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연임 도전은 좌절됐습니다. 결과에 승복하고 제 부족함을 인정합니다.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보도국장 때 뉴스를 살렸고, 사장이 된 후 국민 신뢰를 다시 찾았습니다. MBC를 지상파에 머물지 않는 콘텐츠 그룹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성과도 꽤 있었지만 저의 꿈을 여기서 접습니다. 다음 사장이 잘 이어가리라 생각합니다.

처음 도입된 시민평가단의 운영방식을 지적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라 제도를 탓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박성제는 탈세, 횡령, 배임, 노동법 위반, 부실경영 등등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온갖 가짜뉴스로 제 명예를 훼손한 몇몇 의원님의 작전은 성공한 듯 합니다. 제 이름을 검색해 보고 그 황당한 거짓 주장에 영향 받은 시민평가단 분들이 분명 계셨을테니까요. 국회의원이 그렇게 반복적, 지속적으로 허위비방을 해도 면책특권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사장하면서 단 한 번도 뉴스나 시사프로그램 내용에 간섭을 한 적이 없습니다. 기자, PD들의 양심과 소신을 믿고 외압을 막아준 것 뿐입니다. MBC 신뢰도가 다시 높아진 것도 그들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MBC 언론인들이 진실만을 추구하는 보도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떠나겠습니다.

당분간 여행도 다니고 책도 실컷 읽으면서 Life 2.0을 설계해 보겠습니다. 혹시 몰라서 또 말씀드리는데 그 설계도에 '정치'는 없을 겁니다.

종종 글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