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서 뾰족한 검은색 타워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 이제 도시에 도착했다라는 안도감….. 이번에는 제발 바로 호텔을 찾기를 바라는 간절함 등등 여러가지 감정이 북받쳐 올라 온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묶을 호텔은 쾰른 대성당 바로 옆에 있었고 주차도 이번 만큼은 그냥 발레를 하기로 했다.

오래간만에 미국 호텔에 오니 살 것 같다.  방으로 들어왔는데 창 밖으로 쾰른 대성당이 보인다.

아!! 밀려오는 행복과 어쩐지 여기서는 지난 3일 동안 무덤덤해 했던 방문을 많회 할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쳐지기 전에 아들을 재촉해서 서둘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내 눈에 펼쳐진 쾰른 대성당 절대 아름답지 않지만 어쩌면 약간은 괴기스럽기도 하지만…. 와 쾰른 대성당을 보고 있노라니 다리가 후들거림니다.  자꾸 와! 와! 를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아들과 아주 천천히 성당 주위를 돌았습니다. 그리고 한 번 더 돌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더.  

아들이  몇 번이나 더 돌 거냐고 물어 봅니다.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 성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두컴컴한 하늘을 찌를듯이 높은 천정 그 어두컴컴한 사이 사이 빛을 들여보내고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 숨이 멎는 거 같습니다.

아름답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은…... 그런데이 성당이 저를 올립니다.  가슴 깊이 들어옵니다.

다리가 후들 거려서 도저히 걸을 수가 없습니다.  

자꾸 눈물이납니다.

왜 이 성당이 나에게 이런 감정을 주는 것일까?

쾰른 대성당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성당을 정말 무수히도 평생 살면서 봐 왔는데….

왜 이 성당이 나에게 이렇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일까?

내가 자꾸 우니까 아들이 걱정을 합니다. 그래서 아들한테 걱정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이거는 엄마가 좋아서 우는 거라고 슬퍼서 우는게 아니라 좋아서 우는 거라고, 그리고 아들한테 우리 오늘은 걷기 말자라고 말했습니다.

아들이 뛸듯이 기뻐합니다.

아들은 호텔로 돌아가고 저는 혼자 성당 앞에 다시 섰습니다. 그리고 어둠이 내리고도 성당을 계속 돌았습니다.

“스탠드 홀 신드롬”이라는 말을 들어는 봤지만 제가 이렇게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대도 하지 않은 곳에서 이렇듯 총맞은 듯 느끼게 될 줄을….. 참 정말….. 정말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지나갑니다.

아들이 더 걱정하기 전에 들어가 봐야 하는데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해 뜨자마자 나와서 저 성당을 다시 보러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렸습니다.

썬더 생각

오늘 엄마는  이상했다. 항상 이상하지만 오늘은 특히나 더 이상 했다.

검고 시커먼 성당을 보고 연신 아름답다고 좋아서 우는 거라며 계속 울어 댄다.

엄마는 끊임 없이 나를 창피하게 만든다.

성당 기둥을 손으로 만져보고 계속 입을 벌리고 성당을 쳐다보는데 몇 번이나 엄마한테 입을 닫으라고 해야 했다.  어쩔때는 엄마 옆에 있는게 너무 힘들다. 나도 우리엄마가 보통 엄마 같았으면 좋겠다.

엄마는 성당 앞에서 자꾸 한숨을 쉬고, 울고, 또 하늘을 올려다보고 틈틈이 사진도 찍고 그러다가 엄마가 오늘은 안 걸어도 되니까 호텔에 들어가도 된다고 하신다.

엄마는 정말 길을 찾지 못 하는데 너무 걱정이 됐다. 하지만 성당과 호텔 거리는 1분도 되지 않으니까…. 아무리 엄마라고 해도 여기는 찾아오겠지. 그래서 엄마가 혼자 있는 것을 허락해 줬다. 한참 동안 엄마는 돌아 오지 않았다.  나는엄마 행동이 이상해서 걱정된다. 엄마가 호텔로 돌아 오시자마자 내일 아침에 내가 일어나면 엄마는 없을 거라고 말하신다. 왜냐고 물었더니 새벽에 나가서 성당을 스케치하고 오신다고 하신다. 그러면 늦게까지 자도 되냐고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엄마가 그러라고 한다.  그 대신 그동안 여행 하면서 본 것을 그림으로 그려 놓으라고 하신다. 그래서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엄마는 내 그림을 좋아하고 나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엄마는 점심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고, 엄마가 기분 좋게 돌아와서 이제 걸으러 나가자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성당을 바라보며 정말 한도 끝도 없이 걸었다. 엄마는 성당을 봐야 한다며 거꾸로 걸었고 같은 길로 되돌아 왔다.  

도저히 다리가 아파서 걸을 수 없을만큼 많이 걸었다.  

엄마한테 다리에 쥐가났다고 했더니 물을 마시라고 한다.

어제 안 걸은 거 오늘 다 같이 한꺼번에 걸어라 한다고 우리는 오늘 3만 스텝을 걸었다.

그리고 엄마는 저녁에 또 성당을 본다고 혼자 나가셨다.

엄마는 아름답고 예쁜 것 비싼 거를 좋아하는데…. 이성당은 내가 아무리 봐도 예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고 그냥 시커먼 하기만 한데 엄마가 왜 그렇게 이 성당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이성당 덕분에 우리는 3일이나 이 도시에 머물렀다. 그리고 우리는 도시 구경은 하나도 안 하고 성당 주변만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