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 : 뒹굴거리며 놀기
9시까지 푹 잤다. 아직 잠들어 있는 아들을 방에 두고 재빨리 선상으로 나가 날씨 체크, 그리고 요가 클리스 한 타임 하고 돌아오니 막 잠에선 깬 아들이 배고프단다. 배가 고픈들 무슨 고민이랴! 한층만 올라가면 세상 진미가 모여있는 뷔페가 하루종일 오픈돼 있는데...
코비드후 달라진 방식이라면 뷔폐에선 음식 부스마다 플라스틱 클리어한 쉴드가 쳐져 있어서 음식을 볼 수 있게 하고, 스텦들이 우리의 요구대로 담아 준다. 항상 많이 담아줘서 내가 원했던 양보다 많이 먹게 되는 단점이 있을뿐이다. 곳곳에 손 세정제가 배치되어 있고 손을 씻을수 있는 싱크도 식당 입구에 있어서 스텦들의 상냥한 권고에 모두들 안전 수칙을 잘 이행한다.
개인 취향대로 만들어주는 즉석 오믈렛에 오트밀, 그리고 커피 한잔으로 시작하여 과일로 마무리 하고 방에서 영화 한편 보며 뒹굴거리다 낮잠 자고, 깨서는 풀장 옆의 그릴바에서 햄버거랑 핫도그 하나씩 먹고 극장으로 내려가 내일 도착할 케치칸이란 도시에 대한 역사와 볼거리, 할거리를 미리 관람하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저녁은 건너뛸까 하다가 Formal Night Dining(정장/드레스 차려입고 격식 차려먹는 저녁)이라 우리의 지정 테이블 웨이터와 웨이트리스가 기다릴것 같아 간단히 먹자하며 한껏 멋 부리고 나서 본다. 턱시도에 우아한 드레스를 입은 노신사, 숙녀 부부들의 손 꼭 잡은 느린 걸음이 보기 좋다.
베이비 시금치와 호두, 크렌베리, 페타 치즈에 산딸기 드레싱의 샐러드, 게살 케잌 에피타이저로 시작히여 양 크림치즈가 뿌려진 포토벨라 버섯구이를 메인으로, 딸기와 요쿠르트 푸딩으로 끝냈다.
방으로 돌아오는 길엔 갤러리에 들러 그림 감상. 아티스트가 되기엔 나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터무니 없이 작은듯 하다. 좋은 그림은 보는것만으로 마음에 평화도 주고, 꼬리를 무는 질문을 일으켜 심오하게 만들게도 한다.
오늘의 목표를 이루었다. 먹고 자고 뒹굴 거리며 놀기.
Day 3 : 평소에 못하는 놀이 선택하기
첫번째 하선하는 도시, 케치칸에선 Rainforest Hiking을 예약해뒀다. 거리에 나무는 많아도 숲이 없는 Southern California에 산지 20년, 자연 산림이 그립고 아쉬워 기회가 될때마다 산림속 하이킹 코스를 놓치지 안는다. 연어들이 알을 낳기위해 바다에서부터 올라오는 Creek (시냇가)을 따라 초록으로 뒤덮은 숲길을 2시간 걸으며 온갖 풀잎과 꽃들, 야생 버섯들, 그리고 카누 만드는 재료로 쓰이는 나무, 야마하 피아노 만드는 재료로 쓰이는 나무들을 가이드로부터 소개 받았다.
숲속에서 만난 멋진 아이
나무에 뿌리를 내린 탐스러운 열매
연어들의 행로 : 바다로부터 올라가는 시내
작은 컵이 앉아 있는 나무
예술 작품 같은 거대한 나무
하이킹을 끝내고 돌아와 다운 타운 투어를 하며 시냇가에서 헤엄치며 노니는 연어들과 물표범을 만났다. 항구 바다위에 지어진 색색깔의 나무집들이 이색적이다. 그곳에 Dolly의 집이 이제는 뮤지엄으로 오픈되어 있는데 그녀의 생전 스토리가 흥미롭다. 1800년대 말, 아이다호주에서 살던 Dolly라는 181cm 거구의 여인은 세상 곳곳을 다니길 좋아했는데 떠돌아 다니다 케치칸으로 들어왔단다. 그녀는 남자들을 참 좋아했고 장신, 단신, 미남, 추남, 늙은이와 젊은이를 가리지 않고 남자면 다 좋아했는데, 그것이 그녀를 금방 성공하게 만들어 주는 비결이 되었단다. 이주 하자마자 $800짜리 집을 대출 받아 샀고, 비지니스를 시작했는데 얼마나 많은 손님들이 왔는지 2주만에 집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고 한다(알라스카엔 여자가 귀하다). 그러고도 그녀의 비지니스는 승승장구(?) 하여서 고아원도 최초로 지어 주고, 학교도 지어 주고, 지역 사회에 필요한 시설들을 지어주고, 곤란함에 처한 주민들을 다 도와주었다고 한다. 누구나 어려움이 생기면 그녀를 찿아갔고 한번도 도와주기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하니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말이다. 우리나라의 그 시대라면 못매맞고 동네에서 쫒겼났을텐데 말이다.
떼 지어 갈 길 찿아 올라가는 연어들
바다위에 지어 진 케치칸의 올드 홈들
Dolly"s House
케치칸의 다운타운
투어를 끝내고 돌아와 부랴 부랴 허기진 배를 체우고, 아름다운 햇살에 부서지는 바다를 가르며 배는 다시 출항을 하고, 선상 패티오에 앉아 멀어지는 케치칸과 작별 한다.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 살랑 거리고, 바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도 적당히 흥을 돋군다. 아무것도 안하고 이렇게 앉아서 흥얼거리며 산, 바다, 하늘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그냥 평안한 휴식이 된다.
얼마나 지났는지... 누군가 도넛이 담긴 접시를 들고 지나간다. 늦은 오후의 티(tea) 타임. 스콘, 각종 도넛과 케잌을 제공한다. 그 유혹을 내치지 못하고 접시에 몇 개 담아와 본다. 제법 망설이다 먹어 본다. 다 해치웠다. 진정 미친건가...?
배가 불러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 하고 Silent Night Club(침묵의 나이트 클럽)을 찿아 갔다. 화려한 나이트 클럽의 조명 아래 음악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침묵이 흐르고, 저마다 해드폰 하나씩 끼고 흐름도 없는 춤을 추고 있다. 해드폰에 3개의 채널(힙합, 디스코, 락앤롤)이 셑업돼 있고 원하는 채널에 맞춰 나만의 춤을 추는것이다. 각 채널은 다른 색깔의 라이트가 켜져 있어 누가 나와 같은 채널의 음악을 듣는지 알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끼리라면 파란색의 디스코로 의견을 맞추고 함께 모여 춤을 출수 있다. 시끌뻑적한 나이트 클럽의 쿵쾅거리는 음악 소리는 없고 고요한 침묵속에 현란한 움직임만 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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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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