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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일기

잘 생긴 선생님. yeon seo (yeonseo) 2021-4-23  12:47:56
내가 다니던 대학주변의 중고등학교들은 비교적 안정된 곳이었지만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4학년이 되어도 파타임 일을 해야하는 때라 일하는 곳에 가까운 지역에 교생실습을 신청했다.
외부모 가정, 위탁학생, 생업에 종사하여 자녀들을 돌볼 시간이 적은 부모들과 사는 학생들이 많은 산동네의 학교에 배정이 되었다.
내가 다니던 대학 재학생은 나 외에 2명과 다른 지역의 대학생들과 총 32명이 교생실습을 시작했다. 
우선 우리 교생들은 2명의 남학생과 30명의 여학생으로 구성이 되었고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는 그야말로 인생의 가장 예쁜 시기였다. 젊은 남자교사들이 교생들과 어울리기를 많이 원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인사를 하고 정해진 교실에 모여 80년대를 살면서 회의와 데모로 익숙해진 우리들은 그 자리에서 리더를 선출하고 앞으로 우리가 할 일과 교사들이 원하는 일에 대하여 토론을 했다. 
나의 적당히 커다란 체구와 부모님께 단련된 근엄(??)한 말투때문인지 나는 반장으로 뽑혀서 그들의 의견을 교사들에게 전달하는 전달자가 되었다. 
오전을 우리들끼리 회의를 마치고 오후엔 교장 선생님과 교생실습 담당하는 교사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우리는 반이 배정이 되었고 한달간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나는 중학교 1학년반에 배정이 되었고 담임교사는 지방 대학을 졸업하고 근무를 시작한지 3년차의 잘 생긴 남자 선생님이었다.
별로 흥미없이 실습을 해야 교사로 임용이 된다는 것때문에 시작을 한 실습의 첫날, 난 신선한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4학년이 되도록 시험과 교사임용준비로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이 전혀 거슬림이 없던 나에게 갑자기 여성스럽지 못한 복장이 초라해 보이는 알수없는 경험을 하게 된 순간이었다. 
첫날은 인사이니 정장을 했지만 나는 그 다음 날도 실습이 끝나는 날까지 복장단정을 강조하면서 살았으니 말이다.
만남과 동시에 나에게 심겨진 담임교사에 대한 호감은 착하고 바른 교생으로 그에게 보여졌고 뜻밖의 학교밖에서의 만남이 만들어졌다. 반의 운영을 알려준다는 핑계로 커피도 함께 마시고 교생들은 소풍을 데려가지 않는다는 규율을 깨고 우리는 소풍도 함께 가서 학생들과 끈끈한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여학교인지라 여학생들의 상담도 함께 하면서 즐기면서 실습을 하고 있었다.
하루 하루가 새로운 일에 지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마음이 즐거우니 학교 생활도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눈치없이 이런 상황도 모르고 나의 현재 남편인 대학 선배는 위문차 나의 실습하는 학교를 자주 방문하고 나는 조금은 눈치를 보는 상황이었다.  
담임 교사는 지방에서 교사임용이 되어 서울에 형과 함께 살고 있었고 처음엔 몰랐지만 몇 번 보면서 서울 여대생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 좋은데 툭툭 던지는 말에서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았고 마치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우리들은 가진자(?)로 여기는 그의 생각이 거슬리기도 했다.
잠시 마음이 설레었던 잘 생긴 담임 교사는 여학생들에게 수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기에 나랑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거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목격이 되면 이유없는 소문으로 시달리곤 했다.
호감은 있으나 인연이 아닌지 불편한 감정을 추스릴 수 없는 묘한 관계로 만남을 접었다. 
교생실습이 끝나고 처음에 들었던 것처럼 교생 반장은 무조건 A 학점이라는 말처럼 난 근사한 점수로 나중에 교사에 임용이 되었다.

지금은 어느 학교에서 교장을 하거나 아니면 정년퇴직을 했을테지만 교생 실습하면서 설레던 시간이 생각나면 미소가 지어진다.
그러고 보면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잘 생긴것에 대한 유혹은 나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늘 외모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는사람들을 보면 비하하는 생각들을 가지지만 결국 잘 생긴 것에 대한 환상은 그렇지 못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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