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콜로라도에 사는 아짐입니다.
남편이 Nature Landscape Photography를 해서, 주말이면 팔자에 없는 등산과 캠핑을 따라다니며 열심히 내조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이번에는 밀리언달러샷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요 ㅋㅋㅋ
이번 가을에는 텔류라이드로 9일간의 로드트립을 다녀왔습니다. 결론부터 말 하면, 이번 여행은 왜 미국이 한자로 '아름다울미'를 쓰는지 절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콜로라도의 단풍은, 이번 여행을 하기 전 까지는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었어요. 우리 나라 설악산 단풍이나, 미국 동부의 단풍처럼 알록달록 하지 않고 그냥 노랗고 푸르고 뭐 그런... 그런데 이거 실홥니까? 여기 단풍 너무너무 멋져요. 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몇 장 공유합니다. 남편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 비하면 그 아름다움이 다 담기지 못해 아쉽지만, 콜로라도 단풍 구경을 아직 못 해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올려봅니다.
집에서 출발 해 네 시간을 달려 허허벌판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잔 후 다음 날 아침 목적지에 도착 하기 삼십분 전 쯤 이런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주변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둘러 보아도 모두 이런 뷰에요. 까마득한 옛날에 지각 변동으로 솟아오른 산들 그리고 오랜 시간 눈비바람을 맞으며 깎아진 자연의 모습과 어우러진 나무들, 결국 두번째 밤도 캠핑을 하기로 결정했네요. ㅠㅠㅠㅠㅠㅠ
저녁을 먹으러 타운에 가려면 비포장도로를 타고 30분을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라, 라면을 끓여 먹기로 결정했어요. 제 인생에 가장 멋진 저녁식사뷰 였어요. 사진에 나오진 않았지만, 사슴들도 간간히 보이고, 조용하고, 무엇보다 저에게 다행인건, 춥지 않았어요 ㅋㅋ 산에 다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여름에도 산은 춥잖아요, 저희 신랑은 내심 눈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드라고요 -_- 노오란 아스펜과 흰눈을 사진폭에 담고 싶어 했지만 날씨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너무 좋았다는 ㅎㅎㅎ
두번 째 캠핑을 하고 다음 날 아침 목적지로 향하다가 들른 이곳은 이름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유명한 Viewpoint 였던 것 같아요. 운전해서 가다보면 정말로 저런 풍경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집니다. 정말 장관이에요. 뷰포인트를 기준으로 겹겹이 층층이 보이는 산, 바위 그리고 그 사이에 촘촘이 매꾸고 있는 각양각색의 나무들, 펼쳐지는 스케일이 너무 커서 내가 정말 작은 존재이구나를 실감했어요. 정말 아름다운것들로 둘러쌓인 기분이랄까? 묘해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요. 결국 세번째 밤도 캠핑을 하기로 결정하고 말았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번 째 캠핑은 산 꼭대기에서 했어요. 저녁이 되니 날이 쌀쌀해졌고, 아침에 일어나니 밤새 추워 경직된 근육들이 제대로 풀어지지 않아 목도 뻐근하고, 허리도 아팠네요.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은 몸에 열을 내면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100미터 달리기를 했어요. 따뜻한 음식과 커피 생각이 절실했고 결국 저흰 아침을 사먹으러 비포장 도로를 내려옵니다. 노오란 아스펜들이 겹겹이 눈앞에 펼쳐진 모습이 질리지도 않아요.
아.. 감탄밖에 안나옵니다. 그렇게 삼박 캠핑을 하고, 2박은 Ridgeway 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Tiny House 에서 묵었습니다. 너무 행복했어요 ㅋㅋㅋ Ridgeway랑 Ouray 라는 아주 작은 마을들이 있는데, Hot spring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자세히 쓰지는 않겠지만, Clothes optional 인 곳을 저는 그런 줄 모르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쿨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랑이 깜빡하고 말을 못해줬다네요. 에헴. 너무 놀랐습니다.
그렇게 피로를 풀고 저희는 또 다시 기가막힌 캠핑장소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텐트를 다시 치게 됩니다. Telluride 마을에서 40분 가량 비포장도로로 된 산길을 차를 타고 올라오면 세개의 호수가 있는 곳 입니다. 구글맵에 찾아보니 Alta Lakes 라고 나오네요.
뭐 이건 그냥 거울입니다. 사이즈가 꽤 큰 Trout 도 간간히 보이고요, 큰 호수에선 Paddle boarding과 fishing 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큰 호수 옆에 나란히 있는 작은 호수의 사진 입니다. 저희 신랑은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땜시, 사람들이 주변에 있음 싫어해요. 그래서 등산화를 신고 산을 타기 시작합니다. 세 번째 호수에 가야 하거든요.
다행히도 멀지는 않았습니다. 역시 이곳엔 사람들이 없더군요. 와 정말 멋집니다. 조용합니다. 여러가지 종류의 새들을 보았습니다. 까마귀 날개 펄럭이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
그렇게 캠핑을 하고 다음날은 Silverton 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Icelake 라는 유명한 하이킹 코스가 그 주변에 있는데, 난이도가 Hard 라서 그리고 COVID 때문에, 이왕이면 북적이지 않은 Butt crack of dawn 에 하이킹을 시작 하자고 신랑은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Hiking trailhead 근처에서 오늘밤 또 캠핑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ㅠㅠㅠㅠ 오지랍 넓은 저의 발은 맞지 않은 서양 등산화로 지난 3년간 abused 된 상태, 발톱의 반을 이미 잃어버렸고, 뒷꿈치는 물집이 잦아들 날이 없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모를 milliondollar shot 을 위해 이를 악물고 대답합니다. Sure! 그렇게 Silverton 에서 점심을 먹고 캠핑 장소를 찾아 나섭니다. 아니 그런데, 이건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정말 감탄에 감탄을 연발하고야 맙니다. 오묘한 색들, 자연이 만들어 낸겁니다. 산도 오묘하고 물도 오묘합니다. 이름이 South Fork Mineral Creek 이네요. 물에 미네랄이 들어 있어서 영롱한 옥색, 철 성분이 많은 돌들은 붉은색 그리고 또 보라색, 아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냥 너무 아름다워요. 제 인생의 가장 멋진 캠핑 spot 이었습니다. ㅎㅎㅎㅎㅎ
그렇게 다음 날 꼭두새볔에 일어나 아이스레이크 하이킹을 하였습니다. 정말 가파릅니다. 힘들었지만, 영롱한 turquoise 물 색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서울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30년 넘게 살다가 이렇게 자연을 가까히 하며 살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과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혹시라도 여유가 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몇글자 적어 보았습니다. 모두들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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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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