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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일기

차별과 참음 사이 yeon seo (yeonseo) 2021-10-27  11:05:59
나이들어 미국에서 살기위해 왔기에 영어도 문화도 많이 서툴다. 어릴 적엔 제법 시험은 잘 봐서 영어 성적도 나쁘지 않았지만 언어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것인지 영어가 늘지않고 한국어는 점점 단어를 잊어간다.
더군다나 20세기를 살았던 사람인지라 지금 사람들은 이해가 안가는 교육이 몸에 배어있다.
그나마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공부하는 것이라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은 취득했고 어렵게 공립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이런 말하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무시하지만 그야말로 공부가 인생에서 가장 쉬운 일인지도 모른다. 
인간관계는 내가 노력한거 보다 더 많이 복잡하지 않은가.
여러 인종이 모인 내가 다니는 공립학교. 우선 중국인으로 처음 인상을 본다. 아이들도 중국 이야기 나오면 나에게 묻는다.
아이들은 배워야 하는 사람들이니 가르치는 차원에서 보면 괜찮다. 그렇게 내가 한국인이라고 말을 해도 귀담아 듣지 않는 이들. 가끔 무시한다는 생각이 든다.
발음이 어눌하니(액센트가 한국식이고 단어 선택이 꼴에 비해 하이클라스. 우리가 한국의 학교에서 너무 많은 단어를 어렵게 배웠다는 증거) 우선 들으려고 하지 않고 단어를 쓰는 것이 그들과 다르니 "척"한다는 생각이 있는지 또 무시한다.
학생들은 다행히 나의 발음과 단어쓰임을 1달만 지나면 익숙해 지고 그 다음부터는 큰 문제가 없다. 학생들은 어른보다 훨씬 맑고 흡수력이 높다는 것을 실로 실감하는 것 중에 하나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영어가 더 쉬운 사람들은 모르는 이민자들의 고충들을 나는 다 가지고 산다.
그러나 늘 참는다. 이 나라는 내 나라가 아니기에 적당한 무시로 일관하고 싸움을 걸다가는 매일이 싸움판이 될 듯하기에.
기분이 가라앉는 날은 정말 한국에서 살던,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다.
최소한 동양인이라 차별받는다는 느낌은 없이 살았는데 그 좋은 시간을 왜 그리 허비했는지.
대통령이 뭔지, 전교조가 뭔지....내 삶이 중요하다는 생각보다는 정치적 이슈에 더 심취해서 교육이 어쩌고 정치가 어쩌고..ㅎㅎ
그러다 보니 나의 아까운 20대와 30대를 나와 무관한 일에 신경을 쓰고 산 듯하다. 그 시간에 내 아이들을 위해 좀더 공부했다면 지금 사는게 풍부하지 않았을지.
내가 못한 것보다 더 많이 나에게 반감을 갖는 이민자의 땅. 이민자이지만 차별을 받는 나라.

이 즈음에 한국의 가을은 온통 다른 색으로 단장한 아기자기한 아기 돌떡같은 때이다.
친구들과 설악산에 놀러가 정상, 흔들바위곁에서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던 그 때가 생각난다. 
이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내 나라의 내 청춘의 날들이여. 내 기억에 오래 남아 추억하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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