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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속을 걸으며

Camino Story-152 집 떠나면 고생이라 하지만 Day-32 Sunny Lee (sunfrica) 2018-5-7  14:01:16
8 ♡ 1 쪽지

집 떠나면 


고생이라 하지만


고생이 없으면


어찌 이런 맑은 공기와 


자유로움을 만날 수 있으리요 . . .





리에고에서 몰리나세카까지

순례길 32일차






산속의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인 라에고를 벗어나

노랑 화살표를 따라 길위로 올라가니

큰 도로가 나타난다.


여기부터는

산길이 아닌 자동차길로 걷는가보다?









자동차 길위에서 바라보는

건너편의 라에고 마을의 모습


사람이 걸어다니는 길쪽은

예쁜 화분들도 걸어져 있고

나름 운치가 느껴졌는데

그 반대편의 모습은 

아무런 꾸밈이나 장식이 없다보니

삭막함 마저 느껴지기도 ~



그런데 

자동차 길 바로 밑 숲길에서

사람소리가 들리는 듯?


처음엔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도 들리고 . . .?










터벅 터벅 걷는


한적한 자동차 길



사람이도


자동차도


걸어다니는


집 없는 개도 


.

.

.





아무도


 없 .  . .











걸으면서


라에고 마을의 산들도 바라보기도 하고 . . .









노랑 야생화들이 가득한 


오월의 스페인 동네의 산 



동그란 능선이 부드럽기 그지 없어 . . .









산길이  구불구불 하듯


자동차길 역시 구불구불


이리 돌고


저리 돌고 


.

.

.







 

얼마큼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데


맞은 편에서 조그만 트럭이 지나간다.


지나가는 트럭 한대만 보아도


반가운 마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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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르막길 


그 길 한 켠에


순례자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마치 어서오라는 듯?



- 이 자동차길은


걷는 순례자 루트가 아닌


자전거 순례자들이


씽씽 달리는 길이엇다는 걸~ 


.

.

.







얼만큼 걸으니


자동차길 한쪽에 밑으로 내려가는 


흙길이 나타난다.


어?


저 길로 내려가면

순례자들이 걷는 길인 듯 한데?


그 길로 내려갈까?


말까?


잠깐 갈등 하다가 . . .








에잇~


지나가는 자동차도 별로 없는데 


그냥 이 길로 계속 걸어가지 뭘~


내가 선택하였던 길이


잘못된 길이라면


그 길 속으로 빨려 들어가 듯 


내려갔읉텐데


이상한 오기?  같은 게 


내 마음을 지배하는 듯?



마음 이끌리는대로


발걸음은 그대로 


딱딱한 세멘트 포장길 위로 걷는다.







산속의 노랑 야생화들이


자동차길 좌우에도 가득하다.


마치 한국의 노랑 개나리꽃 처럼~








얼마큼 걸었을까?


자동차길 위에


노랑 화살표와 초록 화살표


심지어 하얀색 화살표까지 등장??



이런 여러가지 방향지시표를 보면


일단


정신을 가다듬고 제대로 보아야 한다!!!




30일 넘게 이 길을 걸으면서

스스로 섭리한 이 화살표들에 대한 정의는


1. 노랑화살표는 산티아고쪽을 지시하고

2. 초록색이나 파랑색은 반대쪽 즉, 프랑스 생장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지시한다는  . . .?


그러나  생뚱맞게 등장한 하얀색 화살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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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정확한 것은


산티아고를 가는 순례자는


오로지 노랑색화살표만을


절대로 신뢰하면 된다는 것!!!









자동차길에서 만난


노랑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으니


흙길이 나오고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조금 더 내려가니


그 숲속 길에서 막 나오는 남자 순례자 모습이 보이고?



나도 저 숲속길을 걸을 수 있었는데

어찌하다가

자동차길을 걸었다니?


숲속길은 

땡볕의 자동차길보다 더 쾌적하고

그늘도 많아서 덜 더웠을텐데~


그러나 후회스런 마음은 절대 아님~


길을 걷다보면

이런 길

저런 길


다양한 길들을 만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런 일 일테니까~


^.^








내리막길을 따라 다시


방향을 바꾸어 조금 넓어진 길을 걷다보니


알베르게겸 레스토랑 표지판이 보인다.


MESON은

순례자 메뉴가 있다는

산티아고 순례자들에게 제일 인기있는 레스토랑 체인점


혹시 

길을 걷다가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으려 할때 고민이 된다면

Mason 이 간판이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무난함.

맛도 괜찮고 가격도 적당하고 . . .










길에서 안을 바라보는

레스토랑의 건물


사람들이 아무도 없고

고요한 정적만 . . .


사실 난 쉬고 싶은데.....


그런데 앞의 레이고 마을처럼


저 끝까지 걸어갔다가 저 레스토랑도 문이 닫혀있다면?








문이 잠겨있을 확률이 많을 것 같아


안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그냥 걷는다.


 시간을 낭비하는 게 내키지 않기도 하고 . . .



노랑 화살표 방향을 따라


오른쪽 방향으로 길은 이어지고 . . .


마침 앞에  순례자 두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데


왠지  안정적인 마음도 든다.








두 사람이


오손도손 무슨 이야기 하는 소리가


살짝 살짝 들리는 데


천천히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여유있게 걸어가는 모습이 편안하게 보이고 . . .



어느정도의 거리 간격을 두며


그 뒤를 따라 사복사복 걸어간다.








평탄한 길이


점점 좁아지는가 싶더니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로 . . .









그런데


바위가 여기저기 나와 있어


조심스럽게 스틱에 의지하며


내려가야 한다.


만약 이 길을  통과하는 중에


비나 눈이라도 내린다면


위험할 것 같이 미끄러운 길









그러다 


다시 평탄한 길이 나타나고 . . .



평탄뿐만 아니라


노랑색 꽃까지도 함께 있는


꽃길 ~





사진찍는다고 해찰하는 사이


나의 앞을 가던 두 사람은


어느 덧 사라지고 ~



^.^










평탄한 길도 잠시


다시 시작되는


아주 가파르며 돌자갈길이 시작 ~








걸으면서


잠깐 잠깐 바라보는 산등성이의 모습들


신록이 우거진 이런 풍경이


참 좋다 . . .



집 떠나면 고생이라 하지만


고생이 없으면


어찌 이런 맑은 공기와 


자유로움을 만날 수 있으리요 . . .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는 것처럼


평탄한 길과 울퉁불퉁 경사진 돌자갈길의 반복이 끝나자


아주 작은 흙길이 시작된다.


이 작은 흙길은


기계가 아닌 사람의 발자국으로만 . . . 오로지 사람의 발자욱으로만 만들어졌으리라 . . 


그 오래 전


아주 아주 오래 전인


수 천년전부터  순례자들의 발길이 시작된 순간부터


한 사람

두 사람

수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를 가기 위해

이 산을 지나면서 만들어졌을

산고개에 만들어 진

작은 길









이 역사적인 산길을

또 다른 사람들이 걸어간다.

다양한 복장을 입고서 . . .


이탈리아 프렌체에서 왔다는

두 사람

나보고 왜 혼자 걷냐고?


산길이니 조심하라며

빠른 발걸음으로 지나간다.








그런데


길이 아닌 숲속에 누군가 급하게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빨강색 배낭과 검정색 두건을 쓴 것 같은


저 사람은 누구지?








정체모를 그 사람은


앞서 걷고 있는 이탈리아 친구


두 사람이 걷고 있는 길쪽으로 내려오고 . . .



난 길이 있는 곳으로만 걸었고


이 길이 역사적인 길이라 생각하며


나름 뿌듯함으로 걷고 있는데


이런 나를 반격하 듯


갑자기 길이 아닌 산속에서 


툭~ 튀어나오는 사람이 있다니?


그것도 아주 빠른 발걸음으로?


아마도 산티아고를 가는


정글의 타잔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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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숲속의 나무들만 무성할 뿐 . . .



나즈막한 능선의 모습이


아무리 생각해도 보드랍게 보이고


그 보드라움이 좋아보이는


이 길위에서 만난 


스페인 초여름의 산의 정경 









어느 덧 길은 조금씩 경사가 높아지는 가 싶었는데


저 만큼에서 내려가는 부분이 보인다.



올라가면


내려가고 

.

.



내려가면


또 올라가는


산길의 흐름이


진실로 사람의 인생을 너무도 닮은 것 같아


.

.







바람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은


돌담을 옆으로 산길은 계속 내리막으로  . . .








그 돌담위에 세워져 있는


돌탑의 모습이 인상적 . . .



저 조그마한 돌탑은


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날마다 바라볼텐데 . . .



바라는 보지만


그저 묵묵함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을


돌탑의 마음은 무엇일까?









돌탑 아래 쌓여있는


수 많은 돌등 중에


가운데에 저혀있는 누군가의 글


Open Your Heart


20/5/2015



오늘이 5월 21일이니


나보다 하루 먼저 앞서 걸은


누군가 적어놓은 예쁜 글


그래 마음을 열어야 해


마을을 열면 더 따뜻해질 수 있을거야


.

.








걷기에 불편한 돌길로 이어지는 내리막길


미끄러지지 않도록 스틱에 의지하며


지그재그로 산길을 내려간다.








녹이 슨 철 십자가 하나


돌탑들 위에 세워져 있는 모습



십자가를 그냥 지날 수 없어


잠깐 묵상기도 한다.



그동안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감사와


앞으로도 함께 해 주시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

.

.








가벼운 기도를 마친 후 


눈을 들어보니


자동차가 다니는 큰 도로에 순례자 한 사람이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가네?








저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을 보며


조금 전까지 나도 똑같은 자동차길을 걸었던 생각에


씨익~



저 사람은 산길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걸을 수 있는 자동차길을 선택하였을 듯?


나처럼 띨띨하게


산속길을 못 찾아


자동차길이 원래 순례자 길인 줄 알고


걸을리는 없을터이니 ~











저 멀리

조금 후에 도착할 몰리나세카 마을이 보인다.


가이드 북에서 보았을 때는

어느 정도 큰 마을인 줄 알았는데

산위에서 보니

그렇게 큰 마을은 아닌 듯 . . .


그래도

산속의 마을들을 계속 지나다보니

저 정도면 큰 마을~







산길 틈틈이 보이는


노랑 화살표


그 방향대로 사복사복 걸어가며 . . .



길가에


시냇물같은 맑은 물이 보인다.


많은 양의 물은 아니지만


땀으로 흠뻑 젖은 더운 상태에 물을 보니


상큼한 마음이 저절로 ~










울퉁불퉁 자갈길이지만


길 양쪽에 활짝 피어있는 노랑 야생화들 사이로 


산길을 내려간다.










좁은 산길을 나오니


몰리나세카 마을 안내 표지판이 반긴다.



시간은 어느 덧 정오가 되어가고 


마을 안내표를 보자


나도 모르게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 . .




이 마을에서는 


배낭을 내려놓고


무조건 쉬어야지


.

.

.



몰리나세카에 도착하며 


순례길 32일차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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