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혼자, 그것도 일반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배낭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마음먹기 쉽지 않은 결정일 것입니다. 더군다나 여행이 여유롭기위해 조금 긴 일정을 잡게 된다면 체력적인 부분이나 혹은 외로울 수 있는 여지가(그리고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날수 있는 확률도) 더 많아 질테니 두려움은 더 커질 것이고 그러다보면 그냥 패키지여행으로 낙찰(!)을 보게 됩니다(사실, 전 한번도 패키지여행을 해본적이 없어 그 장단점을 경험적으로 말할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나홀로 여행은 누구도 강요할 수 없는 그저 나만의 선택이고 모험(!)입니다. 하지만, 홀로 떠나는 배낭여행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사람은 많으나, 한번만 하고 끝나는 여행자는 없다라는 말에 공감이 가는 것은 저의 경험적 사실입니다.

저도 막내아들이 대학에 들어간후 바로 맘 크게 먹고 한달동안 유럽을 진정 배낭하나 메고 기차로, 시골버스로, 페리로, 그리고 심지어는 히치하이킹까지 하며 나홀로 돌아다닐 수 있었던 것은,  사전에 정보를 모으는 과정에서 나보다 앞서 여행한 분들(특히 한국의 여행 블로거들)의 팁과 경험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서 그 두려움을 없앨수 있었기때문입니다.

한달동안의 긴 여행과 잦은 이동을 위해 우선 짐을 가볍게(유럽안에서 저가항공 이용시 짐 부치는 값도 줄일겸) 어깨에 메는 가방 하나로, 그리고 여행 루트 선택도 대도시보다는 조용하고 자연친화적인 역사깊은 소도시위주로 결정했습니다.

1. 한달 배낭여행 루트
이탈리아 북부, 투스카니, 로마와 남부아씨시Assisi에서 페리타고
크로아티아로 이동 스플릿, 두브로브닉
저가항공이용하여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동
비엔나-잘츠부르크-잘츠 캄머 굿-할슈타트-체스키 크롬로프-프라하에서 아웃 입니다.

이중 이번 포스팅에서는 동유럽중심으로 먼저 다루겠습니다.
비엔나-잘츠부르크-잘츠 캄머 굿-할슈타트-체스키 크롬로프-프라하

2. 이동
-저가항공이지젯easy jet, 라이언에어ryan air, 부엘링vueling등
유럽에는 기차노선Eurorail이 잘 되어있어 이동시 가장 선호되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이동구간이 길고 부쳐야할 수화물이 없다면 단연 저가항공을 추천합니다.
당시 저는 로마에서 비엔나까지 이지젯으로 43유로로 갈수 있었습니다.
-비엔나에서 잘츠부르크 기차OBB/West Bahn
-잘츠부르크-할슈타트 구간: 150번 버스-바이슐트에서 기차-페리
-할슈타트-체스키 크롬로프 구간: bean shuttle,sebastian shuttle, ck shuttle
-체스키 크롬로프-프라하 구간: 빈셔틀, 스튜던트 에이전시(버스)

*빈셔틀Bean Shuttle이용방법 http://m.blog.naver.com/honey_days/40182992870

3. 여행기및 도시소개

뜨거웠던 태양과 짙푸른 아드리해의 크로아티아, 그리고 다시 낭만의 이탈리아 남부여행까지 마치고 저가항공인 이지젯으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로 이동합니다.

4일동안 이곳에 머물며 그라벤거리의 카페에 앉아 우아한 건축물들과 조각품들에 둘러싸인 거리의 운치를 느끼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냅니다(이런 시간이야말로 나홀로 여행을 의미있게 하는 순간들입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부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건축물과 왕궁들은 이곳 비엔나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음악과 예술의 도시의 명성에 맞게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적수준의 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었던 추억은 나만의 즐거움을 위한 투자였었습니다.
*Wien/Vienna(2017년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힘)프리 워킹투어, Graben거리 , Belvedere 상궁(클림트의 "키스"), 쉔브룬궁전Shonbrunn, 음악가들의 묘지
*오페라관람공연 두시간전에 줄서서 스텐딩 표를 €3-4구할수 있습니다. 
http://naver.me/5wnNjOXQ

비엔나에서 일년쯤 살아보고 싶다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기차를 타고 잘츠부르크로 떠납니다. 언덕위 호엔 잘츠부르크성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지구의 낭만적 거리와 마리아가 되기를 한번쯤 꿈꾸어 보았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이기도 한 미라벨 정원에서 마음껏 시간을 보내봅니다.
무엇보다도 저녁 해질무렵 언덕위에서 바라본 잘자흐강에 둘러싸인 구시가지와 종탑들의 운치있는 그림같은 배경은 나만의 힐링스팟으로 기억에 남겨둡니다.

*Salzburg 호헨 짤츠부르크 성, 게트라이드 거리, 모차르트생가, 마라벨 정원, 대성당 잘츠캄머굿, 사운드 오브 뮤직 당일 투어

잘츠부르크에서 당일 투어로 산과 76개의 호수로 이뤄진 호수 지대인 잘츠캄머굿Salzkammergut 버스투어에 참여할수 있습니다. 배낭여행자로서는 이 넓은 지역을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하루동안 잘츠캄머굿의 많은 호수와 산들을 크루즈포함 가이드받으며 둘러볼수 있으니 행복한(!) 선택이었습니다.

이제 잘츠캄머굿의 진주라 불리는 작지만 평화로운 마을인 할슈타트Hallstadt로 이동합니다. 유독 한국여행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라서인지 마을이 작기도 하지만 어디를 가도 한국말을 쉽게 들을수가 있어 신기하기도 합니다. 간신히 잡은 게스트하우스가 호수 안쪽이라서 숙소에서 빌려준 자전거로 호수를 한바퀴돌며 오히려 낭만을 즐길수 있었습니다. 
관광객들을 피해 밤 느즈막히 저녁 달비친 호반을 감상하러 나왔습니다. 하늘에 있는지 호수 속에 있는지 모를 둥근 달의 정취는 조용한 밤기운과 함께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줍니다.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포커스하는 진정한 힐링의 시간입니다. 

*마을이 작아 숙박시설이 많이 부족하기때문에 사전에 예약을 해 놓아야 합니다

할슈타트에서 체코의 체스키 크롬로프를 반나절 둘러보고 곧장 프라하로 이동하는 루트를 위해 선택한 이동수단은 빈셔틀Bean Shuttle입니다. 도어 투 도어 서비스로 할슈타트의 숙소에서 픽업을 받아 체스키에서 각자 자유시간을 갖고 오후에 다시 프라하 숙소까지 데려다주는 셔틀(승합차) 서비스입니다.
체스키 크롬로프Česky Krumlov는 작은 마을에 고딕, 르네상스, 그리고 바로크양식이 모두 어우러진 마을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동화속 같은 마을입니다. 짧은 시간에 마을을 다 둘러봐야 하기때문에 두시간 역사지구 팁투어에 조인하여 설명을 들으며 걸어서 마을을 둘러봅니다. 투어후 체스키성으로 올라가 블타바Vltava 강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 전체를 조망합니다. 이제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과 마을 지붕들의 오렌지색과의 조화는 사진으로는 담아낼수 없는 풍경이기에 이 짧은 시간이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하루쯤 머물며 볼타강 위로 노을지는 마법같은 풍경을 담아내고픈 마음을 뒤로하고 프라하로 다시 출발합니다.

프라하! 

한달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이자 모든 마음을 다 주었던(!) 아니 내 마음속에 있던 나도 몰랐던 응어리들을 다 쓰다듬어 주었던 프라하였습니다.
비타성당안의 무차Mucha의 스테인 글라스작품,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고 도서관의 천장화와 고서들의 냄새, 까를교 위의 조각에 손을대고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뭔지 모를 울컥함에 잠시 나를 방치해야만 했던 시간들, 그리고 야경과 구름낀 사이로 보여지는 엄청난 보름달의 분위기에 취해 하염없이 걸었던 그 모든 순간 순간들은 잊을 수 없는 제 인생의 한 페이지였습니다
여행은 곧 나도 모르게 나를 치유하는 힐링이 될 수 밖에 없는 힘이 있습니다
이렇게 프라하의 마지막 밤이 깊어 갔습니다.

*Prague/Praha 구시가광장, 천문시계, 카를교, 프라하성, 비타대성당, 스트라호프 수도원, 루돌피움 공연관람,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