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로케정상에 세워져 있는

순례자 동상옆에서  같은 포즈로 기념사진 찍으려는 순례자들

강풍으로 모자가 날아가지 못하도록 손으로 모자를 잡고

입고 있는 옷이 바람에 휘날리는 형상을 한 순례자 동상

이 조각상은 이 길을 걷는 순례자들에겐

무척 유명하다.

나는 이 곳을 지날 때

비가 내려주기를.....

제발 비가 주룩주룩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준다면 더더욱

좋겠다.....라고

기대를 하였는데.....

지금 나의 배낭안에는

레온의 조그만 마켓에서 구입한 비옷이 고이 간직되어 있건만

내가 이 비옷을 구입한 이후부터

비가 내리지 않아.....

내가 비 옷이 없었을 때는

날마다 비가 내리더니

.

.

.

난 이 순례자 동상에서

비옷을 입고 

사진을 찍으리라

그것도

환하게 웃으면서

.

배낭을 내려놓고

바위에 걸터 앉아 앞을 보니

어?

저 사람들은??

.

.

비야 프랑카 마을 오기 전

체리서리를 같이 하였던 ?

그때 왼쪽의 사나이가

가운데의 소피아를 찾으러 다니면서

나에게 물어보았던

이탈리아에서 Family?!!!!

진작에 멀리 갔었을 줄 알았는데

지금 이 곳을 지나는 중이었다니?

.

.

.

기념사진 촬영하는 포즈가

예사롭지가 않군......*^^*

먼저 온 사람들은 떠나가고

지금 이 곳에 도착한 사람들은

순례자 조각상 앞에서 서성이면서

멈추었다 다시 떠나고

.

.

.

순례자 조각상도 아름답지만

이 곳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풍경도 무척 아름답다.

구비 구비 산들이며

푸른 하늘이며

맑은 공기이며

.

.

연세가 무척 많아보이는

올드 순례자 그룹

이 길을 걸으며

연세가 지극히 많은 분들이

그룹으로 걷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이 분들은 순례자 첫 코스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어디서 어디까지........얼마큼 걷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 간 후

한달 후 다시 모여서

지난 번까지 걸었던 구간부터

다시 시작하고.....

무리하지 않게

적당하게 걸으며

친목을 도모하는 노인분들의 모습이

참신하게 보여진다.

순례자 동상앞에서 머물던 동료들이 다 모이자 다시 길을 떠나는 노인분들 걸을 때는 각자 따로 걷다가 그룹 리더자가 지시하는대로 움직이며 먼저 걷든 나중에 걷던 지정된 장소에 만나서 인원 점검 한 후 다시 걷고.....

갈라시아 주가 시작된 지점부터

나타나는 돌로 된 이정표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와

밑부분엔 지명이 새겨져 있다.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길을 걷는 사람

뒤에 매고 가는

개나리 보따리엔

이 길위에 필요한 물품만 있을

간소한 삶의 분량

그럼에도 버겨움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인생의 한 부분

비우고 

또 비워도

더 비워낼 수 없기에

이부자리 하나는 봇짐 뒤에 매달고 가야 하는

나그네의 삶

먼저 떠났던 노인분들이

길을 점령한다.

순례자들이 지나가지 않는다면

이 길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현지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희안한 순례자 길

내리막 길

어느 여성이 타잔처럼 휭~~

아주 빠르게 걸어간다.

복장이 순례자는 아닌 듯?

그 여성이 멀리 지나갈 즈음

한 여성이 아주 빠르게 휙......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여인네들?

손에 물병이 없이 길을 걷는다는 건

상상 할 수 없는데

두 사람 모두 물병없이

이 길을 지나고 있다니?

전형적인 순례자 복장이 아닌

사람의 시선을 저절로 끌게 하는 차림으로

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는

다양한 까미노 세상

언덕에서 모두 내려와

평탄한 길을 걸으며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초록의 풍경을 바라본다.

지금이 5월이니 초여름인데

10월의 가을즈음에 이 길을 걷는다면

이 풍경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를 줄 지

궁금해진다.

도로길에 

오스피탈.....마을 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저 멀리에 건물이 보이는 걸 보니

마을이 다가왔나보다.

조금 전 산 로케 언덕의 순례자 조각상앞에서

기념사진을 근사하게 찍은 이탈리아 가족이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의 앞을 지나간다.

그런데 소피아는 보이지 않네?

먼저 도착한 삼촌고 아버지가 

소피아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고

뒤에서 사진 촬영한다고 해찰한 소피아가

급하게 걸어가고

.

.

.

난 이 세사람의 이야기를 

아주 조금 알고 있다.

지난 번 비야 프랑카 마을 입구에서

체리를 따면서

소피아가 재미있게 들려 준 거기까지만을

.

.

.

아빠와 삼촌은 

이탈리아에서 포도 농사를 짓는데

산을 좋아하는 등산가 라고.....

자신은 어려서부터 아빠와 삼촌와 같이

등산을 다녔다고 . . .

자신은 사진을 촬영하는 걸 좋아하여

항상 뒤쳐지는 데

아빠와 삼촌이 먼저 도착해서

자신을 기다려준다고 . . .

소피아의 이야기대로

지금 그들은 마을에 먼저 도착하였고

그래서 늦게 오는 소피아를 기다리고 있었고

소피아가 도착하면 같이 마을안으로 들어가고

.

.

다른 친구들끼리라면

이런 상황에 대해 인내하며 기다려 줄 수 있을련지?

가족이기에.....

그것도 아빠와 딸

삼촌과 조카라는 가족관계이기에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 여정을 이어가는 것은 아닌지 . . . 

3 사람이 다시 만나서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며

멋진 조화

아름다운 하모니 같다라는

생각이 저저로 든다.

마을 안에 들어가니

바로 눈 앞에 순례자들이 앉아서 쉬는 모습이 들어온다.

저 곳이 카페인가 보다.

나도 쉼을 가져야겠기에

카페앞으로 다가가니

눈에 익은 사람들이 보인다.

오른쪽의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참으로 오랫동안

팜플리나에서부터 길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그러다 어느 들판에서 만났다

또 헤어지고......

늘 땅만 바라보고 걷던 분

이 분들은 각자 따로 출발하였는데

언젠가부터 자연히 그룹으로 만들어지고

또 자연히 그룹이 해체되기도 하면서

산티아고를 향해 걷고 있는 분들이라는 걸 . . .

각자의 나라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오직 산티아고라는 같은 목적지로 인해

의기투합된 사람들이라는 걸 . . .

카페 안으로 들어가

배낭을 내려놓으며

간단한 카페 콘 레체 한잔 주문하였다.

주문한 카페 콘 레체가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등산화도 벗고

양말도 벗으며 발에 공기도 쐬고 . . .

그러다가

카페의 벽에 걸어져 있는 그림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 그림은

오 세브레이로 성당의 모습같다.

성당앞에 둥그런 지붕있는 집이 있는 걸 보니 . . .

갈라시아 지방 특유의 집의 형태들

버섯모양의 지붕과

4개의 기둥으로 만들어 진 농산물 저장소

한국의 원두막 같은 형태여서인지

친근하게 보인다.

각 마을의 카페마다 그 마을만의 고유한 그림을 걸어놓은

카페갤러리 라 생각하며

그림 감상하는 재미가 솔솔 . . .

블랙커피에 달콤한 설탕 그리고 우유 몇스푼 들어간

카페 콘 레체 한잔

양이......참......적......

몇번 홀짝홀짝 하다보면

마신 것 같지도 않지만

그래서 더 끌림이 있는건지 . . .

화장실을 가기 위해

카페 한 켠으로 가니

뜻밖의 물레? 가 보인다.

전시용으로 둔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베를 짜는 것인지?

민속촌도 아닌

카페에서 물레를 본다는 게

신기해서

보고 또 보고 

.

.

카페에서 충분한 휴식을 한 후

다시 길위를 걷기위해 배낭을 매고 밖으로 나온다.

카미노는 들어왔을 때의 그 길이 아닌

카페 반대편으로 이어져 있기에

카페 뒷문을 통해 나오니

채소가 자라는 밭에 걸어놓은 빨래들이 눈에 들어온다.

빨래가 걸어져 있는 모습은

항상 보아도 정겹다.

사람흔적이 빨래속에 뭉큰하게 들어있는 것 같아서

.

.

카페를 나와 마을로 들어가는 길

마을은 참으로 한산

마을 길에

식수대가 있기에

나의 물병 2개를 모두 꺼내어

남아있는 물들은 버리고

새로운 물로 가득 채운다.

물맛이 참으로 좋았다.

오 세브레이로 알베르게에서

이미 안면이 있는 노인장께서 앞서 걷다가

오늘 어디까지 가냐고 묻는다?

트라이카스텔라 마을까지 걸으려 한다니

그럼 빨리 걸어야 하지 않냐고?

@.@

오늘 아침에 미국에서 온 제니여사도

빨리 준비하라고 재촉하며

딸과 함께 총총걸음으로 산 아래로 내려갔었는데

이름 모르는 이 신사분도 그냥 지나가기 머쓱? 하였는지

인사 대신에 나온 말이려니......생각하고

검정 베레모가 멋지게 잘 어울린다라고 대답

팔뚝에 문신이 가득한 신세대 노인장 가로되

" 모자가 마땅찮아서 부인 것 쓰고왔다고?""

@.@

마을 길을 걷는 중에

문이 열어져 있는 창고에 꼿아져 있는

수 많은 나무 지팡이들

나의 앞을 지나가는

 한 여인이

동네 어르신에게

무어라 이야기 하는데 . . .

그런데 저 여인은?

.

.

.

동네에서 만난

유일한 현지인 어르신

현지인을 만난다는 건

아주 아주 어려운 일 중의 하나

왜 동네마다 사람이 없는건지 . . .?

"나를 아나요?"

'네."

"난 당신을 여러번 보았어요."

"나도 그랬어요."

.

.

 우리는 여러번 길 위에서 

스치고....스쳐가고.....또 만나고....헤어지고 .. .

먼저 걷거나 나중에 걷거나 ........

그러다보니 얼굴만 보아도

이미 오래전에 알았던 친구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되어 . . .

포르투갈에서 혼자 순례길을 걷는다는

파울라씨

머리에 스카프를 칭칭 말아서

예술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편안하게 걷고 있는 여인

자신은 이미 포르투갈길로 산티아고를 다녀온 적 있는데

그 길이 프랑스 루트보다 더 아름답다고.....

나보고 꼭 포르투갈 길로 다녀오라며 . . .

이런 저런 이야기

그녀의 이름까지 결국 알게 되어버린

길위에서의 인연 

파울라씨와는 이 후로도

여러번 길위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

.

.

파울라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동네의 어르신

이 분에게 사진촬영해도 좋겠냐고 물으니

흔쾌하게 응해 주시기에

사진 한컷 담는다.

귀가 유난히 특이한 분이어서

귀가 멋지군요.....라는 의미로

나의 귀를 만지며 어르신의 귀에 대해 이야기 하니

허허허.....

웃기만 하신

.

.

.

떠나기 전에

어르신에게 무언가 드리고 싶어서

배낭 주머니를 뒤적이다

마침 호텔에서 챙겨왔던 조그만 빗 이 있기에

포장을 뜯지 않은 채로 드리니

반가운 마음으로 빗을 받으신다.

내가 이런 소소한 소품을 챙겨온 것은

그동안 시골동네를 지나면서 동네 어르신들을 보았는데

주머니속에 있던 캔디만 주어도 기쁘게 받기에 . . .

그 후부터

호텔이나 호스텔에서 묵고 난 다음 

빗이나 구두주걱 같은......그런 가벼운 소품은 챙겨나와

길가에 앉아 계시는 노인분들에게 나눠 드리게 되었다는 걸

.

.

.

이미 파울라씨는 떠나고. . .

검정 베레모 신사분도 떠난 마을 안의 길은

고요만 가득

성당의 담벼락으로 

마을 길은 이어지고

.

.

.

성당의 종탑건물 위의 십자가에 새의 깃철처럼

피뢰침들이 무수히 박혀있네?

종탑 아래엔

돌계단이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고......

몇 계단 올라가보니

문이 없는 공간

혹 추운 겨울에 길 가다가

비바람을 만나면 저 곳에서 비를 피할 수 있는

쉘터 역할을 할 것 같은?

계단 옆으로 깊은 동굴같은 형상

저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지만

성인의 묘지가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더 이상 들어가지 아니하고 . . .

성당 옆 건물쪽으로 돌아가니

감옥같은 창살문이 보인다.

난 이 성당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마도 중세시대에 전쟁이 났을 때

이 곳을 아지트처럼 사용하지는 않았을까 ......
 

나만의 상상을 하며

성당을 떠난다.

성당 맞은 편

길가에 오래 된 돌로 만들어진 벤치

벤치 기둥의 푸른 이끼로 보아

오래 된 세월의 흔적을 느끼고 . . .

이 길을 걸으며

무수히 많은 벤치를 보았다.

나무 벤치

돌 벤치

플라스틱 벤치

철로 만든 벤치

이런 벤치

저런 벤치

모양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다양한  벤치들이었는데

벤치는 아무리 보아도

항상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쉼터같다는 생각은 

한결같고 

.

.

.

성당을 끝으로 마을이 끝나가고 . . .

참으로 조촐한 오스피탈 마을

한번 더 되돌아보니

오면서 보았던 성당의 십자가.....가

되돌아 보니

반듯하게 보인다.

왜 그러지?

.

.

마을 떠나는 끝에

오스피탈 마을이라는 지명이 세워져 있는

돌비석

조가비 같은 형상은 이미 문드려지고 . . .

앞으로 산티아고 까지

145.5 킬로 남았다고

알려주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