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산책에서는 감상자들에게는 낯설고 상대적으로 유명세가 덜한 작가를 선별해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미술사에서 예술적으로 가치을 인정 받는 눈여겨 볼만한 새로운 작품을 접해 보는 것도 미술적 안목과 지식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에서이다.

프린스턴 컬렉션은 대학의 역사와 전통에 중요한 그림, 조각, 기념비적인 작품을 소장한다. 컬렉션의 중심에는 대학과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을 묘사한 600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하는데 프린스턴을 상징하는 귀한 초상화를 보유한다.

찰스 윌슨 필(Charles Williamson Pale 1741-1827)은 미국의 화가이다. 메릴랜드 주에서 출생하여 필라델피아에서 사망하였다. 그는 1767년 런던에서 역사화를 배웠다. 1769년 귀국하여 독립 전쟁에 참가한 후 필라델피아에 정착하였다. 1782년 사설 화랑 그리고 1786년 박물관을 설립하였도 1805펜실베니아 미술학교의 창립(하였고)한다. 필은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1732~1799)의 일련의 초상화를 많이 남겼다.

찰스 윌슨 필의 <프린스턴 전투에서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은 기념비적인 초상화로 미국 역사의 광범위한 영역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워싱턴 본인이 후원하여 제작되었다고 한다. 프린스턴 대학이 설립되는 장소에서 남북전쟁과 초대 대통령이 전투하는 그림은 소중한 역사적 기록이다.

프린스턴 들판에서 전투하는 장면을 배경으로 커다란 깃발과 인물들은 앞에서 워싱턴은 당당하게 서 있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서 전투 승리를 예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필은 프린스턴에서 초대 대통령의 영웅적인 전투와 미합중의 역사를 그림으로 남기는 예술의 기능인 시대를 목격하고 증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존 싱글턴 코플리(John Singleton Copley, 1738�)는 식민지 시대의 북미에 관한 기록을 그림으로 남긴 주요한 미국 화가이다. 보스턴에서 출생하여 영국으로 건너가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정회원이 되었다. 영국의 영웅을 찬미하는 역사화로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엘카나 왓슨 Elkanah Watson>은 코플리가 1774년 정치문제로 영국으로 떠나기 전 식민지인 미국에서 그린 가장 독특한 초상화이다. 그는 이 그림에서 초기 사실적인 초상화의 양식과 흔적을 그대로 고수하였다. 성공한 미국 상인 왓슨의 고급스런 천의 질감을 완벽하게 표현하여 부유한 모습을 의도적으로 드러냈다.

왓슨은 자신의 초상화를 제작을 위해 코플리에게 배를 배경으로 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왓슨은 배로 무역을 하여 부를 축적하였을 것이다. 또한 이 배는 미국의 독립을 인정하며 세계를 향한 미국의 출발을 암시한다. 화면 왼쪽은 본토를 배경으로 햇살이 줄무늬처럼 퍼지고 있는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

존 싱어 사전트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파리와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였다. 프린스턴 뮤지엄의 초대 관장이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설립자 중 한 명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엘렌 마쿼드 Elizabeth Allen Marquand>의 초상화를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 1856-1925)가 남겼다. 그는 런던에서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미국 로드 아일랜드(Road Island)의 뉴포트(Newport)를 방문하였다. 내키지 않는 두 번째 미국 방문으로, 자선사업가인 남편 헨리 G. 마쿼드(Henry G. Marquand)가 높은 작품 수수료를 제의하여 성사되었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제안과 그의 경력에 중요한 영향력을 지닐 것이라는 판단에 초상화 작업에 착수하였다.

마쿼드 부인은 어두운 보수적인 빈티지 드레스를 입고 있다. 하얀색의 섬세한 레이스와 틀어 올린 머리는 비슷한 연륜의 보이는 의자와 조화를 이루며 더없이 세련된 품위를 자아낸다. 이 초상화는 수많은 부유층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성공을 거둔다. 결국 사전트 운명의 성공적인 전환은 이 초상화가 변곡점이 된다.

부자와 빈민의 초상화가로 유명한 사전트는 이처럼 부유한 이들을 많이 그렸다. 미국의 대통령부터 영국의 귀족 세계적으로 유명한 백만장자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사전트에게 초상화를 의뢰했다. 그는 부자들의 초상화를 그려 많은 돈을 벌었다.

반면 사전트는 가난하고 사회에서 무시당하는 소외 계층의 사람들 모습도 많이 남겼다. 그는 가난에 찌든 노동자의 모습을 그들을 고용한 부유층만큼이나 중요한 인물로 보이도록 표현했다. 그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오로지 그림만을 그렸다.

필라델피아의 예술가 토마스 에이킨스(Thomas Eakins 1844 -1916)의 <칠십 년 전에 Seventy Years Ago>는 그의 그린 20여 점의 수채화 중 하나이다. 섬세하고 정확한 렌더링과 디테일은 자유롭고 즉흥적인 붓 놀림과 결합하여 매체를 얼마나 숙달되게 다루는지 증명한다. 1870년대 에이킨스는 2인승 보트 스컬의 노 젓기, 피아노 연주, 뜨개질 등을 주제로 즐겨 작품을 그리며 이 작품이 탄생한다. 그는 머리와 손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집중적으로 묘사하였다.

세워진 외발의 원탁인 틸트탑 테이블과 치펜데일 의자는 에이킨스의 초기 미국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이다. 1876년은 미국 독립 100주년을 맞은 시기이다. 그는 미국 화가로서 여기에 영감을 받아 애국적인 향수를 불러오는 동시에 독립을 재조명하는 작가의 관심을 이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에이킨스는 필라델피아와 파리 그리고 스페인에서 수학하며 유럽 미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1870년에 미국으로 돌아 온 에이킨스는 초상화 주문을 받기 시작한다. 그는 끈질긴 노력과 고도의 훈련으로 작품에 과학적인 기법을 적용하였다. 인체의 기능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해부학 과정과 수술을 집도 중인 외과 의사들을 그리기도 했다.

초상화는 고객의 주문에 흡족하도록 외모를 미화해서 작업하는 게 일반화인데 에이킨스는 모델의 외모를 매우 사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묘사하였다. 비타협적이고 완고한 표현 방식은 <찰스 퍼시벌 벅의 초상 Portrait of Charles Percival Buck>에서 잘 드러난다. 주문자들은 자신들의 초상화 인수를 거부하였고 결국 세상을 뜰 때까지 에이킨스의 작업실에 보관되었다. 에이킨스는 살아 생전에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그는 당대 활동하던 미국 화가들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화가로 재평가되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화가이자 삽화가 윈슬로 호머(Winslow Homer 1836�)는 뉴욕 허드슨 리버 화파로 미국적인 전통을 따른 풍경화로 유명하다. 그는 직접적인 진솔함과 대담한 구도가 돋보이는 화풍으로 호평을 받았다. 호머는 남북전쟁 당시의 유혈사태와 미국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깊게 탐구하여 작품을 남겼다.

그는 석판화 인쇄 공장에서 삽화가로 일하면서 화가 경력이 시작되었다. 1859년에는 뉴욕으로 자리를 옮겨 『하퍼스 위클리』라는 잡지에 본격적으로 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1861년 남북전쟁이 일어나자 호머는 이 잡지의 통신원 자격으로 북부군대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이러한 초기의 경험들은 호머가 보다 세밀한 관찰력을 갖추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덕분에 그는 선과 형태, 그리고 정밀한 구도에 대한 자신의 명확한 감각을 깨우칠 수 있었다.

1872년 윈슬로우 호머는 시골에서 보내면서 햇살이 내리쬐는 시골 생활 이미지를 연작으로 4점 그렸다. 그 중 <창가에서>는 어두운 방에서 밝은 야외 풍경을 보여준다. 열린 창문 앞에 젊은 여성이 앉아 있는 모습은 은밀하기도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네 작품 모두 밀접하게 관련된 장면들로 비슷한 옷차림에 배경과 분위기도 비슷하다.

호머는 그 해 그린 작품 중 <창가에서>를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여 이듬해 뉴욕 센추리 협회에 전시하였다. 이브닝 포스트는 “강하게 그리고 훌륭하게 그렸다”고 평했다. 또 다른 리뷰는 " 바깥 세상은 햇볕과 어우러져 뒹굴고 있는데, 젊은 여성은 조용한 그림자 속에 앉아 있다”고 묘사하며 그림의 신비로운 매력을 전한다.

1870년대 내내 호머는 밝고 투명한 물감의 효과를 탐구하면서 수채화를 그렸다. 야외 풍경화를 좋아하던 그는 이 주제에 집중하여 점차 작품들이 늘어갔다. 그는 1882년에 메인 주의 바닷가 어촌 마을인 프라우츠넥에 영구히 정착했다. 거친 대서양 바닷가에 고립되어 작품 활동을 한다.

이곳에서 호머의 화풍과 주제는 여가를 즐기는 한가로운 세계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갔다. 그는 바다라는 대자연의 웅장함과 그곳에서의 인간의 이미지를 진한 색으로 그려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사진을 순수 예술의 한 장르로 편입시키는 데 주요 역할을 한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1864 -1946)는 허드슨 강을 사이에 두고 뉴욕을 마주 보는 도시 뉴저지주의 호보큰에서 태어났다. 미국 근대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19세기의 지배적 사진 양식인 회화적 사진을 반대하고 카메라 기능에 충실한 핀트에 의한 리얼리즘을 묘사를 주장하였다. 사진조형에 있어서도 근대 조형 이론을 도입하였다. 1902년 '사진분리파(Photo-Secession Group)'를 결성하여 사진 계의 선도적 위치에서 많은 신진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프린스턴이 보유한 스티글리츠의 많은 컬렉션을 중 1907년 <삼등 선실 The Steerage, 1907>을 첫 번째 컬렉션으로 의미가 깊다. 이 사진은 스티글리츠의 최고 사진으로 평가된다. 뉴욕에서 독일로 운행하는 카이저 빌헬름 2호에 탑승하여 찍은 이미지는 배 하부 갑판 3등 승객 수백 명의 끔찍한 상황을 보여준다. 사진이 찍히는 순간의 복잡한 상황은 오히려 정교한 구성의 효과를 나타났다.

스티글리츠는 이 사진을 곤혹스러운 3등 승객들에 관한 문서로 기록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진의 형식적인 구성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사진 속 인물들이 서로 서로 연결되는 환영을 보았고, 또한 자신의 삶에서 잠재적인 감정과 형태가 서로 얽혀 있는 것을 사진에서 보았다고 한다.

스티글리츠는 무성한 소문과 함께 1924년 화가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와 결혼하였다.

프린스턴은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꽃의 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나르키사의 마지막 난초 Narcissa's Last Orchid>를 보유한다. 부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는 것도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아무도 진지하게 꽃을 보지 않는다. 꽃은 너무 작아서 자세히 보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현대인은 너무 바빠서 그럴 시간이 없다. 내가 꽃을 거대하게 그리면 사람들은 그 크기에 놀라서 천천히 꽃을 보게 된다”

조지아 오키프는 꽃을 확대해서 그리는 여류 화가이다. 오키프는 뉴 멕시코의 강한 햇살과 사막에서 반 평생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은 파스텔을 이용하여 손가락으로 종이를 마사지 하듯이 그려내는 효과를 이용하였다. 친구가 선물한 이 난초를 통해 오키프는 꽃을 보는 것을 우정을 기르는 것에 비유하였다. 그녀는 "아직도, 아무도 꽃을 보지 못합니다. 꽃은 정말 작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우리는 시간이 없습니다.”라고 한다.

프린스턴에서 가장 미국적인 그림으로 메사추세스 출신의 차일드 하삼(Childe Hassam 1859�)의 <비 오는 날, 5번가 Rainy Day, Fifth Avenue>를 들 수 있다. 거대한 도시 뉴욕 맨하탄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5번가는 상징적인 대로이다. 5번가는 패션가로도 유명하지만, 현재 세계 미술의 중심지로 뉴욕을 끌어 올린 미술관들이 근접해 있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현대 미술관 MoMA, 구겐하임 뉴욕, 휘트니 미술관 등이 5번가 가까이에 위치한다.

이 그림은 세계 1차 대전(1914-1918)이 한창이던 1916년에 제작되었다. 하삼은 "5번가를 올려다 보니 멋진 깃발들을 흔들리고 있었는데, 이 일련의 깃발들을 그린 것이다. 그날은 마침 비가 내렸다. 빨간색, 파란색, 흰색을 비와 함께 캔버스에 용해되며 조화롭게 녹아 들었다. 셀 수 없는 무수한 미국 국기와 그 아래 무리 진 사람들은 빗 속에서 평행을 이루었다”고 회상한다.

하삼의 작업실은 맨하탄 5번가 남쪽에 있었다. 그는 뉴욕 상류층이 워싱턴 스퀘어 가든을 어슬렁거리거나 눈 오는 저녁 유니언 스퀘어를 산책하는 도시 생활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이러한 영향으로 그의 뉴욕 이미지는 탄생하였다. 거대한 5번가 도로는 도시 뉴욕의 문화적이고 상업적인 동맥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주요 행사 퍼레이드 경로이기도 하다.

하삼은 5번가 위쪽 57번가로 스튜디오를 이전하면서 창문으로 다채로운 애국적인 행사들을 더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다. 이 퍼레이드를 통해 미국이 1차 세계 대전에 점점 더 깊은 연루 되는 것을 창 밖으로 목격하였다.

하삼은 깃발로 덮인 거리에서, 파리에서 매료 되었던 프랑스 혁명 기념일 7월 14일의 인상주의 이미지가 오버랩 되며 그림이 탄생한다. 1916년과 1919년 사이에 하삼은 30여점의 깃발 이미지를 그렸는데, 는 중추적 역할을 하며 전환점을 맞는다. 그가 추구한 인상주의 기법인 날씨와 빛의 효과 그리고 상징적인 색조는 뉴욕에서 제작한 깃발 시리즈에 많은 부분이 반영되었다.

하삼은 미국에 인상주의 미술이 도입되기 이전인 19세기 후반부터 프랑스 인상주의 화풍의 그림을 그렸다. 그는 20세기에 미국의 인상주의 흐름과 전개 양상에서 중요한 화가로 인상주의 미술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중의 하나인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는 미국의 도시와 시골 풍경을 작품 주제로 삼은 첫 화가이다. 그는 세계 양차 대전을 겪은 미국 도시인들의 특징이었던 고독과 절망을 깊게 표현하였다. 호퍼는 사실주의 화가로 미국의 평범한 일상을 의미 심장하게 진술하는 화면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명성을 얻었다.

뉴욕에서 작업하던 호퍼는 1923년 매사추세츠 주 글로스터의 어촌으로 여행을 하면서 수채화를 시작하였다. <유니버설리스트 교회 Universalist Church>1926년 여름 조선업과 석회 채석장으로 유명한 메인주 록랜드에서 그린 30여점의 수채화 중 한 작품이다. 호퍼의 능력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장면을 시간을 초월한 특별한 곳으로 전환시켜 표현하는데 있다.

커다랗고 텅 빈 공간의 교회는 황량하고 삭막해 보인다.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18세기에 세워진 교회의 우아한 흰색 첨탑만이 부각되는데 그 사이로 집 들이 있다. 호퍼는 간결한 붓 놀림으로 보드에 과슈와 수채물감으로 얇은 층을 쌓으며 화면을 채운다.

굴뚝과 맞배창 처마에 드리워진 과감한 대각선 그림자는 건물에 대응하며 진주 빛깔로 스며든다. 인물이 부재하는 도시 풍경은 여분의 추상적인 형태로 전달되며 신비와 침묵을 강조한다. 그림의 장치는 화면의 구도를 바라보는 관람자의 시선을 방해하며 그에 앞서 육체적, 심리적 고립 감을 우선으로 가져오는데 있다. 에드워드 호퍼 그림의 가장 큰 특색은 바로 이 점이다.

근대를 넘어 모더니즘 미술이 태동하는 19세기에 와서도 여성 화가들이 설 자리는 많지 않았다. 인상주의 대가들 틈에서 베르트 모리조와 메리 카사트는 남성들과 동등하게 이름을 올린 여성화가이다.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844�)는 미국 펜실베니아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인생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보냈다. 그곳에서 에드가 드가를 만나 친분을 쌓으며 인상파 화가들과 함께 전시회를 갖게 된다. 그러나 당대 남성 화가에 비해 사회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고 많은 제약이 따랐다. 결국 자연스레 여성의 개인적인 일상생활과 어머니와 자식, 특히 모녀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제한되었다.

메리 카사트는 미국의 거부 앤드류 카네기와 윌리엄 K. 밴더빌트와 같은 부유한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았다. <풍경: 쉬너콕, 롱아일랜드 Landscape: Shinnecock, Long Island >는 체이스의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즐기는 장면이다. 성공적인 계층의 모범적인 구성원을 뒤로 롱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화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제인 풍경과 여가가 세심하게 균형을 이룬 이미지는 관람객의 마음마저 여유롭게 한다.

카사트와 인연이 깊었던 체이스는 1891년 롱아일랜드 사우샘프턴에 신네콕 힐스 여름 예술 학교를 설립하였다. 10년 이상을 그림을 가르치며 쉬너콕의 모래언덕에 거주하였는데, 그녀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가족들을 이렇듯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렸다.

미국의 초현실주의 여류 화가 케이 세이지(Kay Sage 본명:캐서린 린 세이지(Katherine Linn Sage1898�)는 뉴욕주 알바니(Albany)에서 태어났다. 세이지는 1937년 파리에서 초현실주의자를 만나 교류한다. 그녀는 초현주의 주축 멤버인 이브 탕기(Yves Tanguy)와 결혼하여 뉴욕에서 전쟁 기간을 보낸다. 그녀는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후 유럽 예술가들이 미국에 정착하고 전시회 등을 여는데 많은 지원을 하였다.

세이지의 <나는 세 도시를 보았다 I Saw Three Cities>는 신비로우면서도 매우 현대적으로 보인다. 가운데 구불구불한 주름 형상의 곡선 기둥은 버려진 도시를 감독하는 수호자처럼 보이는데 고대 그리스의 나이키 동상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나이키의 열정은 보이지 않는다.

경직되고 정적인 중심부는 죽지도 살아있지도 않고,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 불가사의한 중심 존재는 초현실주의자들이 매료된 로봇과 기계화된 인류를 반영한 것이다.

조지 시걸(George Segal, American, 1924�)의 작품은 한번 보면 쉽게 각인된다. 조지 시걸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뉴저지 주립대 럿거스 대학의 아방가르드 예술 단체의 중심인물이다. 미국 미술관 여러 곳에서 보았지만, 한국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SAN에서도 보았고, 서울 비원 옆 공간 사옥의 아라리오 뮤지엄에서도 보았다. 프린스턴 뮤지엄의 실물 크기의 <하얀 흔들의자 위의 여성 Woman on White Wicker Rocker> 또한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시걸은 일상적인 물건과 주변에서 실물 크기의 인물을 정형외과 깁스를 위한 석고 붕대를 조각 매체로 사용하는 것을 모티브로 하였다. 그는 모형을 여러 번 붕대로 감싼 후 굳었을 때 그 조각들을 제거하고 다시 그것들을 조립하여 껍질을 만들었다. 그 형태를 청동으로 주조하기 위해 틀을 만들고 이 틀은 원래의 석고를 반영하기 위해 다시 흰색으로 칠해 완성한다.

시걸은 실물 모형의 여성이 고리버들 흔들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제작하였다. 매체인 하얀 석고의 특성으로 여인의 태도는 내성적이며 우울한 근심을 암시하는 듯 하다. 개인이든 무리든 인물 표현에서 수반되는 개성의 억제하는 이 방법 덕분에 시걸의 조각 작품은 늘 고립감과 사회적 아노미를 전달한다.

미국의 예술가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 1941-)은 조각, 사진, 네온, 비디오, 드로잉, 판화, 퍼포먼스 등 광범위한 미디어 걸쳐 활동하고 있다. 그는 뉴멕시코주 갈리스테오 근처에 살고 있다.

그의 첫 번째 작업실은 이웃 가게와 술집 창문의 네온 광고가 내다보이던 샌프란시스코의 가게 앞이었다. 1960년대와 70년대 많은 미국 예술가들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환경과 예술적인 주제, 재료, 그리고 개념 사이의 차이를 해소하고 실천하고자 하였다. 이 열망은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나우만의 조각작품은 사회 정치적인 논평의 상징과 언어가 유머러스 하게 하모니를 이룬다. 에서 나우만은 상업적인 광고 방법인 네온 튜빙과 정적인 애니메이션을 조합하였다. 그는 폭력적인 인간 행동과 복수심을 유머러스하고 장난기 넘치는 표현하였다.

현재 서양 미술의 중심지는 미국 뉴욕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양차 대전을 계기로 본토 유럽에서 신대륙 미국으로 넘어 왔다. 지금도 새로운 미술의 시도와 탄생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프린스턴 컬렉션은 시대에 걸 맞는 다양한 작품을 보유하고 보존하며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