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는 학교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요.
버스가 왔어요.
스물 여덟개의 빈자리가 보여요.
아이는 자리에 앉았어요.
차창밖으로 풍경이 펼쳐져요
사슴 세마리
낡은 자동차 네 대
해바라기 일곱 송이
버스가 멈추고 다른 아이들이 올라타요.
스물 여덟개의 자리가 다 채워졌어요
어떤 아이는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리고
어떤 아이는 꾸벅꾸벅 졸고
어떤 아이는 멀미를 해요
아이는 계속 바깥은 보고 있어요.
학교에 버스가 도착했어요
아이들은 크레용 상자 같은 버스에서 하나씩 내려 학교로 들어가요.
수업이 끝나고 아이는 다시 버스에 올라요.
아침에 보았던 풍경을 그대로 되짚어 가죠.
그리고 생각해요.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얼마나 많은 걸 발견했을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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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에는 줄거리가 없어요.
이렇다할 사건이 없어요.
그런데도 마음이 남달라져요.
왜 그럴까요.
이 그림책의 작가는 교정치과의사랍니다.
시간이 나는대로 그림책을 지어요.
이 그림책의 백미는 분명하지 않은 '선'에 있어요.
색연필로 대충 그린 듯, 무심하게 그린 듯한 선 말이죠.
그런 선 때문에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답니다.
바깥으로 보이는 나무가 바람에 흔들릴 대
바람 소리도 나는 것 같아요
얼핏, 아이들과 잘 섞이지 못하는 것 같은 이 아이는
그러나 불행해 보이지 않아요.
그런 아이의 눈과 마음은 밝고 선명하지만 따뜻한 색감으로 잘 표현돼 있죠.
이 그림책에서 참 독특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외로움'이 '외로움'으로 표현되지 않고
'외로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표현되었다는 거예요.
우린 좋지 않은 것, 부정적인 것은
부정적인 걸로만 보려 하죠.
하지만 부정적인 것을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우리 마음입니다.
그건 'fact'가 아닐 지도 몰라요.
부정적인 걸 보고도 긍정적인 것을 볼 줄 아는 마음.
어쩌면 우리가 이 고단한 인생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미덕 아닐까요.
여러분은 오늘, 혼자라고 생각되던 때가 있지는 않았나요?
혼자여서 나쁘기만 했나요?
혼자여서, 그들이 쓸모없는 시간을 소비할 때
이 그림책의 'one boy'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게 된 건 아니었는지요?
너무 마음이 슬퍼서 자연이고 뭐고 눈에 안 들어왔다 해도 괜찮습니다...
다음에요...
다음엔 꼭 자연을 둘러보세요.
'혼자'라는 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될 지도 몰라요.
다른 사람들 하는 이야기란 게, 남 흉 보고, 남 괴롭히는 장난이나 하는 거였다면 더더구나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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