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yUSA

별빛속을 걸으며

Camino Story-146 고독한 사람은 Day-31 Sunny Lee (sunfrica) 2018-4-3 13:07:48

4 ♡ 0

쪽지

고독한 사람이
살고 있는 집 앞엔

하얀 산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고 . . .

이런 자연속에서 살고 있을
고독한 사람은
봄에는 꽃들을 벗삼아
신선이 되지 않을까?

철십자가 언덕에서 만하린 알베르게까지

순례길 31일차

기대가 많았던 . . .
그러니까 산티아고 순례여정을 생각하면서
관련된 서적들과 유툽 영상을 서치하고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감동이 되어
나도 그 장소만큼은 꼭 가보리라 . . . 하는
몇군데의 중요한 장소중 하나였던
포세바돈 마을 근처의 철의 십자가 상

그 철의 십자가 상을 만나고
이제 다시 다음 마을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길은 자동차가 다니는 길 옆으로
오르막 길로 이어지고 . . .

길 한켠에
다소곳이 놓여있는 나무 벤치 하나

벤치 . . .
이 길위에서 무수히 보곤한다.
보고 또 보고
지나가고 또 지나가는
수 많은 벤치들

칼라도 다르고
재질도 다르고
모양도 각각 다른 독특한 벤치가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위해
아픈 다리 쉬었다 가라며
기다리고 있는 모습들

철 십자가 상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였기에
달리 머물지는 않았지만
벤치에 칼라풀한 그림이 한점 그려져 있는 모습이 독특하여
한참을 바라본다.

어느 만큼 걷다보니
길은 다시 나누어 지고 . . .

하나는 자동차길
하나는 순례자길

자동차길로는
바이커로 순례하는 사람들이 거침없이 달릴 수 있지만
발로 한 발 한 발 걷는 순례자는
순례자 전용길로 가는 게 옳기에
오른쪽 흙길로 걸어간다.

조금 걸으니

심상찮은 십자가 가 나타나고 . . .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굳건하게 서 있는 십자가

그 높은 곳에도
어느 순례자는 기원하는 물품을 묶어 두기도 하고 . . .

그 무언가를 높은 십자가 위에 묶을때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

진실한 마음 없이는
높은 곳까지 꼭꼭 묶어두려느 수고를 하지 않을 수 없기에
그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나 또한 빌며 . . .

십자가 아래엔
꽃들을 꺽여 제단에 바치 듯 놓고 간 흔적과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사진도

올려두고 가기도 하고 . . .

이 길을 걷는 사람들 중에
사연 없는 사람 어디 있을까?

말은 하지 않더라도. . .
겉으론 활짝 웃고 있더라도 . . .

이리 저리 문드러진 상처 하나쯤
가슴에 보듬으면서 걸어 가지 않겠는가?

작은 돌멩이에 적혀있는 글들이
하늘에 계신 분에게 모두 전해지길 빌면서
그 길을 지나 숲길로 들어간다.

풀들을 베어서
순례자들의 발바닥이 불편하지 않도록 융단처럼 펼쳐놓은
보이지 않는 손의 수고로
편안하게 걸으며
푸른 숲길을 나오니
다시 자동차길과 함께 만나게 되고 . . .

그러다 다시
청아한 공기가 가득한 숲길로
이어지는 . . . . . .

마치 꿈속에 흘린 듯
이어진 길을 따라 걸어간다.

그 푸르른 숲길이 끝나니
저 멀리 산티아고 안내 표지판이
어여 올라 오라는 듯
기다리는 듯이 반갑게 서 있는 모습에
영차
영차
.
.
.

자동차길에서 다시
산길로 이어지는
재미있는 (?) 산길

아스토르가 마을에서 라바날 마을에 도착하였던 게
분명 하루 전이었을 뿐인데 . . .
그때는 무언가 불안하고 공포적인 마음으로
빠른 발걸음으로 걸었던 그 때가 바로 하루전인
어제였는데
마음은 이미 먼 시간이 되어버린 것처럼 느껴지다니 . . . ?

길은 점점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듯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진고 . . .

바위에 새겨져 있는
노랑 화살표

검은 바다위를 밝혀주는 등대처럼
항상 반가운 그 노랑화살표를 의지하여
계속 전진 . . .

산 어디쯤에
이름 모르는 하얀꽃이 만발한 모습에
탄성이 저절로 . . .

어머낫~~
이렇게 예쁜 꽃들이 있었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을 산길

나도 걷는다.

또 다시
땀으로 옷이 젖는 걸 느끼면서
.
.
.

산 고개를 넘으니
저만큼에 자동차들이 보이고
자동차 위로 집도 보이고?

길은 자연스럽게
자동차길로 이어지고 ~

이 곳에 마을이 있었네?

가만 보니
마을은 아니고
집이 한두채??

고독한 사람이
살고 있을 집 앞에
그 고독한 사람이 타고 다닐듯한
자동차 한대

이런 자연속에서 살고 있을
고독한 사람은
봄에는 꽃들을 벗삼아
신선이 되지 않을까?

^.^

그 고독한 집을 스쳐가며
계속 걷다보니
낡은 나무 십자가 가
두팔을 벌려
어여 오라는 듯 맞이한다.

소박한 나무 십자가 아래는 물론
꼭대기까지
소망을 비는 마음으로 올려놓은
돌들이 가득하고 . . .

조금 더 걸으니

나의 앞에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입고 있는 옷이
군복??

오전에 만났던 한국 청년은 분명 아닌데?

조금 더 걸으니

나의 앞에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입고 있는 옷이
군복??

오전에 만났던 한국 청년은 분명 아닌데?

아주 고요한 길에
수레를 밀며 걸어가는 낯선 사람의 뒷 모습이
나의 눈에는
갑자기 어디에서 나타난 합성된 물체처럼 보여졋?

@.@

그러다
어느 길로 갔는지
갑자기 안 보인 정체불명의 사나이?

다시 혼자되어
터벅터벅 자동차길을 걸어간다.

아.....
힘이 든다.

어서 오늘의 목적지인
마을이 나타났으면 . . .

오르막길을 지나니
눈 앞에 펼쳐지는
뜻밖의 풍경?!!!

태극기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옆으로 여러나라 국기들이 펄럭이는
무언가 생소한 모습이라니?

그 이상한 곳으로

자전거 순례자가 올라가려는 모습이 보인다.

산티아고 까미노를 걸으면서
여러번의 생소한 풍경들을 만나곤 하였는데
만국기를 꼿아놓은 마을은 처음이기에
뭐지?
하는 마음이 저절로 들수 밖에~ ?

각 나라의 국기는 물론이고
나치깃발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템플 기사단을 상징하는 깃발이라고?

무언가 정돈되지 않는 산만한 깃발아래에
세워져 있는 조그만 나무 십자가 하나.....

아직 이런 문화에 익숙치 않는 나에겐
오래 머물고 싶지 않는 마음 . . .

수 많은 지명중에서
그래도 나의 눈에 제일 먼저 띄는 건
산티아고 222 Km

222 Km면 어느 만큼일까?
쉽게 그 길이에 대한 감각은 없지만
앞으로 걸어야 할 그 거리의 숫자를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
.
.

나중에 숙소에 도착하여
꺼내어 본 가이드 북에 의하면
이 곳은 만하린이라는 알베르게인데
이 곳은 사설 알베르게로
일년 365일 문을 열고
방에 매트리스 30여개를 제공하며
산 아래 마을의 알베르게와 달리
화장실은 밖에서 사용하고
물이 나오지 않기에
밖에서 물을 길어다 사용해야 한다고 . . .

그러나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빛은
지상최고를 자랑하니
영롱한 별빛과 함께 하룻밤 지내길 원한다면
이 만하린 알베르게에서 하룻밤 지내도 좋을거라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