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후를 잘 키워 보고자 선택했던 태국 한달 살이가
이제 마무리를 지어 갑니다.

30일차....
서로 함께 살기 시작하며 우여곡절 좌충우돌 힘든 순간들이
시시때때로 부지불식간에 훅 들어와 깜짝 놀랄 때가
종종 있었어요.

엄마의 노인 우울증을 알게되고
언니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지후의 아픔을 느끼게 되며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나 가족이라 그런지, 엄마라 그런지
힘든 과정 속에 연민이 생기고
여자로써... 한 인간으로써
참 불쌍하다는 맘이 들어오며

자녀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쉽지만은 않은 일임을 생각해 봅니다.

훈육에는 때가 있고 자녀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니..
태중에서부터 자라 납니다.

태중에서 자라나는 아이를 가르치려 태교 부터 시작하여
초중고등학교를 보내고 대학에 유학에 학원을 보내며
가르침을 다 한것처럼 생각하며 뿌듯해 하기도 하고
또는 더 못해준 것에 대한 미안함을 나타내기도 하죠.

그러나 자녀교육이란 단지 학교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여러가지 경험과 체험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과
사람을 대하는 마음을 가르치기 위해
많은 부모님들이 노력을 합니다.

그 부모의 자녀교육용 훈육중 한가지인
생각하는 의자에 관해 오늘은
제 생각을 풀어 봅니다.

생각하는 의자라는 것은 아이들을 훈육할 때
생각의 틀을 넓혀주고 잘못된 행동을 교정시키기 위해
매우 효과 좋은 훈육방법입니다.

제가 언니에게 생각하는 의자를 이야기 했을 때 언니는
벌써 시행하고 있는 훈육방법이고 별 효과가 없다고 해서
관찰을 해 봤어요

지후는 어린 아기일 때 부터 식탐이 있어요.
그래서 먹을 것은 자기가 항상 많이 먹어야하고
사람은 세명에 귤이 네개가 있다면 자기가 당연히
두개를 먹고 다른사람은 한개씩 먹어야 하는 것 이었죠.

13년을 그렇게 살아오던 아이에게 갑자기 매너라는 것이
생겨나서 왜 네개의 귤 중에서 본인것은 한개 뿐이라는 것이
되었는지 이해할 수도 없도 이해하기도 싫은 지후입니다.

지후는 학교에서도 줄 서기를 싫어해서 당연히 점심도
가장 먼저 먹고 화장실에서도 줄을 서지 않고 빈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원하는 것이 바로바로 충족되지 못하면 소리를 지르며
발을 굴으며 울고 다른사람을 공격합니다.
팔을 휘져으며 모르는 사람들을 붙잡기도하고
자기보다 작은 사람이나 여자들에게 가방을 휘두르며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요.

이런 공격성이 무엇때문에 생긴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원하는 것을 바로 충족시켜주며 아이가 문제행동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것이 가장 최선이라 생각해서 계속 아이의 요구사항 들어주기는 늘어납니다.

한번은 길거리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진 지후가 울기에
달려가서 잡아주며 괜찮냐고 물어보니 팔을 휘휘 저으며
소리를 치며 울더라고요. 언니는 나를 보며 "지후 보지마!! 보니까 더 이러는거야!!" 지후는 넘어진것도 속상한데 이목이 집중되니
짜증이 나서 그러는 것이랍니다.

아.... 언니가 이런식으로 지후를 키웠구나.

집으로 와서 언니에게 물어봤어요.
언니는 지후가 넘어져서 다쳤고 사람들이 자기를 보는 것을
싫어 한다는 것입니다.

음.... 그럴수 있어요.

그러나 사람들이 넘어진 지후를 바라보는 것은
걱정이 되니 당연한 것이고 사람들의 바라보는 눈을 다
감게 할 수는 없으니 지후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죠.

지후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지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이 싫다면
지후의 눈을 감으면 된다.

그래도 싫으면 울며 발을 구르며 손을 휘젓는 것 보단
말로 바라봐 주지 말아 주세요 라고 말을 하라고 했어요.

밥을 먹으러 가서 꼭 내 음식이 먼저 나오지 않더라도
괜찮다. 내 순서가 되어야 나오는 것이고 순서를 지키는 것은
중요한 사회 규칙이라고 알려줬어요.

먹을것은 공평하게 나누 되 남는 음식이 꼭 지후것은 아니다.
등등... 이런저런 사회적으로 약속이 된 것을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알려준 사회적 규칙을 어길 때는
생각하는 의자에 앉혀주었지요.

생각하는 의자에 앉힐 때엔 아이에게 선택권을 줍니다.
5분 생각할래 10분 생각할래?

의자에 앉아 생각하기 전에 반드시 알려줄 것은
어떤 이유로 앉아서 생각하는 것임을 알려줍니다.

예를들어 엄마에게 소리를 질렀어요.

생각하고는 세가지를 물어봅니다.

1. 의자에 앉은 이유를 되물어요
"지후가 의자에 무엇때문에 앉아 있었지?"

2. 의자에 앉아서 생각한 것을 물어요.
"지후가 생각한 것은 무엇이지?"

3. 앞으론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어요.
"지후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지?"

생각하는 의자에 앉았다가 생각이 "잘" 끝나면
잘 생각했다고 이야기 해 주고 바로 예쁘다 라며 칭찬해주지
말아야 합니다.

생각하는 의자가 끝나고 바로 폭풍칭찬에 예쁘다고 마구 예뻐해주면 아이는 본인이 무엇을 잘못해서 앉아 있었는지 까먹어요.

잠시 각자 시간을 보낸 뒤 (약 30분정도)
예뻐하면 됩니다.

언니를 관찰하다 발견한 한가지!!
생각하는 의자를 잘못 활용하는 것이었어요.

생각하는 의자는 "행동교정용"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어린 아이의 경우 5분을 넘기면 아이가 힘들어해요.

초등학생인경우 5분정도 앉아 있을 수 있어요.
고학년이 되면 10분정도도 괜찮습니다.

중고등학생에겐 생각하는 의자는 어울리지 않아요.

간혹 생각하는 의자를 "생각 교정용"으로 사용하려
하는 경우가 있는데 생각 교정용으로 생각하는 의자를
사용하면 안되요.

생각은 자유롭게 하되 잘못된 행동은 교정해주어야 합니다.

간혹가다 아이가 그릇된 생각을 한다고 여겨지면
대화를 하거나 명상을 합니다.

지후의 경우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생각하는 의자를
사용하는 이유는 생각하는 의자 훈육을 효과적으로
받아본적이 없기에 시작해 봤는데 효과가 있었어요.

그리고 생각하는 의자를 체벌용으로 사용하면 안됩니다.
엄마가 화가 나서 화풀이로 "앉아있어!!!"라고 하면
절대 저~~얼대 안됩니다.

엄마가 아이로인해 화가 났다면 화를 다스린 후에
훈육을 하세요.

화가나서 하는 훈육은 훈육이 아니라 체벌이에요.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키우다가 화가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러나 체벌을 하게되면 아이 맘속에 화가
쌓여 분노조절이 잘 안될경우 분노폭발이 될 수도 있으니

엄마의 맘에 화가 들어오면 잠시
엄마의 화난 마음을 먼저 다독여 주세요.

비행기에서 산소호흡기를 사용할 때엔 보호자가 먼저
산소 마스크를 끼고 아이에게 산소마스크를 끼워 줍니다.

그런것 처럼 부모의 화를 먼저 다스린 후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현명한 훈육의 자세일 것입니다.

오늘도 휴대폰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적어봤어요.

이제 내일이면 언니와 엄마 그리고 지후는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늘 만남은 반갑고 헤어짐은 아쉽지만 또다른 만남이 있기에
헤어짐을 마냥 아쉬워만 하지는 않으려고요.

4월에 다시한번 지후와 언니를 관찰하고
훈육을 잘 하고 있는지 중간점검하러 한국에 들어갑니다.

지난 1주일간 저랑 언니랑 잠시 떨어져 있었는데요.
어제 다시 만나보니 다시 5주전 한국에서 만났을 때처럼
처음으로 돌아가 있어서 함께 당황스러웠지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했어요.

선물처럼 언니에게 다가온 지후의 선물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천천히 들여다 보기로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해 나를 사랑해주고 아이를 사랑해줘 보아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