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캐릭터의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무리아스 마을의 카페 쥔장
휴식을 마치고 떠나려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나를 위해 기도를 하고 싶다며
해도 되겠냐고 묻기에
흔쾌하게 좋다....라고 하니
나의 어깨를 강하게 누르면서
엄청난 파워가 들어있는 목소리로
축복을 비는 기도를 하기 시작 . . .
무리아스 마을에서 산타 카타리나까지
순례길 30일차
무리아스 마을입구로 들어가는 길
어느 마을
어느 도시처럼
하수구가 길의 중앙에 있는 모습
길 중앙에 하수구를 설치하든
길 양쪽으로 설치하든
각 나라의 마음이지만
스페인은 하수구를 사람들의 눈에 띄는
길으 힌 가운데에 설치한 게
다른 나라와 다른 부분이기에 ~
황토흙벽 담장이 인상적인 길을 따라서 . . .
조금 걸어가니
길가에 초록색 간이 의자가 보이고
한 순례자가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견고한 흙과 돌로 만들어진 카페
주저하지 않고 바로 안으로 들어간다.
화장실이 급한 게 이유이기도 하고
땀을 많이 흘렸기에 쉬어가야 함으로 . . .
계단 위쪽으로 진열되어 있는 과일들
카페 한쪽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오고 . . . 이 곳 카페에도
실종된 여성 순례자를 찾는다는 전단지가 붙여져 있다.
순간
마음이 쿵 하는 것 같은 . . .
이 여성 순례자가 이 마을까지 걸었는데
그 후로 보이지 않게 되었기에
여기까지 그녀가 걸었다고 . . .
무척 안타까운 표정으로
카페 쥔장이 알려주는데
어서 그녀가 다시 나타나 주기만 바라는 마음이라고 . . .
사진속에는
이 길을 걸으며 함께 하였던 까미노 친구들과 사진이 있는데
이 전단지를 만들기 위해
그녀를 위해 그 때 함께 하였던 사람들이
사진을 제공하였나보다.
그녀가 4월 5일에 실종되었고
오늘은 5월 19일이니
벌써 한달하고도 보름이나 지난 날짜
함께 걸었던 사람들은
이젠 각자의 처소로 돌아갔을텐데
왜 그녀는 실종되었던걸까?
도대체 그녀는 어떻게 된 것일까?
무언가 착잡한 마음이지만
추스리면서
카페 안쪽에 자리 잡고
밖을 바라보니
또 다르 남자 순례자가 쉬는 모습이
검은 색 실루엣으로 눈에 들어온다.
카페 마주편으로 보이는 기와 지붕 아래
벽이 이색적이기에
자꾸 눈길이 간다.
집.....이라는 건축에 대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절로 관심이 가기에
스페인 시골길이나 도시의 작은 골목
어느 마을을 걷던
저절로 눈에 들어오는 인상적인 집들
혹은 담벼락
혹은 문들 . . .
이 카페엔
지금 Enya 의 Amarantine 이
아주 큰 사운드로 흐르고 있는 중
카페라떼 한잔을 천천히 마시면서
감상하는 데
기분이 참으로 묘해진다.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 있는
부착되어 있는 큰 스피커
그 스피커를 통해 나의 귀에 전해지는
엔야의 음악들
아니 그래도
지금 내 아이팟 수 많은 음악속에
Enya 음악이 있고 Amarantine 곡도 자주 들으며
걷는 곡인데
이 곳 카페에서 큰 사운드로 듣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 Amarantine 곡을 들으면서
동네 근처에 있는 La Tuna Canyon을 오르던 생각이 저절로
나기도 하고 . . .
어찌되었든
생소하지 않은 익숙한 음악을 낯선 마을
처음 들른 카페에서 듣게 된다는 게
편안한 마음을 더 해 주는 것 같은 . . .
영화속 캐릭터의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무리아스 마을의 카페 쥔장
이 분은 휴식을 마치고 떠나려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나를 위해 기도를 하고 싶다며
해도 되겠냐고 묻기에
아주 흔쾌하게 좋다....라고 하니
나의 어깨를 강하게 누르면서
엄청난 파워가 들어있는 목소리로
축복을 비는 기도를 해 주었다.
그토록 강하고 힘이 있는 기도는
솔직히 처음 경험한 듯 하다.
스페니쉬로 기도 하였기에
잘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아마 나의 여정에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건강하게 여정을 잘 마치는
축복의 기도일거라 생각하며
아멘.....으로 화답하며 기도를 마치고 . . .
떠나려는 나에게
다시 끌어 안아주며
힘내라는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올려준다.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용기와 힘이 솟아나는 느낌이라니~ !!!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나 또한 상대가 누구인지
그저 아주 작은 스페인 시골의 카페 주인이라는 것 밖에 아는 게 없는
그런 사람이
자신의 온 열정을 다해 축복기도를 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함과 기쁨이 동시에 솟아 나오고 . . .
헤어지기 전
그녀의 사진을 찍어도 되냐 물으니
그녀 역시 흔쾌하게 좋다 라 하였는데
처음엔 경직된 모습이기에
다시 찍으니
하하 웃는 모습으로~
눈이 감겼지만
이 분을 생각하면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곤 한다.
쉬었다가
모두가 떠난 카페 밖
이젠 아무도 없다.
나도 배낭을 챙기며
다시 길을 떠난다.
오늘 아침 아스토르가 도시를 떠날 때는
이 무리아스 라는 마을에 대해 그저 그런....
지나가는 한 마을에 불과하겠거니 ....라고 생각하였는데
잠시 쉬어간 카페에서
신부님도 아닌 카페 쥔장이 일하다 중단하며
젖은 손으로 나의 어깨를 감싸면서
나를 위한 축복기도를 받고보니
이 마을이 각별하게 느껴 줄 줄이야 ~!!!
마을을 빠져 나가는 길에
많은 순례자들이 걸어가고 있다.
저 사람들과 거리는 있겠지만
멀어지지 말아야지 ~
실종된 여성 순례자가 이 마을 근처에서 사라졌다는 말에
혼자 걷는 나에겐
공포 비슷한 그런 느낌이 안 들었다면
그건 거짓말이니까 . . .
열심히 그들 뒤를 따라 가지만
그들은 어느 새 저 만큼 앞서 가고 . . .
그래서
부지런히 속도를 높여서
그들 뒤를 바싹 다가 가기도 하고
.
.
.
그러다가
또 멀어지고
.
.
오늘의 목적지 라바날 마을로 가는 길
한참동안
길이 직선으로 계속 이어진다.
코너도 없이 한길로만....
오르막이 시작되고 . . .
이젠 조금씩 산속길로 접어드는 듯 . . .
주변 풍경이 달라지는 걸 보면......?
부지런히
평소보다 해찰을 덜 하고 걸어가는 데
누군가
나의 앞으로 걸어오는 사람이 보인다.
그림자로 인해 얼굴은 보이진 않지만
거꾸로 되돌아가는 순례자 인 듯 . . .
그래도
사람이 보이니 다행~
땅만 보고 묵묵히 걷고 있는
사나이에게
왜 거꾸로 되돌아가냐고 물으니
그 역시
되돌아 걷는 것까지가
자신의 순례여정이라고 . . .
바싹 마른 몸매에 등에 맨 큰 배낭이
버거워 보이지만
그에겐 이런 고행도
자신이 즐기는 여정의 일부분일 듯 . . .
누가 시켜서
이 길을 걸으라 한다면,
더더구나
걸었던 길을 다시 되돌아 걸으라 한다면?
시켜서 하는 것과
원해서 하는 것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일 듯 . . .
그러나
이 길위를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하고
다시 되돌아 걷는 것은
이미 성취감을 만났기에
되돌아가는 길은
보너스 같은 마음이지 싶은 . . .
되돌아가는
순례가 가 떠난 길은
다시 공허가 찾아왔지만
언덕위로 서 있는 멋진 나무 한 그루가
혼자 걷는 이 여정을 응원하는 듯 . . .
나무가 있어서
더욱 운치가 있는 순례길 여정
그러나
지금은 얼마전과는 조금 다른
마음상태
어서 빨리 사람들과의 대열에 합류해서
함께 걸어야지
하는 생각이 가득 ~
조금 걸으니
길 한쪽에
산 속에서 무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
저 사람 모습을 보니
순례자 복장은 아닌데?
어떤 사람이지?
저 사람도 혹시 혼자 걷는 여성 순례자를
숨어서 기다리는 건 아닐까?
무언가 으시시 하다는
하는 생각이 들자
어서 이 곳을 지나야지
하는 마음으로
걸음을 빨리한다.
한참을 숨차게 걷고
숨을 고르며
하늘을 보니
푸른 창공에 새 두마리가
날개짓을 하며
자유롭게 날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창공을
훨 훨 . . .
평화롭게 날아다니고 있는
새 두마리
아 . . .
다시
헉헉 거리며
다음 마을을 향해 걸으며 . . .
햇살은 따갑고
목에는 이미 갈증이 가득하고
.
저 멀리에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반가운 마음이 저절로 ~
얼마큼 걸으니
마을 입구를 알려주는
마을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이 마을이
산타 카타리나 라는 곳이구나?
이 마을은 어떤 곳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마을 안으로 들어가며 . . .
무리아스 마을에서 산타 카타리나까지
순례길 30일차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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