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건조가 극심하다며 쪽지로 하소연해오신 분이 계시다.

남의 일 같지 않다.

여자라면 누구나, 특히 이맘때면 공감할 이야기다.

그래서 이번 컬럼을 그분께 답장으로

대신하려 한다.

부디, 촉촉하게 다시 복구되시길 빌며~~

겨울철, 환절기면 우리 얼굴은

가뭄의 논바닥 마냥 쩍쩍 갈라지며

오지 산골 소녀마냥 버짐같은 것도 일어나고

허연 각질이 벗겨지고

뜬금없이 가렵기도 하다.

졸리가 피부과 닥터도 아니고

스킨케어 전문가도 아니므로

어째서 그렇게 건조한지 일일이 원인을 짚을 수는 없다.

다만, 이런 말은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수분'을 도둑맞고 있지는 않나요? 하고 말이다.

없는 수분을 가져오기 위해서 우린 참 많은 노력을 한다.

물도 마시고, 미스트도 뿌리고, 좋다는 영양 크림이며 오일을 사모은다.

마사지도 하고

팩도 하고

심지어는 숨구멍만 뚫어놓고 랩을 얼굴에 두르기도 한다.

이 모두가 '수분'을 '얻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런데 문득, 너무 '얻는 것'에만 집착한 나머지,

있는 수분을 제대로 못지키는 거 아닌가 불안해진다.

있는 걸 안 빼기는 게

없는 걸 얻으려고 하는 것보다

어쨌든 더 쉽지 않을까, 싶어서다.

더 우리 몸에는 수분이 70%다.

매일매일 우리 몸 속에서는 수분이 만들어진다.

또 배출하기도 한다.

우리 몸에 수분이 없다면 죽.는.다.

아무리 건조해도 우리 몸 안에는 수분이 있다.

우리 피부에도 수분이 있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 피부가 이렇게 유지되는 건

몸 안에서 끊임없이 피부에 수분 유지를 위해 발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너무 내준다.

내줄 생각 없는데 뺏기니 도둑당하는 거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

미스트를 뿌리면 그 순간은 촉촉하지만 이내 이전보다 더 건조해짐을 느낄 것이다.

피부 표면에 닿은 수분은 마르면서 안쪽에 있던 수분까지 끌어다 같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스트에 인공 화학 합성제가 드글하다면 나쁜 성분까지 피부에다 넣어주면서 말이다.

우리 피부는 화초에 물주듯

직접 '물'을 줘서 수분을 먹지 않는다.

'기름'으로 먹는다.

그래서 모이스춰라이저는 모두 주성분이 '오일'이다.

오일에 물이 적거나 없으면 크림이고 물이 더 들어가면 로션이다.

로션과 크림을 따로 바를 이유가 없다.

둘 다 똑같다. 물의 양만 다를 뿐.

그런데 로션과 크림을 따로 바를 이유가 있긴 하다.

오늘, 그 이야기를 하려한다.

바로 '겹겹보호'를 위해서다.

보통, 저녁에 세수하고 기초케어를 한다.

그러고 아침에 피부상태보고 오메...촉촉하고 매끌한거...하면

전날 저녁에 썼던 제품에 모든 찬사를 보낸다.

다음에도 꼭 저거 사야지~~~이러믄서.

물론, 제품의 성분은 중요하다.

그런데 유해 성분이나 미네랄 오일같은 저급한 오일 아니고

내추럴 오일 위주에 유해성분을 가급적 배제한 모이스춰라이저는 사실,

뭐 그렇게까지 기적적인 제품의 차이는 없다.

사용한 오일이 오가닉인지, 아닌지

상품의 오일인지, 염가의 오일인지 등등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어차피 거의 '오일'인데 결과적으로 어떤 게 더 수분 보존이 잘되고

어떤게 수분 보존이 안되는지,

그게 뭐 그렇게 기적적으로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그동안 졸리 컬럼을 팔로우하면서

나름 성분에 쬐끔은 신경쓰면서 구매한 스킨 케어 제품이라면

지금 갖고 있는 걸로 족하다.

적어도 수분 보호에 있어서만큼은 말이다.

'차이'를 불러올 수 있는 건,

'어떤' 제품을 사용하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이미 성분 괜찮은 제품을 쓰고 있을 테니)

'어떻게' 제품을 쓰느냐일 것 같다.

졸리가 추천한 제품이건, 아니면 나름대로 성분을 신경써서 선택한 어떤 제품이건

지금 자신의 화장대에 올라앉아 있는 기초 제품들을 봐주기 바란다.

이제부터 있는 수분을 도둑맞지 않기 위한

'기존 제품 잘 사용하기'에 대해 귀띔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 'HOW'는 클렌징부터 시작해야 한다.

클렌징은 메이크업과 때, 기름 등을 '지우기' 위해 하는 행위이므로

우리는 너무 '지우기'에 급급해한다. 지워도 너무 지운다.

또 지우고 또 지운다.

이중세안, 삼중 세안을 한다.

뽀도독, 소리를 들어야 개운하다.

아시다시피, 피부의 수분은 기름에서 얻는다.

우리 피부의 기름, '피지'도 중요한 수분의 원천이란 말이다.

메이크업을 지우기 위해 이것까지 박박박박 닦아내면 안된다 이말이다.

그게 바로 있는 수분 도둑맞는 대표적인 예다.

피부가 너무 건조하다고 속상해하고 있다면,

자신의 클렌징 습관에 대해 한 번 둘러보자.

클렌저(크림이든 워터든 젤이든)를 손에 묻히고

마구마구 마사지를 한다. 너무 하면 녹은 메이크업 잔여물이

다시 피부속으로 들어갈 판이다.

가장 무난한 로션 타입 클렌저를 손에 적당량 덜어 손바닥에 부비부비한다.

이 때, 너무 뻑뻑하면 피부에 문지를 때 피부가 당기므로 좋지 않다.

그래서 오일 클렌저를 많이 쓰지만,

주성분이 '미네랄 오일'이면 비추다.

손가락 끝에 클렌저를 묻혀 손가락 끝으로 얼굴에 힘줘서 눌러가며 화장을 지우면

피부는 그만큼 자극을 받는다. 손바닥에 제품을 펴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듯

힘을 빼고 제품을 바르고 적당히 문질러야 한다.

너무 뻑뻑하면 물을 조금 스프레이하거나

상온에서 녹여둔, 혹은 리퀴드형으로 파는 코코넛 오일을 섞어주거나 하면 된다.

워터 프루프 아이라인이나 아이새도우, 립 제품이라면

이 정도로는 안 지워질 수도 있다.

그런 포인트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전용 리무버를 사용하되,

그 또한 성분을 신경써야 한다.

아무튼 '분장' 수준의 메이크업이 아니라면

손바닥에 클렌저를 펴서 얼굴을 감싸듯 해서

'손가락'이 아닌, '손바닥'으로 얼굴에 발라 넓게 문지르고

부드러운 해면 스폰지로 닦아내거나

물로 rinse-off 하면 좋다.

티슈나 화장솜은 그 자체의 자극 때문에 피부가 손상될 수도 있다.

그러고 나서 피부의 산도를 중화시켜 주기 위해 토너를 쓴다.

토너는 스프레이 타입도 좋고, 화장솜에 묻혀서 톡톡 두드려도 좋다.

이 때 화장을 닦아내듯 또 무리하게 힘줘서 싹싹 닦아내는 건 비추다.

(졸리도 예전에는 이랬다. 그래야되는 줄 알고)

가급적, 피부는 '자극'을 덜 받아야 수분이 그만큼 살아남는다.

토너를 바르는 건 잔여 메이크업을 닦아내는 게 아니라

세안으로 산도가 바뀐 얼굴의 산도를 중화시켜주기 위함이다.

클렌징할 때도 화장솜, 토너 바를 때도 화장솜....

피부는 너무 아프다...

토너를 바르고 너무 오래 있으면 토너가 액체이므로

피부의 수분을 갖고 증발해버리기 쉼다.

토너가 채 마르기 전에 영양을 주는 세럼을 바른다.

세럼을 바르는 목적은 '수분'이 아니라

'영양'이다. 고로, 세럼도 바르면 쫘악 흡수되고

피부가 당기기 시작한다.

세럼이 흡수되면 드디어 모이스춰라이저를 바른다.

그런데!!!!

대부분 아마 한 번만 바를 것이다.

막을 한 번만 입힌다는 의미다.

오전에는 비비크림이나 화운데이션을 바르니까(여기도 기름이 들어간다)

모르지만 저녁에는 모이스춰라이저만 바르고 7시간 이상을 방치하기 때문에

'겹겹이' 수분막을 쳐주는 게 좋다.

어떻게? HOW?

세럼 바르고

로션을 얇게 한 번

내추럴 성분의 오일을 얇게 한 번

지성같은 경우는 이러고 자도 된다.

(로션이 아닌 크림을 한 번 바르든가)

중성이라면 한 번 더 겹을 씌운다.

로션을 얇게 한 번 더

오일을 얇게 한 번 더

건성이라면 여기다가 또 한 번 더 겹을 씌워도 된다.

겹겹이....를 할 때

처음은 로션, 두번째 겹은 크림...

등으로 해도 좋다.

로션이나 크림에서 한 가지만으로 해도 물론, 별 상관없지만

로션만 하면 너무 얇고

크림만으로 하면 너무 떡된다....

아무튼 떡칠이 아니라 얇게 하는 게 요령이다.

처음엔 습관도 안되고 자꾸 떡칠이 될 수 있으나

자꾸 해보면 무슨 말인지 안다.

이렇게 '겹겹이' 수분막을 쳐줄 때는 성분좋은 내추럴 제품을 쓰는 게 제일 중요하다.

좋지도 않은 유해 성분을 겹겹이 발라 좋을 게 뭐겠냐 이말이다.

수분막의 제일 마지막은

졸리가 사랑하는 코코넛 오일을 손바닥에 고루 펴바르고

얼굴을 감싸쥐듯 하고 5초정도 가만히 있으면 좋다.

굳이 바른다고 생각하지 말고

얼굴을 감싸쥐고 "내일은 뭐해 먹을까?" 고민하듯

가만히 5초만 있는다.

겹겹이 세운 수분막에 빗장을 걸어주는 효과다.

없는 수분 얻으려 애쓰기 전에

있는 수분 잘 지키는 것도 생각해 보시길!

* 다음 번에는 있는 수분 도둑당하지 않게 해 주는

로션형 클렌저를 하나 들고 오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