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시아 주로 들어오면서부터

마을 안내판이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레온 주에서는 커다란 안내판이

마을 입구를 향해 걸어오는 순례자들에게 잘 발견할 수 있도록

크게 세워져 있었는데 . . .?

각 주 마다 순례길에 대한 이미지와

길의 분위기가 다름을 느낀다.

마을 입구에는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고

그 뒤로 고풍스런 건물이 보인다.

길 건너편에서 찍은

전체적인 건물 모습

이 건물은

순례자들 뿐만 아니라 이 지방을 여행하는 여행자들도 쉬어갈 수 있는

호텔겸 레스토랑

석조로 건축되어진 건물벽에

하얀색 유리창이 고풍스럽게 보인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길

이미 저 산을 내려오면서 보았던

그 마을 중심으로 이미 들어왔다는 사실

마을 집 지붕이 무척 낮다.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는 듯....?

마을 길을 조금 더 걸으니

눈앞에 성당이 보인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끼 가득한 성당건물

성당지붕위에 세워져 있는 

철십자가는 바람으로 인해 기울어져 가고 . . .

그토록 많이 보았던

성당지붕위에 기거 하던

새들의 보금자리는

언제부터인지 보이지 않게 되고.......?

오래 된 성당 옆의 쪽문? 이 열어져 있기에

들어가보았다.

저 안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에

.

.

.

창고같은 작은 지붕이 있는 집이 보이고

꽃들이 보이고

.

.

.

그런데 자세히 보니

저 작은 건물은

가족묘지.....!!!

좀 더 안으로 들어가니

온통 묘지

.

.

.

아.....

성당 뒷마당이 묘지였구나?!!!!!

가족묘지 한켠에 놓여있는 살아있는 식물들과 조화들

그런데 뒷뜰 전체가 검푸른 이끼가 가득

싱그런 숲속을 배경으로 

잠자고 있을 어느 영혼들

두 이름 중에

한 이름을 크로즈 업 해 본다.

가르샤

곤잘레스

1970년

1970년이라는 낯익은 숫자

.

.

1970년이라면.....

그때 나는 한참 어렸고 초등학생이었고

고향땅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었고

그때는 . . .

길을 걸으며

년도.....를 발견하게 될때마다

그 때의 나는 어떤 사람으로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는지

비교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1970년에 세상을 떠난

곤잘레스씨는

지금 하늘에서 평화를 누리고 있을까?

.

.

그의 무덤앞에 피고지고 피고지는

속절없는 조그만 꽃들이 함께 하고

.

.

.

묘지 뒤쪽으로 가니

성벽같은 벽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 보라색 난초가 아침햇살에 싱그럽게 피어있다.

저 멀리엔

오늘 아침에 내가 내려왔던 산들이 보이고

.

.

.

성당 뒤쪽으로 빼꼼히 열려져있는 성당안의 모습

초록색 문이 조그맣게 열어져 있기에 안에 들어가 보니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래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로 나오고 . . .

또 다른 성당의 문

자물쇠가 잠겨져 있다.

사람은 없지만

순례자 여권에 도장을 찍어가고픈 사람을 위해

도장과 스탬프를 준비헤 놓아 준 배려

나도 순례자 여권을 꺼내어 이 곳을 방문하였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스탬프를 찍으려는 데

아..... 잉크가......말라서.....

그래도 도장을 힘껏 누르니 찍혀지긴 하고 

.

성당의 옆으로 이어지는 건물

누군가 머무는지는 모르겠지만

낮은 계단이 인상적이어서 담아본다.

작고 오래 된

내 기억으로는 이 순례길 위에서 만난 성당 중

가장 오래 되었을 듯한

푸른 이끼 가득한 성당을 나서며

동네길을 걷는데

바로 큰 길이 나온다.

정말

아주

작은

동네

.

.

.

카페나 휴게소도 없고

앉을 수 있는 벤치하나 없는

아주 아주 작은 마을

큰 길가에

개 한마리가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바라보고 있다.

녀석은 왼 종일 저렇게 앉아있는 모습으로

이 마을을 지키려는건지 . . .

큰 길가에 나오니

산티아고 순례 안내표지판이 보이고 . . .

이제 자동차길과 함께 걷는다.

얼마큼 걸었을까?

그리 길지 않는 거리를 걸은 후

자동차길과 순례자길이 나누어지고 . . .

리나레스 마을도 끝이나고

순례자는 오른쪽으로 가라는 지시에

방향을 오른쪽으로 바꾸어 걷는다.

오늘의 목적지인

트라아카스텔라 ....

그리고 그 다음의 목적지인

사리아

나의 순례계획표속에 들어있는

친근한 지명들을 대하니

절로 반가운 마음

그 곳까지 도달하려면

얼마나 땀을 흘려야 하는지는 나중이고

그 지명만이라도 보이게 되면

힘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비타민보다 훨씬 효과높은 

강한 엔돌핀같은~~*^^*

산길을 따라 조금 걸으니

두 갈래길이 나오는데 

.

.

마침 노랑화살표가

위쪽으로 어여 올라오라는 듯

나타나 주어

주저없이 위로 올라간다.

오래 된 비석위에는

누군가 올려놓은 소망의 돌들이 가득하고 . . .

노랑 화살표 속에는

누군가 흔적도 남겨 놓기도 하고

.

.

오래 된 비석위에는

누군가 올려놓은 소망의 돌들이 가득하고 . . .

노랑 화살표 속에는

누군가 흔적도 남겨 놓기도 하고

.

.

길은

어제처럼 호젓하게

녹음이 우거져 있고

.

.

그늘이 있는 숲속길을 벗어나니

성벽같은 담벼락이 나타난다.

이 담벼락 바로 위는 자동차가 다니는

큰 도로......

숲길을 벗어나

언덕위를 오르니

눈 앞에 멋진 정경이 펼쳐진다.

아직도 산고을엔 하얀 안개가 가득하고  . ..

저 하얀 안개골 너머가

오 세브레이로 산위 마을이었는데 . . .

나처럼 올라온 산을

긴 호흡 하면서 바라보는

한 사람 

스페인에서

친구들과 오늘 하루만 걷기 위해

이 코스를 걷고 있는데

맑은 공기가 너무 좋아서

한참을 숨 고르는 중이라고

.

.

그런 그녀에게

혹시 오 세브레이로 산위 마을에서

운무 가득한 풍경을 보았냐고 물으니

못 보았다고....

자신들은 어느 마을에서

버스로 이동하여

산 아래 마을에서부터 오늘 하루만 걷다가

귀가할 예정이라고

.

.

.

각 자 다른 모습

다른 복장

다른 목적으로 이 길을 걷고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앞에서는

감탄을 하는 건 모두 같은 모습

빨간 배낭을 맨 여인이 

보폭을 크게 하며 앞을 올라간다.

눈 앞에 언덕의 끝이 보이고

.

.

.

산 로케 언덕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바로 왼쪽에

너무도 낯익은 순례자 형상

어?

이 조각상이

바로 여기에???

정말 전혀 생각하지 못한

만남~~~

이 길을 떠나기 전

유룹이나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이 조각상을 볼때

무척 큰 전율을 느낄 정도로

이 조각상에 대한 기대가 참으로 컸었다.

이미 이 길을 먼저 다녀간 어느 순례자의 사진을 보니

그때는 겨울이어서인지

찬바람과 눈도 보였기에

나 역시

이 순례자 상을 지날 때는

비도 내려주고

.

.

비도 내려주고

바람도 많이 불어주고

그래서 나의 카메라 렌즈에 빗방울이 맺혀지고

나는 비바람속에서

이 순례자 조각상을 대하리라

.

.

나름 그런 바람이 있었는데

오늘은

비가 내리기는 커녕

그토록 불어대던 바람마저도 잠잠하고

따사한 햇살만 가득하다니......?!!!

.

.

.

내가 상상하고

그렇게 만나길 바랐던

거센 비바람

폭풍같은 눈보라속은 아니었지만

이 순례자를 만들었을 작가의 마음으로

산 로케언덕의 

외로운 순례자 조각상을 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