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모두는 남편의 병으로 인해서, 남편의 암으로 인해서 모두다 정말 많은 힘듦을 겪었지만 그 힘듦 만큼이나 소중한 것을 많이 얻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제 인생이,

지난 이십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준 것입니다.

살다 보니 삶에 지치고 지치고 지쳐서 ‘내가 정말 이 사람을 사랑하기는 했던 걸까?’ 라는 끝없는  질문을 할 때 남편이 아픔으로써, 남편이 암 선고를 받음으로써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 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줬고,

또 아직도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게 해주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우고,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낭비라고 생각했던 지난 20년간의 세월이 절대 실패도 낭비도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소중 하고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항상 저에게 말했습니다 “왜 엄마는 아빠를 사랑하지 않냐고?” 단 한 번도 아이들은 왜 아빠는 엄마를 사랑하지 않냐고 말하지 않았고 항상 저에게만 왜 엄마는 아빠를 사랑하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아픔을 계기로, 옆에서 병간호하는 것을 계기로 아이들은 엄마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남편의 아픔으로 인해서 제가 잃은 것은 엄청난 경제적인 부담 딱 그것밖에 없습니다.

돈은 어차피 또 벌면 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남편은 아픔으로써 저희에게 주고 간 것이 너무 많습니다.

가족으로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

우리가 살아왔던 지난 이십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 주었고,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얼마나 사랑했었는지를 아픈 지난 2년 동안 충분히 보여줄 수 있았고...  결국 생각해보면 얻은 게 훨씬 더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만약 남편이 아프지 않았다면 정말로 지난 20년간 노래 부르던 하던 말대로 저는 아이들이 대학을 감과 동시에 남편을 떠났을 테고 그러고 남은 평생을 지난 20년을 낭비했다고 후회하면서 살았을 텐데….. 남편의 아픔으로 인해서 그 20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해줬고,

또 내가 정말 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었는지를 그리고 아직도 그 사랑이 그대로 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누구는 좋은 일이 생기면 운이 좋다고 말하고,

누구는 좋은 일이 생기면 하나님의 덕이라고 말하는데,

저는 좋은 일이 생기면 남편 덕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20년간 썩인 속을 앞으로 저에게 행운으로 갚을 거라고요.

좋은 일로 행복한 일로 남편이 돌봐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든든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자신만만하고 당당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