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우리말을 캐러 다니는 우리말 심마니입니다.
산에 오르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네요!
판데믹이라 집에만 있다보니, 숨통 확 트일 수 있게 산에 오르고 싶으신 분들 많으시죠?
그래서 오늘은 산에 가면 들리는 '메아리' 이야기를 해보려고요~.
메아리
이건 순우리말입니다.
한자어가 아니지요.
메<==============산
다들 '메'는 '산'의 순우리말입니다.
뫼----------->메
그래서 '메아리'의 이전 형태는 '뫼아리'라고 합니다.
메아리<==========뫼아리
그럼 '아리'는 무슨 뜻일까요?
'메아리'의 어원을 놓고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요,
그 중 '아리'를 '소리'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메아리<======('ㅅ' 탈락)======뫼사리
'사리'는 '소리'란 옛말이라
뫼+사리============산소리
즉, '메아리'를 '산소리'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이 외에,
메아리=======메 + 앓이
산이 '아프다'는 뜻으로 보는 견해도 있고요(금성사판 국어대사전)
그런데 이는 모두 민간어원설에 가깝고
언어학자인 고종석은 [랑의 말, 말들의 사랑]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메아리’는, 어원적으로, ‘뫼(山)’와 ‘살(生)’에 접미사 ‘이’가 덧붙은 말이다. ‘뫼살이’ 곧 산에 사는 무언가가 바로 메아리다. 중세어 문헌에 ‘뫼살이’라는 형태가 곧이곧대로 드러나 있진 않다. 둘째 음절 첫 소리 ‘ㅅ’은 반치음으로 변해 있거나, 현대한국어에서처럼 탈락돼 있다. 또 둘째 음절 마지막 소리 ‘ㄹ’은 셋째 음절 첫 소리로 넘어가 있다. 소위 연철(連綴: 이어쓰기)이다(<월인석보>, <두시언해> 등). 그래도, 훈련된 국어학자라면, ‘메아리’의 마지막 두 음절 ‘아리’가 ‘살이(生)’의 변형임을 어렵지 않게 알아챌 것이다. 국어학자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뫼살이’의 ‘살이’(‘사리’)에서 ‘소리’를 떠올릴 수도 있을 테다. 메아리는 결국 산에서 나는 소리니까. 민중어원은 고답적 어원학보다 늘 더 발랄하다. 민중의 상상력이 역사언어학자의 상상력보다 더 발랄하다는 뜻이겠지.]
어떤 설명이 가장 정확한 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산소리'도 예쁘네요~.
그런데 고종석님이 말씀하싲 '산에 사는 무언가'라는 의미가 참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내는 소리에 대한 '반향어'가 아니라 원래 산에 살고 있는 소리가 우리를 찾아온다는 것 같아서요.
산에서 살고 있는 무엇.
메아리.
그 무엇을 만나러 가고 싶은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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