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yUSA

별빛속을 걸으며

Camino Story-140 그 사고의 현장을 지나며 Day-30 Sunny Lee (sunfrica) 2018-3-5 12: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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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저 멀리서 자동차가 오더니
사람이 내리고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은 스페인 TV 방송국 기자라며
여기가 바로 여성순례자가 실종된 지점이어서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촬영하고
뉴스에 보낼거라고?

산타 카타리나에서 엘 간소 마을까지

순례길 30일차

산타 카타리나 마을 입구

저 멀리에 성당이 제일 먼저
반겨주는 듯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길 가운데 세워져 있는 돌비석에
누군가 적어놓은 글들이 희미하게 보이고
돌비석 아래엔
예쁜 야생화들이 옹기종기 피어있고
.
.

산타 카타리나 마을에 들어서며 . . .

낡은 집들과 허물어져 가는 담벼락들
그러나 지붕위에 테레비젼 안테나가 보이는 걸 보아
사람들이 살고 있는 듯 . . .

마을 입구에서부터 반겨주던 성당의 종탑
한걸음 한걸음 걷다보니
어느 새 눈앞에 다가와 있고 . . .

새들의 보금자리인 성당의 종탑
낡은 기와 아래엔
세월의 오랜흔적이 느껴진다.

성당 앞에 있는 카페와 알베르게

그러나 들어가지 아니하고
그냥 스쳐간다.

조금 더 마을 길을 따라가니
또 다른 카페가 나온다.

그러나 역시 들어가지 아니하고
그냥 지나가며 . . .

지금의 내 마음은
오늘의 목적지인 리바날 마을까지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는 게 우선인 심정이 되니
저절로 걸음이 멈추지 않게 되어 . . .

너무도 한적하고

고요한 마을

햇살은 따가운데
어느 집 담벼락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

아무도 없는 거리엔
오후의 햇살만 가득

예쁜 파란색 대문 앞을 지나며 . . .

바람구멍이 보이는
파란색 문이
돌담사이에 보이고 . . .

그 돌담길로
파란색 옷을 입은 순례자가
터벅터벅 걸어가고 . . .

또 한 사람 지나가고 . . .

이제 마을길이 끝나는 언덕길

하늘이 더욱 파랗게 보이는
참으로 깨끗한 세상

담벼락 아래엔
예쁜 꽃들이 가득

예쁜 나무 옆 빈 공터엔
자동차 하나 세워져 있고 . . .

동네 마지막 지점쯤엔

하얀색 마로니에 꽃은 활짝 피어있고 . . .

두개의 길이 하나로 만나는 지점

하나는 순레자가 통과하는 동네길
다른 하나는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 . . .

두 길일 만나는 지점에
하얀색 큰 십자가 하나
아무런 치장없이 우람하게 서 있다.

십자가상 주변으로
벤치들이 놓여져 있고 . . .

길이 하나되어
고요한
마을을 빠져 나가며 . . .

모든 마을 집을 다 통과하였다고 생각되는 쯤에
파란색 대문 앞에
순례자 용품을 걸어두고 파는 할머니가
나를 보더니 안으로 들어가면서
물건이 필요하냐고 묻는다.

어떤 물건들인가 싶어 멀찌기 서서 바라보았는데
할머니는 물건을 사는 줄 알았나보다.
미안한 마음에
아디오스~ 로 인사하며~

^.^

산타 카타리나 마을을 벗어나니
눈앞에 큰 대로가 펼쳐지고 . . .

어느 자전거 순례자가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아.
나도 자전거로 달릴 수 있다면 . . .

그동안 자전거 순례자들이 부러운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자전거로 쓍쓍 달려가는
그들이 부러운 마음이 자주 들고 ~

마을을 벗어나
한적한 들판 길에
밴 하나 세워져 있다.

이런 밴은
몸이 불편하거나
더 이상 걷는 게 무리인 사람
혹은 걷기에 한계를 느낀 사람들을 위해
원하는 다른 마을까지 실어다 주는
영업용 차량.......

저 밴 뒤에 자전거 한대 실어져 있는 걸 보아
자전거 순례자의 자전거가 고장이 난 듯?

그러나
난 아직 두 다리 걸을만 하고
처음부터 내 자신과의 약속인
산티아고까지 두다리로 걸으리라....라는
명령을 거역할 수 없으므로
서비스 차량을 탈 생각은 추호도 없기에
.눈길 한번 주고
그대로 통과 . . .

마을을 벗어날 즈음에 세워져 있는
순례자 비석

이 비석은
순례자 표시아래
무지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산타 카타리나 마을을 모두 통과하니

다시 허허로운 벌판이 시작되고 . . .

심심하지 않게

간혹 자동차가 지나가기도 하며 . . .

얼마쯤 걸었을까?

저 멀리서 자동차가 오더니
사람이 내리고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 사람에게
무얼 촬영하냐고 물으니
자신은 스페인 테레비젼 방송국 기자라며
여기가 바로 여성순례자가 실종된 지점이어서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촬영하고
뉴스에 보낼거라고?

여성 홀로 걷는 사람을
타켓으로 한 범행같으니
조심하라는 방송 기자는
내가 걸어오는 모습도 찍었다고 . . .

아직 범인도 잡히지 않았고
실종된 여성도 나타나지 않아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이
그저 행방불명된 상태

이미 난 팜플레나 도시 도착 전
스페인 경찰들이 한적한 길에서 순찰하는 모습과
여성 혼자 걷는 순례자들에겐 각별히 신경쓰는 걸 보았기에
안심이 되긴 하였지만
막상 여성 순례자가 실종된 현장에 도착하게 되니
더욱 공포스런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