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동생과 함께 플로리다 여행중 "리틀 하바나" 거리를 방문하다 그곳 커뮤너티 극장에 걸려 있는 다이안 레인 주연의 "Paris Can Wait" 포스터에 끌려 바로 들어가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다이안 레인의 팬이기기도 하지만, 영화 포스터에 보여지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들에 대한 저의 추억도 있었고, 여행의 어떤 여정들이 담겨져 있을까하는 호기심에 시간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한국에서는 얼마전에야(8월3일) 개봉).

잘 나가는 영화제작자인 남편 마이클은 자신의 일에만 관심이 있지 부인인 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없습니다. 칸 여행중 앤의 컨디션이 좋지 않자 동료인 자크가 앤을 자동차로 파리로 데려다 주기로 하고 마이클은 전용기로 부다페스트 미팅을 위해 떠나게 됩니다.
이렇게 자크와 앤은 파리로의 자동차 여정을 떠나게 되는데, 파리까지 하루면 가는 거리를 자크는 여기저기 들리며 프랑스의 낭만적인(?) 시닉뷰와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들려 음식과 와인을 소개 시키며 막힌 앤의 일상에 몰랐던 여유와 즐거움을 느끼게 해줍니다(물론 이성적인 관심도 포함해서^^).

오로지 이 여정의 목표는 파리로 가기만 하면 된다는 앤의 상식적인(?) 틀(아마 그녀의 일상도 늘 남편이라는 틀속에 살고 있듯이)이 프랑스인 자크의 상반된 자유로움을 만나면서,  "자신"이 무엇에 "행복"해 하고 "즐거워"하는지를 돌아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와인을 곁들인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자크는 앤에게 난데없이 묻습니다. “행복해요?” 앤은 대답합니다. “결혼은 괜찮아요.” 자크는 되묻습니다. “그걸 물은게 아니라 행복하냐고요.”

앤의 사진찍는 취미는 남편의 관심 밖의 일입니다. 그녀의 삶은 그저 남편과 딸을 챙겨주는 것에 포커스 되어있습니다. 이 뜻밖의 여행이 그녀의 사진찍는 취미에 즐거움을 가져다 주게 되고, 함께한 자크는 그녀가 무엇에 즐거움을 찾는지 포착해줍니다. 

처음부터 "파리엔 언제 도착해요?"라는 앤의 물음은 이렇게 해서 프랑스 식사의 낭만을 즐기기도 하고, 오래된 로마의 수로식 다리에서 뷰를 즐기기도 하고 자동차가 고장난 김에 길가 호수에서 피크닉을 즐길줄 아는 여행의 낭만속으로 빠져 들게 됩니다.

저에게는 이 영화의 앤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년의 남녀가 어떻게 그들의 사랑을 마무리하느냐는 관심밖의 일입니다.
과연 우리 아줌마들을 대변하는 앤의 일상이, 프랑스 남부의 아름다운 뷰와 낭만적인 문화를 만나 자신을 조금이라도 오픈해가며 행복함을 찾아가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도(비록 여행이 끝나고 같은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할지라도) 목을 축일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이렇게 나의 행복, 나의 즐거움을 발견해 가는 과정입니다.
빨리 파리로 가야한다는 식의 어떤 목적을 두고 여기 찍고 저기 찍고 하는 분주한 과정이 아니라,
여행중 내가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 것들을 여유롭게 즐기고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일상의 바쁜 생활속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내 자신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아름다운 프랑스 남동부 지역의 그림 같은 경치와 오감을 만족시키는 맛있는 음식과 와인 셀렉션과 함께 하는 영화의 재미와 함께 나의 여행 여정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