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만 번 산 고양이 | 비룡소의 그림동화 83

·         사노 요코 (지은이),김난주 (옮긴이)비룡소2002-10-14

          원제 : 100万回生きたねこ

백만 년이나 죽지 않고 산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산 멋진 얼룩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를 귀여워했고,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가 죽었을 때 울었습니다. 

그러나 그 고양이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습니다. 

한때 임금님의 고양이기도 했고, 한때는 뱃사공의 고양이, 소녀의 고양이, 도둑의 고양이, 서커스단의 고양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고양이가 누군가를 좋아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고양이가 죽을 때 너무나도 슬퍼했지만 고양이는 그 사람들을 싫어했습니다.

고양이는 자신만을 좋아했습니다.

 

주변의 암고양이들이 줄지어 찾아와 사랑을 고백했지만

얼룩 고양이는 귀찮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얼룩고양이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새하얗고 예쁜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에게 자신이 백만 번이나 죽었다가 살아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얀 고양이는 "그래."하고 대꾸할 뿐이었습니다.

아마도 '안물안궁'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얼룩 고양이가 물었습니다.

 

"네 곁에 있어도 괜찮겠니?"

 

하얀 고양이가 "으응."이라고 대답했고 그 때부터 얼룩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 곁에 늘 붙어 있었습니다. 얼룩고양이와 하얀고양이는 새끼를 많이 낳았습니다.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를 자신보다 더 좋아했습니다.

얼룩고양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얀 고양이가 고양이 곁에서 조용히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알룩 고양이는 아침에도 밤에도 울고 백만 번이나 울었습니다.

그렇게 울던 얼룩 고양이는 어느 날 낮에 울음을 그쳤습니다.

얼룩 고양이는 그렇게, 하얀 고양이 곁에서 조용히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 되살아나지 않았습니다.

백만 번 산 고양이는 백만 한 번 째는 되살아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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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번 산 고양이'는 한국 사람들에게 아주 친숙한 동화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사노 요코가 1977년에 출간한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며 한국에서도 수많은 셀럽들이 이 동화책을 좋아한다고 증언해 유명세를 톡톡히 타기도 했다. 결코 한 번 읽고 그만둘 수 없으며 볼 때마다 운다고 말하는 독자들도 부지기수다. 말 그대로 '소장각 넘버 원' 동화책.

과연, 이유가 무엇일까? 내용은 단순하다. 고양이는 원래 목숨이 여러 개라는 '설'이 있다. 그래서 한국에도 예로부터 고양이를 '요물' 취급한 예가 적지 않다. 고양이와 관련된 기담도 많다. 지금은 그야말로 '냥이들의 전성시대'지만...

이 동화책에 등장하는 얼룩 고양이는 세상에서 제일 잘난 고양이다. 고양이들 중에서도 아주 잘난 고양이라 백만 번씩이나 살고 죽고 또 되살아났다. 그 비범함을 아는 암고양이들이 구애를 펼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얼룩 고양이가 하얀 고양이를 만나고 엄청난 변화를 맞는다.

이 동화책을 단순한 로맨스로 볼 수도 있다. 그건 독자의 몫이다. 이래서는 되고, 저래서는 안 되는 법 없다. 

목숨걸고 사랑하는 고양이를 드디어 만났는데 그 고양이가 새끼 낳고 잘 살다가 그만 나이들어 죽어 버리자

얼룩고양이는 더 이상 살아나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더없이 슬픈 새드 엔딩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 피조물은 결국 때가 되면 죽게 되어 있고, 드디어 얼룩 고양이가 그 순리를 받아들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백만 번 태어나면서 그걸 자랑삼았지만 사실 그 마음은 그리 기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싫어한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을 사랑해 준 사람들도 모두 죽고 없는 세상에 다시 태어나고 다시 태어나고...

얼룩 고양이는 사랑을 받았지만 주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계속 다시 태어나면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를 만나는데, 굳이 누군가를 사랑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고양이가 드디어 자신이 사랑하는 하얀 고양이를 만났다. 얼룩 고양이는 드디어 깨달았다.

다른 존재를 향한 아름다운 감정은 '자랑'이 아니라 '사랑'임을.

사랑은 '필요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우러나는 것임을.

진정한 사랑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하고, 진정한 방식으로 사랑을 주는 법을 깨우친 얼룩 고양이는

다시 태어날 '필요'도 '이유'도 없는 지 모른다. 

 

*책장을 덮으며

이 동화책에서 얼룩 고양이가 터득한 사랑을 주는 법-.

그것은 밤이나 낮이나 그 곁에 함께하는 것이었다.

*이 글 밑에 게[시글이 하나 더 있는데요~용량이 큰 사진을 올려서인지 에러가 나서 열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운영자분께 삭제 요청을 해 놓은 상태입니다.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