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전부터 시작된 허리통이 심해져 일주일이 넘도록 침대에 누워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운동은 하지않고 종일 앉아서 리서치하는 시간만 길어지면서 엉치뼈 부근에 뻐근한 프레셔로 시작한것이 이젠 아래위로 옮겨 다니며 괴롭힌다.
X-Rey와 MRI를 찍어봐도 딥티슈의 문제라며 별다른 치료법도 주지 않아서 고스란히 견디고 있는중인데, 정상적인 생활을 못한지 열흘이 넘어가고, 허리를 움직이지 않으려 다른 부위에 안감 힘을 주다보니 여기 저기 근육통까지 더해져 참 우울하다.
나를 사랑해서 목숨이라도 바칠것 같았던 남편도, 스윗하기 그지없던 아들도 내 고통을 진심으로 들여다 보지 않음에 서러움까지 몰려 온다.

그러다 문득 김은숙 작가가 ‘미스터 선샤인’에서 “우리 모두는 어차피 저마다 각자의 길을 걷는다” (정확하진 않으나 이 비슷한 의미로 기억한다) 라는 유진의 대사가 생각난다. 가족의 인연으로 묶였어도 결국은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을 살고, 각자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으로 걸어가기 마련이다.
떠나기 싫어하는 남편과 떠나고 싶어하는 나는 같은 길을 갈 수 없다. 벌써 여기 저기 건강의 이상신호가 들어 오는 나와 이제 막 피어 나는 아들은 같은 길을 가고 싶어도 시간과 속도를 맞출 수 없다.

이제 얼마나 더 여행 할수 있을까...? 체력도 약해지고, 지금 현재도 매일 매일 진행되는 허리와 무릎의 노화로 얼마나 더 떠나 볼 수 있을까...? 를 생각하니 이 시간이 귀하고 아까워 마음이 조급해 진다.
난 다시 여행 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다. 아직은 어린 아들의 뒷바라지때문에 시간의 제한이 있고, 남편의 태클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 방학동안 내 남자들을 남겨두고 떠날 계획을 세운다.
“어차피 인생 각자의 방식으로 걷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