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게 시작한 하루....

오래간만에 잠을 푹 자고 아침부터 일어나서 성당 갈 준비를 했습니다.

날도 화창하고 오래간만에 성가대에서 노래 부를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집에서 성당까지는 30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길이 뻥 뚫렸네요.

동생 차를 몰래 타고 가다 보니 차에서 이문세 노래가 나왔습니다.

내가 아는 노래라 열심히 따라 부르고 따라 부르다가 갑자기 노래를 망친다는 생각에 조용히 감상만 하기로 했어요.

연속 이문세 노래가 나오는데 참 좋더라구요.

근데 광화문 연가 마지막 즈음 들을 때 갑자기 마음이 일렁거리기 시작하는 거에요.

코끝이 자꾸 움직이고요. 그러다 갑자기 거창한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어요.

La Vie en rose라고 우리 아주 어렸을 때 많이 듣던 노래가…... 그 노래가 뜬금없이 이문세 노래 속에 들어 있는 거예요.

그 전주에 제 울렁이는 마음과 실룩이 던 코가 그만 터져버렸어요.

이렇게 기분좋게 아무렇지도 않게 시작한 날 갑자기 남편이 가고 없다는 게 너무나 너무나 잔인하게 커다란 현실로 느껴지는 거에요.

갑자기 가슴이 미어지고 슬픔이 북받쳐 올라옴니다….

주체할수 없을만큼 보고싶고….

만져주고 싶고….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입이 아플만큼,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매일매일 사랑 한다고 말해주는건데….

정말 멀쩡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시작한 하루였는데………..

그래서 Édith Piaf‎ 노래가 끝날 때까지 또 엉엉 울었죠.

오랜만에 성당 간다고 눈화장까지 했는데 다 지워져 버렸지요 뭐.

그리고는 La Vie en rose 노래가 거짓말 같이 끝나고 다시 한국 노래가 나오는 거요.

어머 내 동생이 왜 갑자기 한국 노래들을 받다가 그 사이에  La Vie en rose를 끼워 났는지는 모르지만 덕분에 또 한 번 실컷 울었네요.

그래도 옛날에는 성가 연습하러 갈 때마다 매주 울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가끔 뜬금없이 찾아봐요. 언젠가는 이 찾아옴도 그리워질 날이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