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독일의 심리학자 볼프강 쾰러는 소리와 형태가 연관지어지는 현상을 관찰하게 된다. 이 현상은 훗날 ‘보우바-키키 효과(bouba-kiki effect)’로 불리게 되는데 미시 여러분들도 한 번 실험에 임해보자.

아래 그림을 보면 도형 두 개가 있다. 지구 오지의 한 부족은 이 가운데 하나를 보우바, 하나를 키키라고 부른다. 어느 게 보우바이고 어느 게 키키일까?

보우바 & 키키 효과는 청각과 시각이 연결돼 있음을 잘 보여준다. 어느 쪽이 보우바와 잘 어울리고 어느 쪽이 키키와 잘 어울릴까.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응답자의 95~98%가 왼쪽 곡선 도형을 ‘보우바’로 오른쪽 삐쭉삐쭉한 도형을 ‘키키’라고 답했다. 그 뒤 학자들은 점점 더 우리가 일상의 사물에 붙여준 많은 이름들이 단순히 임의적인 게 아니라 이런 청각과 시각의 어울림에 기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다 , 올해 학술지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 2월 27일자에는 이름도 얼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밖의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이 실렸다. 이스라엘과 프랑스, 미국의 공동연구자들은 얼굴이 유전뿐 아니라 환경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데 주목했다. 이미 속설에 보면 부부는 닮는다고들 하고, 관상학적으로도 서로 닮은 얼굴이면 좋은 궁합이라는 말들도 있다. 단, 이런 효과는 결혼한 지 20년쯤은 지나야 나타나는데, 두 사람이 오랫동안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결국 얼굴까지 비슷해진다는 말이다. 또 성격이 조급한 사람은 느긋한 사람에 비해 얼굴의 특정 근육이 긴장되는 경향이 커 결국에는 턱 모양에도 영향을 준다는 결과도 있다. 얼굴의 생김으로 앓고 있는 병이나 성격을 짐작하거나 더 나아가 미래까지 예측해 보는 일은 이미 우리에겐 흔한 일이다. 이번 실험에서 흥미로운 건 과학자들이 얼굴에 영향을 주는 환경요인 중의 하나로, 그 사람의 이름(본명)이 포함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과학자들의 실험 방법은, 모르는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여준 뒤 제시한 이름 네 개 가운데 본명일 것 같은 걸 하나 고르게 하는 것이었다. 물론 하나만 사진의 인물 이름이고 나머지는 임의로 뽑은 이름들이다. 이스라엘 사람 121명을 대상으로 이스라엘 사람의 얼굴 사진과 이름으로 테스트한 결과 맞춘 확률은 평균 30%로 통계적으로 상당한 확률을 보였다. 연구자들은 또, 프랑스 사람 116명을 대상으로 프랑스 사람의 얼굴 사진과 이름으로 똑 같은 테스트를 했고 맞춘 확률은 평균 40%에 이르렀다. 결국, 이름이 얼굴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 연구자들은 이를 좀 더 일반화해보기로 했다. 즉,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에게 얼굴에서 이름을 유추하도록 한것이다. 과학자들은 프랑스의 인물 데이터베이스에서 여성 이름 15개와 그 이름인 여성 3만6000여 명의 얼굴사진과 남성 이름 13개와 그 이름인 남성 5만8000여 명의 얼굴사진을 인공지능이 학습하도록 해, 어떤 연관성을 추출하도록 한다. 그 뒤 9만4000장의 얼굴사진에 대해 각각 이름 두 개를 제시하고 본명을 고르게 했다. 그 결과 정답을 맞춘 확률이 평균 59%로 임의의 값인 50%보다 꽤 높았다. 즉 이름이 정말 얼굴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런 현상을 ‘얼굴-이름 어울림 효과(face-name matching effect)’라고 명명했다.

다음 사진으로 우리도 한번 테스트해보자.

사진 속 인물의 본명은 무엇일까? 이름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여러 사진으로 테스트할 경우 정답을 맞춘 평균값이 임의로 택한 경우인 25%에 가까워지겠지만 이스라엘에서 테스트한 결과는 30%, 프랑스에서 테스트한 결과는 40%에 이르렀다. 사진 속 인물의 본명은 Dan으로 38%가 정답을 맞췄다고 한다. ⓒ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이름과 어울리게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어서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름과 맞는 헤어스타일을 선택한다. 헤어스타일은 얼굴의 정체성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다. 또, 이름이 태도나 성향에도 영향을 미쳐 이름에 어울리는 표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좀 이상한 이름을 갖게 될 경우 그게 평생 스트레스였다가 성인이 돼 개명하고 나서 얼굴이 활짝 피고 사람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는 경우가 그런 이유 때문이라 하겠다.

과학자들은 논문에서 “설사 그 영향이 작을지언정 이름이 얼굴에 반영될 수 있다는 건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에서 사회적 표식(이름)의 중요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결론 짓는다.

                                         ....강석기의 과학에세이 209에서 발췌

사실,이미 사라의 칼럼을 즐겨 읽는 미시분들이라면, 사주나 이름등의 보이지 않는 세계의 영향이 어떻게 현실에 반영되는지를, 너무 잘 알고 믿기까지 하는 분들일테니, 이런 .서양학자들의 연구래 봤자, "그걸 이제 알았대? 새삼스럽게...." 하고 쓱~ 치워둬도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사라가 이 기사를 조명하는 이유는, 이미 2500년전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이름과 사람과의 상관 관계를 아셔서, 사람 한명, 한명에 가장 적합한 이름 짓는 법을 학문으로 발전 시켰다는 거.... 그런 지혜로움을 다시한번 새기고 싶어서다. 

   이미, 내 칼럼 Life Forecast 초기에서도 이름 뿐만이 아니라, 소리는 각기 고유한 파동과 의미를 가지고, 주변에 영향을 끼치니, 결국엔 주문처럼 될 수도 있다고 썼었다.(언제요? 하지 마세요. 작은 제목은 나도 가물 가물해서...^^)

    내 주위엔 벌써 2명있다. 새 이름 받은.. “돈벼락 맞을..” 하고 “하버드 갈...” 사랑만 주고 살고 픈 나로 하여금 시험에 들게 할때마다, 소리쳐 불러주는 나만의 ‘그.대.이.름’ ㅎㅎ ‘그나저나 내이름 사라 때문에 나도 요새 살이 찌나? 그럼 빼라로 바꿀까? 아냐, 뺐네가 더 결정적일까? 그건 과거형이니 미래를 보장 못하고.. 뺄까? 이건 단정적이지가 않고... 사실, 빼라도 안 들으면 그만이잖아. 아~~ 결국 이름 때문이 아니라 의지박약한 너 때문이야. 사라. 살아. 살아 . 내 살들아.ㅠㅠ               .....    그냥 살아라,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