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깻잎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요. 초보분들 위해서 반드시 ‘순치기’하시라는 말 드리고 싶어서 글 올려요
인터넷에서 깻잎 순치기라고 검색하시면 사진까지 올려 설명한 분들 있으니 참고 하시면 되요
간단히 말씀드린다면 깻잎은 모종 필요 없이 화분에서 씨만 뿌려도 금방 발아되어 키우기 쉽거든요(발아가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은 년도를 확인해보세요. 보통 2년이 지난 씨앗은 발아가 안돼요.)
근데 그냥 놔두면 위로 키만 쑥쑥 커서 잎 몇장 안 뜯어 먹었는데 꽃이 피게되요. 상추나 깻잎이나 쑥갓이나 꽃이 피면 더이상 맛이 없어 못먹어요. (잎이 억세져요)
깻잎은 두장씩 잎이 쌍으로 나오는데 잎이 10장정도. 즉 5쌍이 나왔을때쯤.. 가운데 새로 나오는 잎을 머리라고 부르는데요 그 머리는 놔두시고 바로 밑의 잎 한쌍을 잘라주세요. 그러면 그 부분에서 가지가 두세개로 갈라져서 가지가 더 많이 나와요. 머리를 너무 일찍 잘라주시면 키가 더이상 커지지 않으니 처음엔 놔두시고 어느정도 컸다 싶을땐 머리도 잘라주세요(그냥 손으로 따시면 돼요) 그러면 더이상 키는 안커도 옆으로 가지가 더 나와요.
그런 식으로 새로 나온 가지에서도 좀 잎이 나왔다 싶을때 윗부분을 잘라주세요 그러면 가짓수가 늘어나게됩니다.
순치기 안한 깻잎보다 30~60배의 수확량 차이가 있데요
상추 키우실 분들도 그냥 씨뿌리시면 되는데 상추는 열에 약하기때문에 초봄에 씨뿌려 초여름까지 잘 드실 수 있어요. 물을 자주 충분히 주셔야합니다. 물먹는 하마 수준이예요. 상추는 솎아주는게 아주 중요하고요. 이건 싹이 어느정도 나오면 간격을 넓게 넓게 주기 위해 중간건 그냥 뿌리째 뽑아 샐러드처럼 드시면 되고 어느정도 자란 상추는 겉에서부터 잎을 따서 드시면 되요. 아깝다고 많은 상추를 한 화분에서 키우면 잎이 가늘고 노랗게 되어 수확을 많이 못합니다. 오히려 적은 양의 싱추가 넓게 넓게 있으면 더 수확량이 많아요. 한 여름이 되거나 꽃이 피면 잎이 억세져서 못 먹습니다. 그럼 꽃피게 놔두시고 가을에 씨를 받으시거나 너무 덥지 않은 지역에선 한번 더 씨 뿌려서 한번 더 드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추는 잘 솎아서 자리가 넓고 바람이 잘 통해야지 잎이 무성하면 벌레가 금방 잘 생깁니다
토마토도 씨뿌려도 잘 크는데 열매다 보니 덥지 않은 지역에선 모종을 사다 심으세요. 물을 자주 줘야하지만 비에는 약한 식물이라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선 병이 나거나 그대로 썩는 경우가 많아 은근 까다롭지만 기후만 맞는다면 키우기 쉬운 식물이예요. 시카고 살땐 여름이 워낙 더워 씨만 뿌려도 잘 키워서 항상 풍년이었는데 미네소타 오니 덥지않고 비가 자주 와 올해부턴 전 안할려고요. 딸이랑 따서 먹던 체리 토마토가 아쉽긴 합니다. 토마토같이 열매채소의 첫 꽃이나 첫 열매는 따서 버리세요. 너무 일찍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맺으면 더 자라는걸 방해하거든요
토마토는 가지치기를 잘해줘야합니다. 그냥 놔두면 열매가 많이 안 열리거나 커지질 않이요 어느 정도 크면 너무 붙어 있는 가지를 과감히 잘라주세요
미네소타처럼 기후가 덥지 않은 지역은 깻잎 상추처럼 이파리 먹는 채소가 쉬운데 씨가 구하기 어렵지만 부추가 아주 좋습니다. 한국선 씨 뿌리면 그 다음해에 먹을 수 있는걸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은 해가 좋아서인지 시카고에서든 미네소타에서든 전 씨 뿌리고 그해에 먹을 수 있었어요. 처음 가늘게 올라올때 가위로 잘라서 (이땐 머리카락처럼 얇아요) 각종 찌개나 계란찜에 넣고요. 이땐 향도 강하지 않아서 괜찮아요. 영양가가 워낙 좋은 채소라 그냥 여기저기 다 넣습니다. 그러면 점점 굵게 올라오고 미국에선 씨 뿌린 그 해에 충분히 드실 수 있습니다. 가위로 잘라 먹고 그대로 두시면 다음해에 그자리에서 그냥 또 잎이 자랍니다. 그래서 또 씨뿌리지 않아도 되요. 부추는 씨를 한국서 공수 받아야하는데 키우기는 쉽지만 화분에서 반드시 화분에서 키우세요. 생명력이 엄청강해 순식간에 번져 잔듸밭으로 침투. 나중에 어떤게 잔듸인지 부추인지..내가 잔듸를 먹고있는건지 부추를 먹고 있는건지 하는 사태가 생깁니다
고추도 열매채소다 보니 모종을 구하시거나 실내에서 키우다 밖으로 나가야하는데 시카고처럼 엄청 더운 지역은 그냥 씨뿌려도 금방 큽니다. 고추는 미네소타처럼 시원한 지역도 아주 잘되요. 고추는 수확한 후 잘라서 냉동보돤하시면 1년내내 드실수 있습니다. 주의하실건 물을 너무 많이 주시면 안돼요. 토마토 상추는 물을 넉넉히. 고추는 적당히.
토마토랑 고추는 줄기가 힘이 약해서 막대기같은걸 작은 싹이 났을때 옆에 박아서 어느정도 자라면 끈으로 묶어주세요. 너무 컸을때 박으면 잘못하면 뿌리를 다칩니다. 홈디포에서 크기 다양하게 싸게 팔아요. 주로 토마토는 동그란걸. 고추는 길쭉한걸 사주시면 되요
파는 마켓에서 산 파를 머리만 잘라서 그대로 심으시면 바로바로 잎이 나옵니다. 가는 파를 드시고 싶으시면 씨를 뿌리셔도 되요. 이것도 가위로 잘라드시다가 그대로 놔두면 다음해에 다시 잎이 나옵니다. 집에서 키운 파는 향이 엄청 강해서 정말 맛있어요.
오이는 덩쿨식물이라 옆에 있는 뭐든 무섭게 감아버리며 크게 됩니다. 정말 작은 손이 나오는거처럼 순식간에 휘리릭 감아요. 그러니 옆에 화분과 간격을 많이 떨어트려주시고 홈디포에서 지지대같은 감고 올라갈 수 있는걸 사서 박아주세요. 안그럼 토마토고 깻잎이고 옆에 식물이 오이한테 잡아 먹힙니다.
전 깔끔한게 좋아서 항상 화분에다 키우는데 화분에서 키우시는 분들은 거름을 정말 잘 주셔야해요. 왜 우리집 채소는 잘 안 클까할때 가장 큰 이유는 물은 열심히 주는데 거름은 소홀히 했기때문이 많아요. 물만 주고 밥은 안준거거든요. 처음 씨뿌릴때만 거름을 주면 안되고요. 적어도 한두달에 한번은 위에 거름을 덮어줘야합니다.
집에서 만드시고 싶으신분들은 홈디포에서 거름통을 사다가 채소찌거기 같은거 넣어서 썩히면 되는데 절대절대 소금이나 다른 양념이 들어간건 안됩니다.
채소 심은데에 바로 묻으셔도 안되요. 썩으면서 식물뿌리도 같이 썩습니다. 반드시 썩은걸 주셔야해요
그러니 화분농사 하시는 분들은 그냥 홈디포에서 올게닉 거름 사다 자주 뿌려주세요.
전 집에서 홍삼을 매일,먹기때문에 그거 아까워서 가을에 화분 흙을 가운데 파놓고 겨울에 먹은 홍삼을 겨울내내 묻어주고 봄에 썩은거 확인후 씨를 뿌립니다. 여름엔 화분 하나에 흙을 넣어놓고 홍삼을 묻어 썩힌후 그 흙을 뿌려주고요. 흙에다 묻어 썩히는것도 깔끔합니다.
씨를 뿌릴까 모종을 심을까 고민이신 분들은 기후에 따라 미국은 차이가 크지만 간단히 잎을 먹는 채소는 그냥 씨를 뿌려도 충분하고요. 열매를 먹는 채소는 모종을 심으시면 됩니다. 열매 맺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열매 맺기전에 추워져 버릴 수 있거든요.
모종을 구하실 수 없으신 분들은 초봄에 집안 화분에 씨를 뿌려 집안에서 모종을 키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충분히 더워졌을때 바깥 화분에 옯겨 심으시면 되요
어떤 채소든 화분은 자리가 좁기 때문에 여러그루를 욕심내시면 안됩니다. 토마토나 깻잎이나 왠만한 사이즈 화분에 한두그루만 키워야 크게 자라고 오히려 수확량도 많고요
전 캘리 살때는 꽃만 키워봐서 캘리나 플로리다처럼 사계절이 아닌곳은 잘 모르겠네요. 기후가 다르니 키우는 팁이 좀 다를거 같은데..
압구정동 한복판에서 커서 농사를 전혀 모르는데 인터넷 덕에 공부해서 미국와서 봄 여름 가을동안 깻잎,상추,고추,토마토,오이,부추,쑥갓,파 딸기 등 화분으로도 충분히 잘 먹고 있습니다. 저도 해냈으니 여러분들도 잘 하실 수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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