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30 오전, 2017
예상치 못한 문제를 안고 동생 부부가 아침에 도착했다. 공항 셔틀버스를 타고 나오던중 누군가 동생의 짐가방 하나를 착각하고 가지고 갔다는 것이다. 공항 직행버스 직원들이 정류소마다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들의 짐 싣고 내리는 걸 도와준다. 그 와중에 발생한 일이라, 직원에게 내 전화번호를 주고 왔다. 짐가방 가져간 손님이 연락하길 기다릴수 밖에... 보통 이런 경우, 찿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반은 포기하는 마음으로.., 그래도 오랫만에 만난 동생 부부가 반가워 서로 얼싸안고 좋아라 하면서 호텔로 안내했다.
파리엔 유명한 베이커리가 수도 없이 많지만 가장 맛있는 빵은 갓 구워낸 빵이다.오랜 비행으로 지친 동생 부부를 위해 갓 구운 크로와상을 사러 남편과 근처 슈퍼를 갔더니, 세상에... 슈퍼가 10시에 오픈한단다. 그래서 좀 더 먼 곳의 큰 슈퍼까지 갔는데 거기도 마찬가지...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크로와상의 맛을 이미 본 우리로서는 20분을 기다려 봉지 가득 사 안고 돌아와, 동생 부부를 과하지 않는 버터의 고소함과 쫀득 찢어지는 겹겹의, 그러면서도 바깥은 바싹한 진정한 크로와상의 세계로 인도했다. 우리 모두는 이미 크로와상 메니아! 오전엔 오르세 박물관 투어를 하기로 했다. 르부르를 놓고 고민했지만, 방대한 규모의 루브르는 파리 일정이 짧은 우리에게 무리라 판단하고 오르세로 결정했다. 내가 좋아하는 르느와르, 모네, 세잔느의 작품들이 전시 돼 있는 곳이라 전혀 후회 없다. "르브르야 기다려. 담에 날 잡아 하루종일 봐 줄께." 파리에서 가장 편한 교통수단은 지하철이다.1일 패스를 사면 하루종일 몇번이고 지하철, 버스를 같이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편승은 기본, 몇번만 해보면 그 복잡해 보이던 파리의 지하철 노선을 파악하게 된다. 한가지 실망스러운 점은 지하철 승강장마다 지린내가 진동을 한다는 것이다. 시민의식이 그들의 예술적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나보다.No상방뇨! 원래는 기차역이었던 곳을 박물관으로 변경했다는 오르세에 설렘을 안고 입장하니, 엄청 붐빌거라 예상했는데 아직은 오전 시간이라 한산하니 관람하기 딱 좋았다.
오르세 박물관 전경
오르세의 명물 시계
5층부터 보면서 내려오기로 하고 엘리베이터를 못 찿아 걸어 올라갔다. 사실은 엘라베이터 싸인이 시야에 들어오질 안길래 찿아 볼 시간이 아까워 바쁜 마음에 걸어 올라 간건데, 숨 가쁜 남편은 '헥 헥' 데며 불만의 표정이 역력하다. 자동차 라이프가 메인인 미국 사람에게 5층 계단 걸어 올라가기는 스파르타식 여행이리라. "미안해, 남편. 당신을 배려하기엔 내 마음이 너무 바빠. 견뎌줘.""Just hang in there!" 관람한지 30분즘 됐을까...? 파리 번호로 전화가 왔다. 버스회사 직원이 가방 찿았다고 30분후에 버스 정류소에서 만나잔다. 엄마야... 이곳 오려고 지하철 한번 갈아타고 빠른 걸음으로 15분을 걸어왔건만... 다시 돌아 오라니... 한시간 후에 만나자 부탁하고, 세 남자는 남겨두고 동생하고만 휘리릭 다녀왔다. 무사히 가방 잘 찿아서 호텔방에 모셔다 놓고, 서로 의사소통이 잘 안될(한국말 vs 영어) 제부와 남편의 뻘쭘함을 고려해 눈썹이 휘날리게 돌아왔다. 두 여인네를 기다리다 지친 세 남정네들을 위로하고자 인테리어가 멋진 5층 레스토랑에서 점심 먹으며 잠시 한숨 돌리고...,
5층 레스트랑
그렇게 예고없이 발생한 문제 해결을 위해 꼬박 두시간을 날려버린 동생과 나는 피곤함이 역력한 세 남자들을 위해, 한시간만에 관람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가 저녁 일정을 위해 쉬어 가기로 했다. 마지막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그래도 아쉬운건 동생과 나의 몫...
오르세 외관
오르세 입구 조각상들
작품 감상으로 지친 My Two Boys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팁을 얻고 간다. 먼 타국 여행지에서 어떤 문제를 만나도 당황하지않고 해결하면 된다는 이성적인 '차분함과 자신감' 이 장착되니 남은 날들이 두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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