먹을만한 빵 한덩어리
푸짐해 보이지 않습니까?
@.@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나도 모르게 어느 새
다 먹어버리고
문어 꼬랭지 하나 남았어!!!
저 걸 마저
먹기전에
사진 한장 남겨 두어야 해!!!
꼬랭지 맛도
환상적이라는 걸~
이렇게
행복함을 즐기는 나를 누가 보았는지
카메라를 달라며
사진 찍어주겠다고 하기에
맥주가 든 와인잔 잡고
순간을 남기게 되고~
^.^
얼굴이
시커먼스로 변해버린 내 모습이
참으로 자랑스럽군~!
@.@
내 옆 테이블 사람들
조그만 아시안 여자가
문어요리를 어찌 저리 맛나게 먹을꺼나?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지만 . . .@.@
그들도 나처럼
문어 요리를 앞에 다 두고
먹기 전에
기념샷을 하고 싶다기에
서로 품앗이 하듯 찍어도 주고 ~
나의 앞에서 옆으로 앉은 테이블 사람들
역시 같은 문어요리를 앞에 두고
시원한 와인 한잔 ~
같은 동료인 듯한 남자가
기분 좋게 바라보는 모습도
아마 온 종일 걸은 후의
만찬을 대하는 테이블이 있기에
가능한 표정이라는 . . .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저녁상을 받은 그 행복처럼
이 식당에 앉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문어요리 한 접시씩 대하며
그저 평온한 미소가 만들어지고 . . .
테이블을 치우러 온 직원이
나를 보고
문어 자르는 모습을 촬영하려면
당신을 따라오라기에 . . . . .
그녀가
뜨거운 찜통에서 벌겋게 익어가는
문어를 꺼내더니
도마에 올려서 칼질을 하는 게 아니라
손님들 앞에 내 놓은 나무그릇 위에서
바로 한 토막씩 쇠가위로 자른다.
얼마나 뜨거운 김이 강한지
카메라 렌즈가 뿌옇질 정도인데
그녀는 아랑 곳 하지 않고
자신의 맨손으로 문어를 능숙하게 자르고 . . .
.뜨거운 문어를 자르는 손이
번개처럼 빨라~
문어를 자르는 그녀가
잠깐 카메라를 바라보는 데
자신의 일에 강한 프라우드가 ~
강하게 느껴지는 그녀에게
"당신은 멋있는 뽈뽀 레이디"
라고 부르며
좋은 사진찍게 해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하고
식당문을 나온다.
저녁 8시가 다 되어가는 데도
여전히 거리엔 햇살이 남아있고 .. .
그 거리의 벤치에
한 여성이
단아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큰도시에서 만난 여성들은
항상 스타킹을 신고
정장차림이든 니트차림이든
정갈한 복장과
단아한 구두차림으로
거리의 벤치에 앉아있거나
천천히 걷는 모습들을 보곤 하였는데
스페인 중년여성들의 일상을 엿보는 것도
순례여정 중 생각지 못한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는 걸~~
이 여성분이 앉아있는 벤치앞의
예술적인 간판은
레스토랑 메뉴가 적혀있는
안내글이었는데
말리데 도시에서는
레스토랑 메뉴간판도
성당의 이미지를 넣어서인지
성스럽고
경건한 느낌?
마켓에서
내일 먹을 수 있는
간식과 물을 구입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보았던
특이한 돌 상
십자가에서
두 손을 들고 있는
저 분은 뉘실꼬?
그 돌상 아래의 벤치에 앉아있는
한 노인이 눈에 들어온다.
홀로 앉아서
서산에 지는 석양을 바라 보는
노인의 모습은
아름답다라는 표현보다는
쓸쓸함이 . . .
그리고보니
거리엔
홀로 앉아있는
노인분들이
많은 것 같아 . . .
숙소가 다가오는 길목에서
한 노인분이 자신의 손에 들고있는
나침판을 보여준다.
스페니쉬로 무어라 이야기 하시는 데
아마도
자신은 늘 나침판을 들고 다니면서
길을 걷는다는 의미인 듯 . . .
빨강 선이
N ... 방향으로 가리키고 있는 나침판
왜 노인은
늘 나침판을 가지고 다니면서
길을 걷는걸까?
나는 스페니쉬가 짧고
그 분은 영어가 안 되고~
그렇지만
나침판이 필요하다는 건
그 할아버지도
하루 하루 길을 걷고 있는
나 자신에게도
필요한 물품이라는 걸 ~~~
저녁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해가 곧 저물어가려나보다.
숙소로 가는
말리데 도시 뒷골목 길에
어둠이 조금씩 밀려오는 걸 보면 . . . . . .
팔라스 데 레이에서 말리데까지
순례길 40일차를 마치며
5/30/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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