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혼자 눈물 흘릴 일이 참 많다. 어떤 이는 아예 없다고 할 수도 있는데 세월을 아주 길게 보면, 누구에게든 혼자 눈물 흘릴 일은 찾아오는 것 같다. 필자에게 찾아오는 이들 중, 여러 번 방문하는 분들은 종종 큰일을 겪고 와서 필자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냥 선생님이 보고 싶었다고 엉엉 운다. 마음이 너무 너무 아프고, 필자도 같이 가슴이 먹먹해 진다. 짠하고 딱해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런데 종종 그런 이야길 한다. 의지할 곳이 없다고...
마음 둘 곳 없다. 의지할 곳 없다. 늘 혼자 인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들의 관상을 보면, 눈가에 외로움이 뚝뚝 떨어진다. 주변에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그들의 외로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자기 마음 알아주는 이도, 그리고 속 편하게 모든 마음을 다 드러낼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늘 무언가 쫓기는 것 같고, 불안한 것 같다. 약간 긴장 상태에서 사그라지지 않는 불안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얼굴에 역력하다.
어떤 이들은 그 마음을 어떻게든 채워보려고, 부와 명예를 향해 돌진하는 이들도 있고, 혹은 학업적 성취를 이루기 위해 본인이 끝 없이 공부를 오래 하거나 자식들이 학업적 성과를 내도록 끝임없이 독려하는 경우도 많다. 또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다 종교인이 되기도 하고, 다양한 종류의 방식에 중독 되기도 한다. 게임, 술, 스포츠, 성적인 성향 등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난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온 불안과 우울감이기 때문에 사실, 그 무엇을 한다고 해도 쉽게 그 영역이 가득 차지 않는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들에 등장하는 해적들 처럼, 돈을 흥청망청 쓰고, 온갖 다양한 일들을 해도 끝 없이 올라오는 갈망과 갈증은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이들에겐 마음을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꼭 필요하다.
끝 없는 사랑을 주는 절대적인 존재 같은 사람, 보통은 '엄마'가 그런 존재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엄마라도 있는 사람들은 행운아다. 엄마마저 기댈 수 없는 존재인 사람들의 경우 특유의 예민함과 불안함과 우울감을 나이가 들수록 더 강해진다. 스스로 수시로 올라오는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고, 일정 주기로 반복해서 올라오는 다양한 감정들에 힘들어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너무 짠할 정도로
사람을 치유하는 것은 사람이라고 했던가? 아마도 그들이 가장 원하고 바라는 존재는 그들을 절대적으로 아껴주고 바라봐주는 소중한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수 없이 했다. 그런 존재가 존재해 준다는 것 만으로도 세상이 순식간에 아름다워지고 편안해 질 수 있다. 그런 존재를 찾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그렇지. 찾기만 한다면, 누구에게든 만병 통치약 처럼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세상에 그 누구도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혼자 살 수 있는 기간 만큼 버티는 것이지 온전히 혼자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손길이 필요하다. 다정한 이의 눈길과 손짓만큼 사람을 행복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없는 것 같다.
현대 사회에 와서는 점점 더 사람이 사람에게 느낄 수 있는 온정이 점점 더 사라지는 것 같다. 특히, 요즘엔 주변에 사람은 많은데 공허하고 답답하다는 하소연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의지할 곳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인간은 정말 강한 존재 인 것 같지만, 감정적으로 한 쪽 구석은 나약한 존재이다. 그 누구도 완벽하지 못 하고, 그 누구도 완전하지 못 하다. 내가 감정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 혹은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준다는 것은 참 의미 있고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의지할 곳이 필요한 사람들은 많은 노력을 통해 그런 상대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지할 곳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의 얼굴들을 보면, 그들은 늘 누군가의 등대가 되어 주는 이들이다. 인간은 한 쪽에서 기대면 다른 쪽으로 기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은 아닐까? 종종 생각한다. 남들이 든든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의외로 내게 의지하는 이들을 통해서도 에너지와 소중한 감정을 받는다. 인간에게 주어진 다양한 역할 중 버팀목 혹은 누군가를 의지하는 것은 숙명과도 같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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