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을 쭉 펴봤어
혹시 네가 잡힐까봐.

두 눈을 크게 떠 봤어
혹시 네가 보일까봐.

왼발을 있는 힘껏
하늘을 향해 차 봤어.
혹시 발끝에 네가 닿을까봐.

입술을 최대한 동그랗게 말아
뻐끔뻐끔 거려 봤어.
혹시 너의 입술이 마주칠까봐.

양손을 나팔 불며 큰 소리도 질러봤지
혹시 너의 귀에 나의 외침이 들릴까봐.

아무리 이것저것 다 해봐도
어느 곳에도 너란 아이는 없었어.
여기저기 둘러봐도
너란 아이는 보이지 않았어.

깊은 한숨 끝에
두눈을 감아보니

너는 거기에 있었다.

밝은 미소 끝에 슬픔을
가득 머금은 환한 얼굴
혹시라도 어디선가 누구에게
상해버린 나의 마음을 열심히
살펴주던 자상하고 따듯했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너.....
그 눈빛에 끝을 따라가 보니
그 곳에는 내가 있었다.
반짝이듯 빛나는 너의 두눈에
가득 머금은 것은 외로움의 눈물 이었다.
차마....

눈을 떠 버렸다.

이제부턴 잉어가 될테다.
아픔도, 슬픔도, 괴로움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살고자 하는 노력없이
현실을 직시하는 그런 잉어가 되어 버릴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