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으로 사용하는 주방에 가니

이미 여성 순례자 두 사람이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나가려는 중

굳모닝~

그리고

순례자들끼리 통하는

간단한 암호

부엔 까미노~

그들이 나가자

아무도 없는 조용한 주방

무얼로 아침식사를 하지?

아마도 먼저 식사를 하였던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듯한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시고 . . .

쥔장이 미리 준비해 놓은 식빵 2장을 토스트하여

잼 발라서 먹으니

몸에 온기도 찾아오고 

이제야 정신이 드는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 창문의 커텐을 걷으니

푸른 산들이 눈에 들어오는 데

아 . . .

참 

좋

다

.

.

.

감탄사가 저절로 ~

숙소 바로 아래에 있는 

지붕에서는 연기가 나오고 . . .

더 할 나위 없는

평온한 아침

반대편 창가를 보니

이른 아침에 벌써 산을 넘어서

아세보 마을로 들어오는 

부지런한  순례자들 모습이 보인다.

저 사람들은

여명속의 철십자가를 만났을 듯 . . .

지붕위로 창문이 있는

멋진 다락방같은 숙소에서

하룻밤 지내고

나도 출발준비를 서두른다.

오늘은 

템플 기사단의 본거지인

폰페라다가 목적지

폰페라다는 아주 큰 대도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큰 도시

무엇보다 템플기사단의 상징이기도 하고

스페인에서 국가적 문화 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산타마리아 데 비스바요 성당 건물을

만날 생각에 설레이기도 한

그 유명한 폰 페라다

피곤한 몸이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을 기념하며

.

.

.

어제 걸어갔었던

마을 중심부의 길을

다시 걷는다.

아세보 마을엔

오로지 이 길외엔

다른 길이 없으므로

자동으로 걸을 수 밖에 . . .

어제 저녁쯤에 보았던

블랙 털을 가지 녀석이

주인인 듯한 남자 뒤를 따라가고 . . .

이 좁은 골목길에

자동차가 천천히 등장 하는 가 싶었는데 . . .

차에서

순례자 복장의 사람이 내린다,

아마도 어느 마을에서부터 승용차를 이용해서

이동한 듯 . . .

마을 길 중앙쯤에 있던

이색적인 건물

여러 종류의 깃발이 걸어져 있는 건물은

대부분 그 동네의 공공기관이었는데

아마도 아세보 마을의 동사무소?

아세보 마을엔

몇개의 알베르게 가 있는데

산을 넘은 순례자들이 날이 저물면

쉬어 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한 듯 . . .

그 중에 산미겔 알베르게는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 . .

하나로만 이어진 길이

산 미겔 알베르게를 지나면서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담벼락에 그려진

노랑색 순례자 표시를 발견하며

지시하는 대로 걸어간다.

아세보 마을의  집들 모습이 다양하여

한 집 한 집 감상하며 걷는다.

돌로 만들어진

참으로 튼튼하게 보이는 돌집도 보고 . . .

그들에겐

그냥 집일지 모르겠지만

낯선 이방인은

마치 오랜 세월속을 거꾸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만들기에

흥미로운 마음으로 집들을 구경하며 . . .

쓰러지기 일보 직전처럼

아슬 아슬 하게 보이는

어느 집 발코니 모습도 보고 . . .

어느 집 지붕 모양이 특이하게 보이기에

고개 들어서 올려다 보기도 하고 . . .

길은 점점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을 것 같은

집앞엔

봄꽃이 무성하게 피어있고 . . .

지붕이 쓰러져 내리는 집도 있고 . . .

동네 끝날 무렵에 보이는

어느 카페

어제 아세보  마을 들어 오기 전

산 위에서 보았던

검은 색 지붕들의 마을은

그림처럼 보였는데

그 그림들속으로 들어와 

마주하는 이 아침

아주 멀리서 보았던

풍경같은 그림도 아름다웠지만

바로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 역시

자연 그대로 꾸밈없는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며

마을을 조금씩 조금씩 벗어난다.

마치 한국의 성황당처럼 느껴지는

조그만 성당

성당의 지붕위에

당당하게 서 있는

조그만 철십자가

고대의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현대의 느낌이 가득한 안내표시들

이 마을의 근처엔 관광할 수 있는

유명한 명소가 있는 듯?

마을 끝즈음에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건물

순례자들이 쉬어 가는 쉼터는 아닌 듯?

마을 길을 빠져 나가는 중에

소개 되어 있는 알베르게 광고

왜 빠져 나가는 길목에

알베르게 홍보 사인이 있는 거지?

@.@

마을 밖의

평온한 풍경

또 다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

.

.

그 아름다운 풍경 한 끝으로 보이는

텐트 하나?

혹시

한국 청년?

그 청년은 아닐 듯

이미 홍길동처럼 훨씬 멀리 날아갔을 텐데?

그럼 어제 산길에서 만났던

독일인 루카스씨 부부?

그들은 야영을 하며

주로 텐트속에서 잠을 잔다고 하였으니까 . . .

지난 밤은 유난히 추웠었는데

무사한건지?

혹시나 

잘 잤냐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직 그렇게 잘 아는 사이는 아니기에 . . .

행여

인연이 된다면 다시 만나리라는 마음으로

소리없는 굿바이 인사를 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 며칠 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루카스씨 부부에게 물어보았는데

이 텐트속의 주인공들이 당신들이 맞다고 -

설렁설렁 걷다보니

 아세보 마을을 모두 나왔다라는 

사인표를 만나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