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올 때 집 앞 산등성이에 앉아 하염없이 손을 흔드셨던 울 아부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쩍 부모님의 생각을 떠올린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 그 어려움도 그 때는 당연하지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거의 그렇게 살았으니까~
햇빛이 반짝거리고 건너편 딸기밭에는 빨갛게 딸기가 익어갔다. 그 사이에 둥그렇게 솟은 쌍무덤...그 곳은 우리 남매의 놀이터였다. 먼 하늘 저곳에는 한 강이 보이고 주말이면 엄니랑 이불 빨래하러 그곳에 갔다.
빨간 진흙에 볏짚을 넣어 토담집을 만들고 지붕은 천막을 이어 커다란 돌을 얹어 놓으셨다 한가운데는 투명한 비닐을 씌워 하늘을 보이게 만드셨던 울 아부지...
맑은 날에는 별이 총총히 보이고, 눈 오는 날에는 눈이 수북이 쌓이고, 비오는 날에는 비가 새서 그릇이란 그릇은 죄다 받쳐 놓으셨다. 종이를 발라 놓은 천장이 비로 인해 한곳으로 몰리면 구멍을 뚫어 폭포를 만드셨던 울 아부지...ㅋㅋㅋ
밤이면 천장에서 새앙쥐들의 달리기가 시작된다. 후다다닥=====3 그것도 울 남매에겐 자장가였다. 새벽에 두런두런...엄니와 아부지의 새벽대화~ 방안에는 뿌옇게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어느 비오는 날 밤, 어린 나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셨는데 무서워서 안간다고 떼를 쓰다 첨으로 아부지에게 죽도록 맞은 기억이 난다. 늘 온순하셨던 아부지셨는데... 그래서 난 담배를 무지 싫어한다.
아부지 생일날...사촌 형제들(나와는 나이차가 훨 많은)이 왔었다. 어둑해진 저녁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닭장을 어깨에 멘 아부지가 비를 홀땆 맞으시며 오셨다. 사촌들은 모두 울었지만...난 운 기억이 없다. 그저 사촌 언니들이 준 용돈때메 기쁠뿐...
왜 이리 아부지가 그리울까? 이른 아침이면 마당에서 꽃들을 바라보며 흐믓해 하시던 모습. 우리들의 응까를 받아서 옥수수 나무 옆에 묻어 놓으시곤 하시던 아부지. 유난히 참새들이 많았던 그 시절... 커다란 대나무 소쿠리에 끈을 매고 막대기를 받쳐 몰래 숨어 있다 끈을 잡아 댕겨 참새를 잡아 주시던 울 아부지...
가난했지만 소박하고 다정하셨던 울 아부지. 하늘에 소망을 가지고 가게 되는 그 날에 두 분의 아부지를 보게 되리라. 하늘의 아부지와 울 아부지 두 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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