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정보가 유효하지 않습니다.
보안을위해 재로그인해주십시오.

나홀로 떠나는 배낭여행

따뜻한 햇살아래 남프랑스 여행: 프로방스의 중세마을과 꼬다쥐 해변 moonhee kang (mhkg1) 2018-12-12  09:51:49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나에게 불필요한 것들, 불필요한 생각들, 그리고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을 최대한 줄이는 삶의 선택으로 방향을 잡고 살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특히 친구관계나 대인 관계에서, 과거에는 좋든 싫든 어떤 그룹에라도 끼어, 불필요한 말들 혹은 그저 시간때우는 의미없는 대화라도 그렇게 인연을 맺어가는 것에 연연했었더라면, 이제는 의미없는 반복된 시간들과 만남에 나를 방치하고 싶지 않아 외로움을 감수하고라도 관계와 만남들을 정리하게 됩니다. 

진심으로 자신의 삶을 보여주며 위로를 나눌 수 있는 친구, 큰 주제가 아니더라도 평범한 대화속에서도 서로 인사이트insight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 그냥 그녀의 힘든 얘기를 들어만주더라도 위안을 받고 고마와 할 수 있다면 이미 주고 받는 것을 따지지 않는 마음통하는 사이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에게 남아 있는 혹은 제가 ‘선택한 ‘ 친구들 그룹이 그렇게 많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면에서 저와 한살 차이 나는 여동생은 성격도, 좋아하는 취미나 취향도 많이 다르지만, 서로 의지하는 친구같은 존재입니다. 미국의 주립대학 카운싱센터에서 psychologist로 오랫동안 일해온 동생과 대화를 하다보면 특히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가고 이해하는 것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둘다 와인을 좋아하여 와인 한병을 놓고 가족얘기, 내 얘기, 지나온 세월을 얘기할 때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떱니다. 그래서, 제 여행에 끼워주는(?) 몇 안되는 친구에 속하게 되었습니다(단지, 동생의 체력이 저와는 차이가 많이나 힘든 트레킹위주의 여행은 함께 할 수 없답니다).

이번 저의 79일간의 긴 유랑의 첫 시작을 남프랑스에서 동생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나름 테마를 “중세마을 골목 카페에서 와인과 수다로 함께 하는 여행”으로 잡고 루트와 계획을 잡았습니다. 저에게는 이번이 두번째의 방문이지만, 동생에게는 니스를 제외하곤 특히 프로방스Provence 지역은 처음 방문이어서, 작지만 무척 아름다운 중세마을들을 소개해 주고 싶었고, 또한 남프랑스 꼬다쥐 Côte d'Azur의 푸르디 푸른 지중해 해안 풍경과 햇살을 함께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5월 말은 아쉽게도 프로방스의 라벤더 시기(6월 말에서 7월 초)가 아니라 아쉬움이 많았지만, 더운 남프랑스의 날씨를 피할 수 있어서(그래도 더웠음) 여행하기에는 좋은 계절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남프랑스 루트는 5-7일 정도자동차로 여행하면서 프로방스와 남프랑스 지중해 해안을 모두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미씨님들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여행한다면 가장 추천하는 루트입니다(만약 보라색 찬란한 라벤더 들판을 만날 수 있는 시기에 이곳을 여행한다면 조금 다른 루트가 될 것입니다).

루트 맵

(Day1) 니스-> 생폴 드 방스 St Paul de Vence 와 방스Vence 
(D2) 베르동 협곡Verdon Gorge/ 생크루와 호수Lake of Sainte-Croix -> 무스티에 생트마리Moustiers-Sainte-Marie -> 고르드Gordes 
(D3) 고르드 근교 마을루씨옹 Roussilon, 루마랭Loumarin, 릴쉬르라소르그 L'lsle sur la Sorgue 
(D4) 레보 드 프로방스Les Baux de Provence -> 아를Arles -> 퐁듀 가드Pont du Gard -> 아비뇽
(D5)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 -> 칸Cannes -> 앙티브Antibes -> 니스/에즈 Èze

*차는 니스공항에서 픽업(렌트)하여 다시 리턴
*프로방스에서는 구불거리는 산속길과 좁은 시골길을 운전해야 함


첫날, 공항에 도착하여 차를 픽업한 후 니스 관광을 마지막 날로 미루고 곧장
생폴드방스로 향합니다. 샤갈이 이곳에 머물며 마을 조성을 도우며 작품활동을 하여 샤갈의 흔적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세시대의 느낌 그대로 잘 보존 된 골목골목의 예쁜 상점들과 갤러리들을 구경하며 사진으로 담아내는 재미가 큽니다. 
우리가 묵은 숙소가 마을 전체를 바라보는 멋진 뷰를 가진 게스트하우스여서 밤에 돌계단에 앉아 차마시며 마을 야경을 바라보며 동생과 수다를 떨 수 있어서 첫날부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생폴 드 방스 마을 전체가 보이는 뷰 포인트에서

샤갈의 무덤을 찾아/마을 구경/숙소에서 바라보는 마을 야경


다음날, 조금 먼 거리를 운전하여 베르동 계곡으로 출발합니다. 절벽 아래로 옥색으로 흐르는 계곡물이 장관을 이룬다고 하는데, 비까지 와서 흐린 시야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데다, 잘 보이지도 않는 깊은 협곡아래 흐르는 옥색 강물은 기대만큼 장대하지도 않아 실망이 컸습니다(맑은 날 강따라 카약 혹은 보트와 함께 보이는 경치는 아마 더 멋지리라 생각됩니다)

비오는 날의 베르동 계곡

맑은 날의 생트크루와 호수(구글이미지 펌)


베르동협곡을 지나면 요즘 프로방스지역에서 가장 핫한 관광지로 떠오르는 무스티에 생트마리 마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협곡속 큰 암벽사이에 숨어(?) 있는 운치있는 자그마한 마을인 무스티에 생트마리에선 계곡(암벽)에서 뿜어져 나오는 평안한 기를 찾아, 그리고 암벽사이에 걸려 있는 작은 별을 찾아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까지 방문합니다

바위협곡속 무스띠에 생뜨마리 마을


이 곳 평화로운 무스티에 생트마리에서 하루 묵어도 좋을 것이나, 우리는 고르드의 멋진 숙소를 힘들게 찾아 예약을 해 두었기 때문에 다시 운전을 하여 고르드로 갑니다. 
몇년전 배낭여행으로 방문하였을때 잠시 스쳐지나가야 해서 무척이나 아쉬웠었는데 이번에는 아얘 이틀동안 이 곳 고르드에서 프로방스 스타일의 농장인 b&b 에 묵으면서 근처 중세마을들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고르드전경이 보이는 뷰포인트에서/프로방스풍의 숙소/프로방스의 맛집을 찾아


고르드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루씨옹은 붉은색 점토 절벽과 황토색 채석이 어우러진 독특한 색감을 가진 마을입니다. 붉은색과 노란색, 갈색의 사암건물들이 파란 하늘색과 함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특히 저처럼 색감에 민감하고 색의 대비를 무척 좋아하는(특히 사진에 담아낼때) 성격은 두번째 방문임에도 마을 탐험이 그저 행복하기만 합니다

루씨옹의 다양한 색감에 취해


까뮈의 발자취와 그의 묘를 찾아 고르드에서 루르말랭까지 가는 길은 좁고 깊은 산속길을 오르락 내리락 힘들게 운전해야 합니다. 루르말랭이 원체 작은 마을인데다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인지 유일한 동양관광객인 우리는 마을 광장에서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킵니다
간신히 찾아낸 묘지에서 처음에 우리는 그의 부인의 묘가 까뮈의 묘인지 알고 열심히 사진을 찍습니다. 나중에 다른 관광객이 그 옆 아주 작은 돌비석에서 사진찍는 걸 보고 그제야 그의 묘에 놓여있는 관광객들이 놓고간 수많은 펜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까뮈의 묘를 찾아/ 루르말랭 광장에서 와인과 수다로

프로방스는 붉은 양귀비꽃들로 가득


다음날은 아침부터 비가 추슬추슬 내리기 시작하여 여기저기 운전하며 돌아다니기도 부담스러워, 곧장 레 보 드 프로방스로 가서 빛의 채석장(Musée "Cathédrale d'Images")을 관람하였습니다.
빛의 채석장은 기존의 채석장을 이용해서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벽에 프로젝터로 영상을 쏘아 감상하는 형식인데, 올해는 피카소의 작품을 상영하고 있었습니다

빛의 채석장


다음은 30분 운전하여 고흐의 도시 아를로 향했습니다.
고흐가 이 곳 아를에 머무는 동안 마을을 배경으로 많은 작품을 탄생시켰지만, 정작 이곳에 고흐의 작품이 남아 있는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단지 고흐를 사랑하는 관광객들이 그의 작품속 배경을 만나고 싶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고, 또한 중세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된 곳중의 하나여서 어디를 가나 수많은 관광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상업적으로 변한 듯한 아를에서 고흐의 작품속 그 느낌은 만날 수 없었고, 단지 중세시대의 느낌을 잘 간직한 골목들과 유적들 속에서 그나마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고흐가 감동했던 아를의 색채는 아마 뜨거운 여름 파란 하늘아래서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중세의 흔적을 찾아/ 고흐의 발자취를 찾아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 와 '별이 빛나는 밤' (구글 이미지 출처)



다시 50분을 운전하여 아비뇽으로...
몇년전 아비뇽을 찾았을때 교황청 뒷골목의 성벽속 거리를 거닐면서, ‘아, 이게 진짜 중세시대의 느낌이구나’를 처음으로 맛봤던 곳입니다. 
동생과 함께 찾은 이번 방문에서도 그 느낌, 그때의 추억이 함께 떠오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비뇽 교황청: 14세기 교황이 거처를 이곳으로 옮기면서 70년간 중세 교회의 중심지 역할을 함



아비뇽을 떠나 칸느를 거쳐 앙티브로 가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너무나 아름다운 지중해의 에메랄드 물빛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특히 앙티브의 피카소 뮤지엄을 배경으로 빛나는 해변의 정취는 두번째의 방문에서도 실망을 주지 않습니다. 너무 햇살이 강해 물속에 들어갈 엄두를 못내고 발만 담그고 온 것이 지금도 후회가 됩니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위에 떠있는 요트들과 함께 반짝이는 물빛, 그리고 뜨거운 햇살까지 모두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앙티브마을이 보이는 해변에서


꼬다쥐의 잊을 수 없는 바다색



5일동안의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인상파 화가들이 머물며 그들의 작품속에 담아내고자 했던 프로방스 특유의 아름다운 마을들과 들판의 풍요로움을 잠시 느껴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지만, 무엇보다 마음맞는 동생과 함께 시골 골목길 운치있는 레스토랑에 앉아 와인 한잔으로 수다를 떨 수 있었던 소중한 추억 또한 함께한 여행의 즐거움으로 남아있습니다

따뜻한 햇살아래, 붉은 양귀비꽃으로, 보라색 라벤더 향기로, 타오르는 노란 해바라기와 함께, 돌벽사이  중세 골목길의 정취와 함께, 그리고 푸르디 푸른 지중해의 물결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혹은 함께 웃을 수 있는 수다를 나눌 친구와, 또한 혼자서의 낭만을 찾아서도 어느 하나 부족할 것이 없는 남프랑스로 멋진 추억을 만들기위해 미시님들도 훌쩍 떠날 계획을 세워보기를 추천해봅니다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