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두 한국인 부부
그들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자
처음엔 반가워 하더니
곧 바로 호구조사 시작~
왜 혼자 왔냐고?
어디서 잠은 자냐고?
어디서 사냐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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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강물이 흐르고
로마풍의 운치있는 다리가 있었던
몰리나세카 마을끝에 있는
야고보 성인의 조각상
작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물보라가
보는 이로 하여금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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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지나가는 자전거 순례자들
당신들을 찍는 모습에 환한 모습으로 화답해 주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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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주 가끔
걷다가 지친다 싶을 때는
나도 자전거를 타고
까미노를 달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부러운 건 아니고
조금은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여
쉼을 가질 시간이 빨라질 것 같기에 . . .
어느 누가 이런 말을 들려준 게 기억이 난다.
한국에서 온 나이 많은 순례자가
처음엔 잘 걸었는데
걷다보니 힘이 들어
버스를 타고 어디쯤 가다가 내린 후
다시 얼마큼 걷다보니 힘이 들어
아예 자전거를 한대 구입해서
자전거로 냅다 산티아고까지 달려버렸다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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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세카를 떠났는데도
길 위에는 알베르게 안내 사인판이 나온다.
4명이서 같이 자는 데 한 사람당 11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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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길 아래로 밭이 보인다.
눈앞에 보이는 저 식물이 대파같기도 하고
마늘쫑 비슷한?
예전에는 대파 별로 안 좋아하였고 마늘쫑도 썩 좋아하지 않았는데
대파를 듬뿍 넣은 육개장 한 그릇 . . .
생각만 해도 침이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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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또 다른 알베르게
입구에 템플 기사단의 빨간색 마크가 붙여져 있고
제라륨 화분의 꽃이 가득하고 . . .
길 중간 중간에 숙소가 있다는 건 좋은 것 같다.
늦게 도착하거나
몸이 피곤하여 더 이상 걷기 힘들 경우에
길위의 순례자 숙소를 만나게 되면
무리하지 않고 쉴 수가 있을터이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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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밴에서
어느 마을에서 부탁받은 순례자들의 짐들을 꺼내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해서
간편하게 걸을 수 있는 것도 좋지만
간혹 딜리버리 하는 사람이 숙소를 혼동해서
엉뚱한 게 Drop 하는 바람에 자신의 배낭을 찾기위해
고생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리기에
자신의 배낭은 자신이 매고 길을 걷는 게
육체적으로는 고될 지 모르겠으나
정신적으로는 좋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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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안내 표시를 따라
자동차 길을 따라 걷는다.
오늘의 목적지 폰세라다
앞으로 7킬로미터
7킬로미터라면 나의 걸음상 2시간 정도 소요.
카미노 초반에는 나의 걸음과 시간에 대해 파악이 되지 않았는데
중반전쯤 되니
4킬로미터가 한시간 소요된다는 걸 알게 되고~
그러니 7킬로는 이리저리 해찰하면서 걸어도
2시간 정도 소요될 듯~
어느 정도 평지의 길을 걷다가
본격젹인 오르막 시작
오후의 시간인데도 걸어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오후 2시가 되면
길위에 사람들은 마술처럼 사라지고 안 보이는 일이 많았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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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진 길 위를 오르며 옆으로 보이는
낡은 집과 스스로 피어있는 꽃들
어린 시절이 저절로 생각나서일까?
이런 소소한 풍경들이 참 좋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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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길은 코너를 돌고 휘어져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지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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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포도밭이
멀리 멀리까지 퍼져 있는 게 보인다.
아.....그리고보니
스페인이 포도주 생산국이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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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니는 차량은 별로 없기에
걷기에 무리 없는 자동차 길
산속의 길만 걷다가
자동차길을 걸으려니
더위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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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흐르기에
땀을 닦기위해 그 자리에 서서
무심코 발밑을 보니
바둑판처럼 보이는 네모진 보도블럭
예전에 수 없이 보았을 문양이었는대
오늘은 새삼스럽게 보인다.
네모. 네모. 네모.
큰 네모안에 작은 네모
작은네모 안에 더 작은 네모
.
.
.
예전에 퀴즈놀이 하던 생각도 난다.
이 네모안에 총 몇개의 네모가 들어있는가?
네모였는지,
세모였는지?
가만히 보니
이런 보도블럭 문양에서도 철학이 느껴진다?
네 안에 나 있고
내 안에 너 있다는 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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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에서부터인지
보도블럭은 사라지고 황토색 흙길로 변해졌다.
보도블럭의 딱딱한 촉감보다
아무래도 흙의 촉감이 더 좋은 듯 ~
걷는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
.
.
이어폰을 통해 흐르는 음악은
장막을 걷어라
너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떠보자
창문을 열어라
춤추는 산들 바람을
한번 또 느껴보자
가벼운 풀밭 위로
나를 걷게 해주세
봄과 새들 소리를
듣고 싶소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줘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접어드는 초저녁
누워 공상에 들어
생각에 도취했소
벽에 작은 창가로
흘러드는 산뜻한
노는 아이들 소리 . .
(이하 중략)
광~야는 넓어요
하늘은 또 푸러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
.
.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
행복의 나라가 어디인 지
그 곳이 유토피아같은
미지의 세상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걷고 있는
한 걸음 한 걸음은
오로지 산티아고를 향해 걷고 있는
단 한가지 목적이라는 것
그 산티아고가 행복의 나라
행복에 대한 해답을 내려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걷는다.
걸어야만 하기에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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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길 가애
찔레꽃들이 가시 사이에 예쁘게도 피어있다.
파란 하늘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오후
찔레꽃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어본다.
'너가 거기 있어 주어서
그냥 좋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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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길은 오른쪽으로 이어지면서
자동차길에서 벗어나게 되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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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두 한국인 부부
그들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자
처음엔 반가워 하더니
곧 바로 호구조사 시작~
@.@
왜 혼자 왔냐고?
어디서 잠은 자냐고?
어디서 사냐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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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로 이어지는 중에
저 멀리 보이는 집들이 있는 곳이
바로 폰세라다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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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포 라는 마을 안내 표시가 보인다.
캄포?
큰 도시에 들어가기 전
항상 작은 마을이 있곤 하였는데
이 캄포라는 곳이 그런 작은 마을인 듯~
마을 안내표지가 단조로운 걸 보니 ~ . . .
 |
마을 길을 들어가며 . . .
적막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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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듯 한 가옥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부러 이렇게 집을 보존한다고 . . .
각 국 나라에서 온 순례자들에게
오래 된 이미지를 전해주기 위해서라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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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으로 보이는
아주 작은 골목길
운치가 가득한
아담한 골목길
그 골목길 안에 햇살이 살짝 비취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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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나에게
다짜고짜 호구 조사를 하던
한국인 부부가 걸어가고 있다.
남자 분은 별 말이 없었는데
여자가 . . . 좀 드센 목소리와 까칠한 말투 . . .
무례하다 싶은
.
.
.
왜 그 여자는
호구조사를 스스럼 없이 하는지?
뿐만 아니라
평소 예의에 대해 관심없이 살아가는건지?
.
.
.
반면에
젊은 한국인들은
참신하고 예의도 있었고
이 길을 걷는 그들만의 이유가 충분히 있었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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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동네길 안으로
거대한 트랙터가 굉음을 내며
들어온다.
어 어 ~~~
어디로 피하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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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길을 빠져 나오자
모터 바가 보인다.
좀 쉬어갈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시간을 지체 하는 게 내키지 않아
그대로 패스 ~
 |
좁은 마을 길을 빠져 나와
좀 더 큰 길을 걷는다.
마을 곳곳에 여름꽃들이 여기저기 예쁘게 피어 있어서
눈길이 저절로 가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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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자주 스쳐가는
한국인 순례자들
두 남자가 오손도손 . . . 무언가 나누는 대화가 정겹게 들리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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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포 마을 끝에서 만난 보라색 엉겅퀴들
사납게 보이지만
그 사나움마저도 탄탄함으로 느껴지는
야무진 들판의 야생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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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찰하는 동안
나의 앞을 걷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버리고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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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어디쯤에서
사람들이 보이기도 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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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판이 있는 자동차길에서
까미노는 다시 마을안으로 인도 되고 . . .
나의 앞에
누군가 혼자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누군지 모를지라도
이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과 위안이 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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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알 수 없는 마을
폐허가 되어버린 집 앞에
예쁘게 피어있는 양귀꽃들
꽃들은 참으로 속절도 없다하더니
그 말이 이 꽃들을 보는 순간
저절로 생각이 난다.
집 주인은 없을지라도
꽃들은 피고지고
또 피고질터이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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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을 지나자
다시 자동차길로 이어지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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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세워진 자동차들이 조금씩 많아지는 걸 보니
폰세라다가 가까워지는 듯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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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진 보도블럭길을 따라 어느 만큼 걸으니
까니노 산티아고 안내판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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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폰세라다 에 다 도착한 줄 알았는데
여기서부터 4.8 킬로를 더 걸어야 한다고?
@.@
 |
걸으라면 걸어야지 . . .
이 길을 걷는 순례자에게
저항이란 허락치 않을 듯 . . .
그저 순종하는 마음으로 다소곳하게
걸어야 하는거야 ~
사거리 길을 건너 광장이 나오고
그 광장 너머로 멋진 다리가 보인다~ !!!!
- 그때 내가 순례자 루트로 걸으라는 지시에 순종하지 않고
지금 다리위로 이어지는 자동차길로 걸었다면
나는 솔직히 덜 고생하였을 듯.....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저 자동차길이 바로 폰세라다 도심으로 이어진 기름길이었는데 . . .^^"
 |
착한 학생처럼
그저 말 잘 듣는 순한 학생처럼
순례자 길을 따라 걷다보니
좁은 길이 나타나고 . . .
 |
그 좁은 길은
작은 터널안으로 이어지고 . . .
 |
그 작은 터널을 통과하니
또 다른 마을로 이어지고 . . .
마을 사람인듯 한 여자가 걸어오는 게 보인다.
사람이 걸어오는 모습이 흔한 풍경이어야 하는데
왜 나에겐 저 걸어오는 현지인 여자가 생소하게 느껴졌는지?
가벼운 차림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녀는 나의 옆을 스쳐간다.
아무런 인사도 없이
.
.
.
 |
길은 계속 오르막
언덕같은 이 오르막길 위에 집이 보인다.
저 집 창문안에서 보는 풍경은 아름다울 것 같다
내가 조금 전 지나왔던 그 멋진 다리도 볼 수 있을 수도
.
.
.
 |
폰페라다라는 도시는 이미 시작 된 듯 . . .
시골이 아닌
도시의 느낌이 나는
양쪽의 집들 사이에 난 길을 계속 걷는다.
 |
끝없이
끝없이
이어지는 좁은 길들
.
.
.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
따사한 오후의 도시의 골목길
그 골목길을 한참 걸으니
눈 앞에 보이는 저 것은?
너무도 익숙한 폰페라다의 상징인
템플기사단의 성?!!!!
이미 가이드북이나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폰페라다의 템플기사단의 성을 보았기에
이 성을 보기위해 기대감이 컸던것도 사실
그 성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다니~ !!!!
순간~
팍팍하게 걸었던 마음에 갑자기 힘이 난다.
 |
템플기사단의 성은
숙소를 정한 후
천천히 다시 보기로 하고 도심안으로 들어간다.
어디에 숙소를 정하지?
.
.
.
여기저기 안내되어 있는 호텔의 표지를 따라가 보다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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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은 카페주인이 운영하였는데
건물은 따로 떨어져 있기에
열쇠를 받고 미로처럼 찾아가는 숙소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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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좁다.
정말 좁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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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 침대하나
그리고 의자하나
테이블 작은 것 하나
샤워장과 화장실
뭐~
하룻밤 머물다 떠나기에
큰 불편은 없는 데 ~
이렇게 비좁은
호스텔 하루 숙박비는
25유로.
 |
이른 아침 아세보 마을에서부터
폰페라다까지 산길과 자동차도로
여러 마을들을 들르면서 열심히 걸었던
오늘 하루의 걸음수는
26059 .
 |
카미노를 걸으며 기대감이 있었던
템플기사단의 심장부안
그 유명한 폰페라다에 도착하며
순례길 32일차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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