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7 : 7일간 VIP 대접 받기
계속 너무 먹은탓인지 이제 음식 냄새만 맡아도 멀미가 날 지경이다. 이제사 아침을 거르고 짐에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해 본다. 크로와상과 커피만큼은 아니어도, 땀 흘리고 나서 먹는 시원한 샐러드도 나쁘지 않다. 다 포기해도 단 한가지 참을 수 없는건 풀장 옆 그릴에서 구워대는 햄버거와 핫도그다. 정오가 되면 그릴 냄새는 바다 바람을 타고 크루즈 전체를 떠돌아 다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힘들게 한다. "Good afternoon. Would you like to have one? " 환한 미소로 건네는 인사에 "No, thank you" 라고 할 장사가 없다. 젠장! 사방이 적이다!
크루즈 비용엔 따로 정해진 팁이 더해진다. 하루에도 두번씩 방 청소를 해주는 하우스 메이드, 레스토랑 웨이터, 웨이트리스들, 그리고 고개만 돌리면 사방에서 인사를 건네는 스텦들이 나눠 가질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서비스는 그 이상이다. 세러브리티 크루즈는 다른 어떤 크루즈보다 승객 : 크루 = 2 . 5 : 1 정도의 비율로 낮다. 승객 2 . 5명당 한명의 크루가 서비스를 해주는 격이니 높은 퀄러티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누가 나를 이리 극진히 모셔주고 하루에 두번씩 내 방과 화장실을 청소 해주겠는가? 살면서 몇번은 이런 VIP 대접을 받을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그에 대해 지불하는 댓가는 황송하리만큼 작다.
"Thank you" 인사만으로는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부족한듯 하여 지정된 팁보다 더 많이 주고 싶게 만드는 그들이다.
마지막 디너에서 급조한 봉투 안면에 간단히 메세지를 쓰고, $$$을 고이 접어 1주일간 배스트 서비스를 해 준 웨이터, Presian과 웨이트리스, Mary에게 각각 건넸다. 누군가 그들의 서비스를 진정으로 고마워 하는 마음이 전해짐으로 최소한 그들의 오늘 하루는 기쁘고 보람되기를 바란다.
Saying "Thank you" is not enough sometimes, but there is nothing else to say. Thank you for the best service. We appreciate it and really enjoied it. We will remember you..."
스페이스 니들의 회전 전망타워에서의 뷰 : 멀리 우리가 타고 온 크루즈, 밀레니엄도 보이고...
Day 8 : 크루즈와 작별하고 시에틀과 잠깐 만나기
7일간의 크루즈 여행이 끝나고 출항했던 시애틀로 다시 돌아와 하선하면, 시내 투어후 공항에 내려주는 Shore Excursion을 예약해뒀다. 시애틀까지 와서 관광 명소인 Space Niddle과 Chihuly Garden and Glass 를 보지 않고 떠나는 건 웬지 손해 보는 딜 같아서...
모던하고 세련된 시애틀의 다운타운은 그루미(gloomy)한 흐린 날씨와도 잘 어울린다. 5400여명의 아마존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이곳, 도시 한 복판에 그들의 휴식처를 위한 나무를 심어 놓은 돔과 벤치들이 안락한듯 또 잘 어울린다.
파이크 마켓 플래이스(Pike Market Place) 안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엔 항상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수산 시장 어부들의 생선 던지기 쇼 또한 흥미로운 볼거리 중 하나다. 언제였던가? 멕 롸이언과 탐 행크스 주연의 '시애틀의 잠 못 드는 밤' 영화를 보고 로멘틱할것 같은 이 도시를 꼭 와 보고 싶어었다. 젊고 아름다웠던 영화 주인공들은 이제 나이 들어 백발을 휘날릴텐데 스토리와 시애틀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집에 돌아 가면 와인 한잔 대령하여 다시 찿아 보리라. 영화도 음악도 90년대가 더 좋은 나는 구닥다리 기성 세대라지만 틴에이저 아들도 그때의 것들이 더 좋다니 위안이 된다. ^^
스페이스 니들의 회전 전망타워에 오르면 한눈에 시애틀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 우리가 타고 온 밀레니엄 크루즈 배도 보인다.
바로 옆 Chihuly Garden and Glasa로 걸음을 옮기면 자연과 유리 공예의 콜라보 정원과 전시장이 있고, 강렬하고 아름다운 색채와 섬세한 그의 작품들에 한눈에 반하게 된다. 몇년전 친구랑 여행 갔던 베니스에서 한시간 남짓 페리를 타고 투어를 나갔던 뮤라노(Murano)라는 작은 섬에 유명한 유리 공예장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작업했다고 하니 웬지 더 끌린다. 인간의 창의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해 내는 능력의 경이로움에 전시장을 두번 돌았는데도 아쉬워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다. 몇 일 더 머무르며 가보고 싶은 곳은 많지만 짧게 만나고 헤어져야 하는 시애틀에 아쉬움을 남기고 공항으로 향한다.
7박 8일의 아름다웠던 휴가는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비장한 마음에 여유 한 자락 넣어 갈수 있음을 감사한다. 그리고,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 엄마와의 여행에 흥쾌히 응해준 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먼 훗날, 내가 이 곳에 없을 그 날들에도 아들의 기억속에 행복했던 시간들로 추억될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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