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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지만, 그림책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Jean Lee (Idongwha) 2020-6-18  16:45:26

회사밖에 모르던 아빠가 어느 날, 퇴직하셨습니다. 
일에서 손을 놓은 아빠는 회사에 더 이상 가지 않습니다. 느지막히 일어나 화분에 물도 주고 친구들도 만나네요. 늘 회사 일 때문에 오지 못하던 딸의 졸업식에도 참석합니다.

아빠가 가장 변한 모습은 가족을 위해 아침을 차려주는 겁니다.
바쁘게 집을 나서는 딸을 위해 아빠는 따뜻하고 맛있는 아침을 차려주지만 
딸은 미처 먹고 갈 시간이 없습니다. 

퇴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는 자신에게 없는 것 같은 미래 때문에
점점 말은 줄고, 시무룩해 보입니다.
다시 일을 해보려 도전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네요.

그런 모습을 보는 딸의 마음이 새삼 아파 옵니다.
딸은 꿈을 꿉니다.

아빠가 쏟아지는 비를 맞고 서 있네요.
아빠에게 다가가 딸이 말합니다.

“아빠, 제 우산 같이 써요. 이제 제 우산도 제법 커요.”

아침이 밝아왔어요. 딸이 아빠를 부릅니다.
"아빠."
자랄 때 아빠는 늘 곁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딸은 아빠와 시간을 지내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가만히 불러보는 게 고작입니다.

"왜 그러니?"
아빠가 묻습니다. 큰 기대를 하는 눈빛은 아닙니다.

“아빠, 오늘은 아침 먹고 가려고요!”

아빠의 얼굴이 환해집니다. 
“그래, 같이 먹을까?”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아침밥을 먹습니다.

딸은 이제부터 아빠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이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려 합니다.

*위 내용은 동화책 속 글이 아니라 '어른이지만, 그림책'이 쓴 줄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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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떠신가요?
당신의 아버지는 어떠신가요?

혹시, 당신도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잘 모르시지는 않나요?

어린 시절, 제 아버지는 휴일이면 늘 모로 누워 안방이나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셨어요. 그러다 그 자세로 코글 골며 주무시곤 했죠. 제게는 아버지의 가슴보다 등이 익숙합니다. 대신, 엄마는 등을 보일 새 없이 늘 가슴으로 우릴 품어야 했지요. 평일에 아버지는 집에서 아예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게, 아버지는 늘 멀리 있거나, 등을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거의 없습니다. 어쩌다 아버지와 한 공간에 둘만 있게 되면 서로 어색해서 곧 그 자리를 뜨곤 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요. 저는 그래서, 제가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몰라도 제가 살아가는 데 아무 지장이 없었습니다.

제가 결혼하던 날, 제 손을 잡고 들어가며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곁에서 힐끔, 그 모습을 보며 저는 참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하나도 슬프지가 않았으니까요. 도대체 제 아버지는, 말 몇 마디 해 보지 않은 저를 시집보내면서 무엇 때문에 우셨던 걸까요?

이렇게 다른 나라에서 살면서 저는 아버지와 더더구나 대화할 일도 없고 시간도 없습니다.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는 법같은 건, 제게 있을 턱이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상하게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당뇨로 눈도 잘 안 보이고, 다리도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엄마를 통해 건네 듣습니다.
아버지 생각이 왜 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제는 아버지의 등이 아니라 가슴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요?

아버지가 이 세상에 계실 때, 그 가슴에 한 번 안겨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너무나도 어색하고, 민망하고, 낯설겠지만....

분명, 따뜻할 것 같아서요...

아버지.

টুইটারে 그래서: "작가님의 이야기인지, 주변의 이야기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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