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그늘 한점 없는
지독히도 팍팍한 여정이었는데
오늘은 그에 대한 보상이라도 주는 듯
폭신 폭신한
융단처럼 부드럽고
플향이 싱그럽운
아름다운 오솔길을
선물로 주시다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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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단잠을 자고 일어나니
창밖이 푸르스름하게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새로운 하루가 열리는
감격스러운 마음.
감격.....이라는 표현이 다소 과장되게 생각되겠지만
나는
늘 감격스러웠다.
그 이유는 . . .
내가 지금
스페인 낯선 시골마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꿈속에서의 일이 아니라
실제로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이어가고 있다는 현실과
갈수록 몸은 더 가벼워지고
안정되어져 가는
이 여정이 피부로 느껴지기 때문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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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1층 카페에 내려가니
어제 나에게 맛있는 맥주 안주를
내 테이블에까지 놓아주고 갔던 쥔장이
떠나가는 순례자들의 아침식사 주문에 바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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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카페 쥔장이
순례자들에게나
순례길에서
나름 유명인사인 줄은
그때는 몰랐었다.
나중에
모든 여정을 마친 후
집에 돌아와서
산티아고에 관한 책을 읽다가
이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걸
그때서야 알게 되었기에 . . . .
나를 보는 순간
반가운 액션을 취하는 이 멋진 남자의 이름은 캐사르 아사르씨이며
이미 순례의 경험이 수 차례나 되는 순례자 매니아급.,
호스텔 카미노 레알의 주인이며
카페도 같은 운영하는 비지니스 맨이지만
많은 순례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므로
기분 좋게 머물다 떠난다.....라고 .
나의 Tip:
혹시
산타아고 순례여정중에
이 길을 통과할 계획이 있다면
칼사디야 마을의
호스텔 카미노 레알에서 머물기를
추천드립니다.
맛있는 저녁식사도 좋았고
순럐자에 대해
각별한 마음으로 대해주는 카페쥔장이
친절함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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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사 먹는 아침식사라는 게
특별한 메뉴는 아닌
늘 먹던
카페라떼와 구운 빵 4조각
빵 조각 하나 하나를
커피와 함께 맛있게 먹고
방으로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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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어느 부부가 길을 떠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이 두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걸으면서
몇날 며칠을 서로 스쳐 가는 중에
산티아고 후반부에서는
저절로 서로가 누군가를 알게 되고
사과 하나를 나눠 먹는 인연이 되어갔던 . . .?
가끔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우연이었는데
그저 우연이었는데
한번 스쳐간 사람들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나고
그러다가
마치 오랜 친구처럼 편안한 마음이 되기도 하는 일들이
이 길위에서 여러번 겪었기에
그 우연속에
섭리가 무엇일까?
하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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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도
떠날 준비를 완료 하고
호스텔 영수증 뒷면에
기록을 위해
오늘의 날짜를 적는다.
늘 하였던 것 처럼. . .
오늘은
사아군....이라는
제법 규모가 큰 마을까지
걷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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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쉼을 가졌던
카미노 레알 제일 구석진 방
나는 숙소의 이불은 사용하지 않고
지난 번 로그로뇨에서 구입한
아기담요처럼 작은 사이즈의 담요를 덮고 잔다.
침대 위에는
숙소에서 제공하는 큰 타올을 깔고서 . . .
혹시나
베드벅에 물릴까 하는 불안감에
조심해야 하기에 . . .
.
.
.
 |
계단위에서 내려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배낭이나 트렁크를
택시나 다른 교통수단으로 그들의 다음 목적지까지 옮겨주길 위하여
맡겨 놓은 모습들
가방 하나에 5유로에 목적지까지 배달되는데
가끔...아주 가끔
배달사고가 난다고,,,,,,도 한다.
혹은
엉뚱한 장소에 Drop 해 놓기도 해서
자신들의 짐을 찾기까지 우여곡절도 많다는
택시 배달 서비스.
난 그러한 일에 스트레스 받고
신경쓰이는 게 싫기도 하거니와
나의 배낭은 내의 몸의 일부라는 생각에
택시택배 같은 건 처음부터 이용할 마음은 없었다.
 |
어제 오후엔
많은 순례자들로 붐비었던 의자엔
이젠 아무도 아니 보이고 . . .
눈 앞에
어느 집 담벼락에
노랑 화살표가 크게 그려져 있기에
화살표 방향을 따라
길을 나선다.
 |
칼사디야 마을의 어느 집 현관 벽위에 세워진
석조 모습을 보며 . . .
스페인 시골의 느낌이
한국 시골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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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E
MAYOR
마을의 중앙의 길이라는
사인표시
마을마다
이런 사인을 계속 보다보니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더라고.....?
 |
그 사인 표시 옆에
로즈마리꽃이 싱싱하게 피어져 있다?
로즈마리 향은
왜 이리 진하고 좋은겐지 . . .
꽃향을 맡기 위해
고개 숙여 코를 대어 보기도 하고 . . .
혼자 걷는 이 자유로움에
이미 많은 사람들은 마을을 빠져 나갔슴에도
나는 마을을 벗어나지도 못한 채
자꾸 서성이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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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은 이미
동창에 한참전에 밝았고
거리는 더욱 밝디 밝은 태양빛으로 환하게 되었지만
어느 집 담벼락에 적혀있는
스페인 풍의 무늬와
그 집 쥔장의 이름을 읽느라
또 서성인다.
참으로 싱거운 멈춤이고 시선이라 생각될 지 모르겠지만
나는 절대 급하지 않고
절대 쫒기지도 않고
절대 간섭 받을 일도 없으니
.
.
.
 |
소나무 기둥 중간쯤에
노랑 화살표가 눈에 들어온다.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야지 ~
.
.
 |
이제 마을을 빠져 나가는 건가 보다~
칼사디야 마을을 들어올 때는
허허 벌판에 나무 그림자도 거의 없었는데
나가는 길은
분위기가 다르다?
 |
아침에 만나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
모두 다 사랑이라고
꽃들마저도
다 사랑스럽게 보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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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이 있는 하늘
그리고 . . . 평야
그림같아
.
.
.
 |
흙 길
흙 냄 새
흙 향
아침이기에
이 흙길이
포근 하게 느껴지는 건지도~
 |
마을을 벗어나니
길은 바로 자동차 길과 함께 걷게 되고 . . .
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있기에
조심 조심
걷는다.
 |
케사 강
이라는 사인 표시
 |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강물
색상이 아주 강한 푸른 빛
물살이 아주 천천히 흐른다.
 |
그 다리를 건너면
잠시 후
두 갈래 길이 나오고
순례자 길은
왼쪽으로 가라는 노랑 화살표 표시에
도로길이 아닌
사람 다니는 길로 방향을 바꾼다.
 |
센다 길
메세타 평원에는
센다 길이라는 표시가 계속 나온다.
자동차와 같이 걷는다는 의미인 듯?
 |
도로 건너편에 보이는
큰 나무 두 그루
산 밑 의
집 몇 . . .
평 화 만
존 재 하 는 것 같 은
세 상
.
.
.
 |
느 만큼 걸으니
큰 비석이 나타난다.
그 비석에는 길 이름들이 적혀 있었는데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저 노랑 화살표에만 의지하여
걸어간다.
조금 걷다가
아무래도 비석에 새겨진
지도가 끌린다?
바위에 글자를 새기고
길을 새기고
아주 오래 전
이 길을 걷는 순례자들을 위한 MAP 이 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순간
숙연한 마음.
창세기에 나오는
십계명도 돌판에 새겼다고 하였는데. . .?
돌판에 새겨진
순례자를 위한 지도를 본 후
묘한 마음으로
다시 길을 걷는다.
 |
조용한 오솔길
싱그럽고 맑은 공기
코 끝으로 스쳐가는
시골 특유의 기분 좋은 향기들 . . .
거인처럼 거대한 키의
젠틀맨 순례자가
스틱은 아예 자신의 배낭에 매달고
뚜벅뚜벅 내 앞을 스쳐 걸어간다.
그 남자 옆으로
계속 위로 올라가라는
친절한 노랑 화살표가 보이고 . . .
 |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나는 모른다.
손에 분명히 손목시계를 찼지만
나는 시계를 보지를 않았다.
시간을 볼 필요도 없었고
시간에 얽매이는 게 싫었기도 하였고 . . .
그러면서도
시계를 차고 있다는
아이러니?
@.@
잔잔한 오솔길은
조금씩 끝이 나고
도로와 가깝게
평행선처럼 같이 걷게 되고 . . .
 |
그러다
다시 도로와 간격이 나오기도 하고 . . .
길가에
이름 모를 분홍색 야생화가 피어있다.
저 분홍색 꽃을 처음 본 건
비아나 마을에서 로그로뇨 가는
시골길에서 였는데 . . .
그 때
한국에서 온 부부가
서로 말 다툼 하고
남편되는 사람이 혼자서 뒤에 천천히 걸어갈 때
저 분홍색 나무 밑을 걸어가는 남자의 어깨가
많이 쳐져서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저 분홍색 꽃이
여기에도 피어 있다니?
문득
그때 그 한국인 부부들은
무사히 어디까지 걷고 있을까?
아니면
남편되는 분의 다리 통증으로
중간에 돌아가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간다.
 |
밀밭이 가득한 벌판 한 쪽에
녹슨 큰 대형 십자가가 보인다.
 |
참새를 쫒는 허수아비같은 모습으로
서 있는 십자가
멀리서 보는 녹이 슨 십지가.....
십자가의 모습은
늘 숭고하게 보여진다.
 |
십자가의 밀밭을 지나니
시원한 들판이 펼쳐진다.
가을 서리가 내려 앉은 것 같은
벌판의 모습속에
푸른 야채들 모습이 싱그럽게 느껴진다.
저 채소들 중에
연한 잎파리로
된장 쌈을 먹어보았으면 . . .?
 |
다른 땅에서는
자갈들이 가득하기도 하고 . . .
푸른 야채가 있는 땅
혹은
매마른 자갈들이 가득한 땅
내가 그동안 걸어 온 길 중에도
싱그러운 길이 있고
메마르고 힘든 길이 있듯
허허스러운 벌판에도
각자의 운명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 . .
 |
어느 들판에서
농부가 큰 굉음소리를 내며
트랙터를 운전하고 있다.
아침 햇살 사이로
흙먼지 보이지만
이 아침이
찬란하게 느껴진다.
트랙터를 운전하는 농부는 노동을 하고
나는 걷는 일을 한다.
주어진 하루 라는 시간속에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은 움직이고
.
.
.
 |
얼마큼 걷다가
심호흡을 하며 . . .
블루와 그린의 세상
마음이 다......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
 |
울창한 나무를 보며
한 발 한 발
걷는다.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
.
.
 |
센다길
조용한 도로엔
자전거 순례자가 홀로이 달리고 . . .
 |
조용하고
평화로운 오솔길로 걸으며
풀 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예쁜 꽃들과 눈인사 하기 바쁘다.
양귀비 종류 꽃 같은데
꽃잎속 모습이 특이해~
 |
샛노랑 꽃들의 향연도 감상하고 . . .
 |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라벤다 꽃 무더기에 코를 가까이 대어 보기도 하고 ~
'' 스페인 시골의 라벤다는 향이 유난히
진하군~~~'
하면서 ~
^.^
 |
이름 모를 잡초들 속에
또 다른 프렌치 라벤다 꽃들에게도
시선을 보내며 . . .
 |
여전히
붉디 붉은 빛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양귀비꽃들의 합창에도
화답을 하며 . . .
 |
이 아침에 만나는 꽃들을 보며
세상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디.
내 마음속에 사랑의 바이러스가
계속 퍼지는 것 같은
아름다운 착각을 하며
.
.
.
 |
내가
꽃들과 해찰을 하는 사이
여성 순례자 두 사람이
스쳐 지나간다.
헉헉....하면서 ~
그들은 왜 빨리 걷는걸까?
사박 사박
천천히 걸으면
헉헉.....하지
않아도 될텐데~
 |
뿌리가 뽑혀져 있는
순례자 비석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누가 일부러 그렇게 할 리는 없을텐데
어떻게 가만히 서 있는 비석이
뽑혀진거지?
@.@
 |
자갈길이 있는
오르막길을 오르면서
뒤돌아 본 길
자동차길과 나란히....나란히.....
사람들이
아무도
없.....?
 |
나의 앞을 스쳐 지나가던
여성 순례자 두 사람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오르막 길은
힘이 들지만
아직은 괜찮다.
지금은 아침시간이니까 ~
^.^
 |
계속 반드시 걷던 길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지그재그 코너를 돌면서 이어져 간다.
누군가
길 위에 돌들을 모아
무슨 메세지를 그린 듯?
그런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인지
돌멩이들이 흩어져 가는 모습
단조로운 길에
이런 모습을 보면
뭐지? 하는 마음에
색다른 기분이 되기도 하고~
 |
큰 길에서 아주 작은 오솔길로 다시 바꾸어 걷는다.
사람의 마음인지
아니면 나만의 개인적인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난 작은 오솔길이 더 끌린다.
사박 사박
흙향과 함께 걷는 게~
저 멀리에
큰 안내표지가 보이고
마을이 보인다.
 |
오솔길이 끝나고
순례자 비석이 나오고
큰 도로길을 건너에 마을이 보인다.
마을에 들어가면
좀 쉬었다 가야지~
순례길 23일차
칼사디야에서 레디고스 마을까지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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