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9, 2017
아침 시간에 파리에 도착한지라, 우리는 잠 한숨 못자고 꼬박 13시간을 비행기로 날아와, 호텔에 짐 풀고 2시간 정도 쉬었다 투어를 나섰다. 에펠탑 근처로 호텔을 잡았다. 파리의 명물이니만큼 '오며 가며 봐두자' 라는 심산으로... '참 잘 한 일이야.'
여행에서 호텔을 잡을때 여러가지를 고려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교통편과의 접근성이다. 지하철 역에서 3분 거리여서 어디를 가든 에펠탑을 보면서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내일 아침 동생부부가 도착할때까지 너무 많은 걸 즐기면 안되는 터라, 간단히 몽마르트 언덕에 한번 올라주고, 센느강에서 야경 크루즈 타고 파리 시내의 유명 랜드마크들을 스~윽 훑어주고 끝낼 예정이다. 몽마르트 언덕 입구에서 바싹한 양파튀김 잔득 올려주는 파리식 핫도그 하나 먹고, 에너지 충전후 가파른 언덕 길을 올랐다.고흐, 고갱, 르느와르, 피카소, 마티스, 드가, 반 고흐 등 많은 예술가들의 발자취가 아직도 보존되고 있어서 그들의 아뜨리에와 집, 그리고 아지트였다는 술집과 카페들을 돌아보고, 그곳들 중 한 카페에 직접 앉아서 커피도 마셔보고, 주위 분위기에 취해도 보고... 그들이 떠올린 예술적 영감을 나도 떠올려 보나...?시도는 했으나 역시 무리였다. 예술가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야!
벽면이 멋있는 샵
'순교자의 언덕'이란 뜻의 몽마르트엔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사크레 쾨르 대 성당이 있다.파리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속이 확 트이고, 성당 건축물 자체의 아룸다움과 웅장함에 매료되어 감동의 물결을 헤메다가도, 소매치기단들 때문에 바짝 긴장도 해야되는... 상반되는 감정들을 동시에 체험할수 있는 곳이다.
성당앞 잔디밭에 힘들어 널부러진 아들
몽마르트 오후 투어를 마치고, 상제리제를 지나 호탤로 돌아오던중 개선문과 딱 마주쳤다. 잠을 못자 비몽사몽간 이던중에도 비로서 파리에 있구나를 실감할 수 있는 자태였다. '너란 놈, 좀 멋있네!' 쿨하게 인정해주고 호텔로 돌아와 잠시 눈을 부쳤다. 이미 36시간째 잠을 못자고 있던터라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라 '잠후경' 이다 하면서...
호텔로 가는 길에 딱 맞닥뜨린 개선문
샤이오 궁에서 바라 본 에펠탑
두시간도 체 못자고, 해가 지기 전에 야경크루즈 타러 가야해서 벌떡 일어났다. 두 남자를 깨워 재촉해 크루즈 선착장으로... 걸어서 샤이요궁과 에팰탑을 지나야 도착할수 있는 바토 무슈 선착장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한국 관광버스 두대가 와 있는 걸 보고 질겁해 뛰다시피 했다. 그 많은 사람들 다 태우고 나면 우린 못 탈까봐... 남편은 숨을 헐떡이며 뒤 따라와 째려본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Yes, we need to do it!, 응, 이렇게까지 해야 해!"덕분에 선실 위쪽, 하늘이 오픈된 자리에 앉아서 마음껏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수 있었다. 크루즈는 센느강을 따라 콩코드 광장 - 루브르 박물관 - 시테섬 - 노트르담 사원 - 퐁네프 다리 - 오르세 미술관 - 앵발리드 - 에펠탑 - 사이요궁 - 선착장 으로 돌아 온다.파리의 모든 유명 랜드마크가 센느강을 끼고 세워져 있어서 크루즈만으로도 다 볼수 있는것이다. 물론 외관만.
세느강 크루즈에서 보는 야경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다이아나 황태자비가 파파라치 따돌라려다 차사고로 돌아가신 그 터널과 기념햇불상을 볼 수 있었다. 계획하지 않았는데 운 좋게 얻어 걸린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안타까운 사건중의 하나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기억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자 꽃다발과 사진들을 한 가득 가져다 두었다.
카널이에게 그녀에 대해 설명해주고, 잠시 서서 묵념한뒤 떠나왔다.
다이아나비의 햇불 기념비
다시 에펠탑을 지나 호텔로 돌아오는데 1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아직도 많은 인파들이 붐빈다. 포옹하고 있는 연인들, 계단에 앉아 맥주 한캔씩 하고 있는 친구들, 아이들을 안고 있는 가족들, 멋진 실버 그레이 부부들, 잔디밭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젊은이들...각양 각색의 인종과 모습들로 오늘밤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지 밤이 깊은줄도 모르고 크리스털처럼 반짝이는 에펠탑을 응시하고 있다. 빛이 꺼지지 않는 도시라더니 정녕 그러하다!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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