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기 달팽이가 어느 날, 아빠 달팽이에게 묻습니다.
"아빠, 나는 크면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집을 가질 거예요!"
그러자 아빠가 대답합니다.
"얘야, 이 세상에는 작아서 좋은 것들도 있단다."
그리고 아빠 달팽이는 세상에서 제일 큰 집을 가졌던 어떤 달팽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달팽이는 집을 크게 만드는 방법을 터득해서 매일 매일 집을 키워 나갔지요.
그 덕분에 그 달팽이는 다른 달팽이들의 집과는 비교도 안 되게 크고 아름다운 집을 갖게 되었답니다.
그 집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개구리, 잠자리, 나비들도 보면서 감탄했어요.
달팽이는 몹시도 뿌듯하고 행복했답니다.
그런데 무거운 집 때문에 달팽이는 몸을 잘 움직일 수 없어서
제대로 먹지를 못하게 되었어요.
다른 달팽이들이 다 먹고 난 끼꺼기를 먹으려해도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아 먹을 수가 없었지요.
먹지 못하고 홀로 남은 달팽이는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그리고 크고 아름답던 집도 깨지고 부서지면서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지요.
아기 달팽이는 그 이야기를 듣고, 세상에서 제일 큰 집을 갖겠다는 소망은 접었답니다.
그리고 작고 가벼운 집을 지고 아름다운 세상을 마음껏 즐기기로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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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큰 집을 갖고 싶다고 소망한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 집이 작아서 엄마, 아빠와 형제남매가 같이 잠을 자야 할 때도 있었다.
우리는 이불을 서로 뺏고 싸우다가 서로의 배에, 다리에 머리를 베고 잠들곤 했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제일 큰 집을 갖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러면 엄마, 아빠 힘들게 일하지 않고,
한 이불 덮고서 서로 뺏으며 잠들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지금 나는, 그 소망을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어린 시절과는 비교도 안 되게 큰 집에서 산다.
감사한 일이다.
세상에서 제일 큰 집은 아니지만
내가 살았던 집 중에서는 제일 큰 집에서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집에는 엄마, 아빠, 형제들이 없다.
집이 작아서 이불 뺏으며 서로의 배를 베고 잠들던 그 시절,
집은 작았지만,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넌 나중에 커서 뭐가 될 거야?
아버지가 물으시면 우리는
대통령, 선생님, 박사, 의사, 간호사, 아나운서, 미스코리아 등을 돌려가며 대곤 했다.
그러면 니가 어떻게 그런 게 되냐며 서로 콧방귀를 뀌고 배가 아프도록 웃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막내를 한 쪽 팔에 안고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옛날에, 옛날에 여우가 살았는데...
그러면 우리는 한 이불 속에서 서로를 부둥켜 안고
꼬리아홉달린 여우 이야기를 비명을 지르며 들었다.
그날 밤 꿈속에서는 꼭 여우가 쫓아왔다.
나는 이제 더는, 세상에서 제일 큰 집을 갖고 싶다는 꿈을 꾸지 않는다.
대신, 우리 형제들,
한 이불 덮고 다같이 누워서 어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나는 큰 집보다 작은 집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그 때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 이순간도 내가 알아채지 못할 뿐,
사실은 내가 가장 행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비록, 행복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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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옮긴 책의 내용은 원번역본이 아니라 '어른이지만, 그림책'에서 임의대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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