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Face Reader (의학관상술사) - 28
문득, 고요한 얼굴을 하고 계시는 여자분이 찾아왔다.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그 분을 보자마자 갑자기 주변 공기가 묘하게 바뀌는 느낌이 드는 얼굴이었다. 처음엔 가벼운 미소를 띄우며 공손하게 인사를 하셨다. 얼굴을 보는 순간부터 필자는 속으로 '범상치 않은 사람이 나타났다'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었다. 필자에게 관상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아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오시긴 하지만, 이번 만큼 필자가 묘한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은 오랜만이었다. 소문으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는 짧지만 강렬한 인사를 하시곤 바로 자세를 가다듬고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셨다. 보통 처음 필자를 직접 만나시는 분들이 대부분 건네시는 '생각보다 젊으시네요'. '좀 더 연배가 있으신 분인 줄알았어요' 라는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으셨다.
조심스럽게, 필자는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중간 중간 필자의 이야기에 반응하시는 모습도 꼼꼼하게 지켜봤다. 대략 15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약간의 긴장으로 역력했던 얼굴이 온화한 미소로 바뀌더니 필자에게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필자가 조용히 여쭤봤다. 죄송하지만, 필자에게 관상을 물어보시는 본인도 '직관력'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상황을 쉽게 인지하고, 예감이 틀리신 적이 별로 없으신가요? 라고 여쭤보자 역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시며, 필자의 이야기가 마무리된 후에 본인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해주신다.
필자가 이 분의 얼굴을 보자마자 처음 드린 이야기 중 하나는, 이런 이야기 말씀으로 드리기 조금 죄송하지만 정말로 운이 좋은 얼굴이세요. 대부분의 일들이 어려운 일에 봉착해도, 선생님을 만나면 쉽게 해결되는 엄청난 운을 타고 태어나셨네요. 본인도 물론 능력이 있으시지만, 때와 귀인도 적절한 시기에 만나시는 대단한 운의 소유자 같습니다. 라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필자가 만약 인원수 대비 100명의 관상을 본다고 하면, 운이 적당하게 좋은 사람은 그 중 약 1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 중에서도, 무엇이든 쉽게 풀리는 대단히 좋은 운을 갖고 있는사람의 경우는 0.5%도 가끔은 어렵다. 그래서 저렇게 놀라울 정도로 운이 강한 사람을 만나면 필자는 속으로 놀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흔하지도 않고, 전체적으로 사람에게서 풍겨지는 이미지가 필자로 하여금 '놀라움'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상담을 오신 분은 어릴적 부터 고생을 모르고 자라기도 했고, 성장하고 나서도 남들이 이야기하는 편안하고 좋은 길을 주로 걸어왔다고 했다. 돈도 명예도 본인이 생각하기에 만족할 정도의 자리에 있고, 마음도 여유로운 편이라고 다만 자식들이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가 궁금하다며 이야기를 이어가셨다. 신기할 정도로 일명 '밑 바닥'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 부분이 얼굴에 하나도 없었다. 복이 빈 곳 또한 하나도 없었다. 보통은 저렇게 꾸준히 삶을 편안하게, 말 그대로 꽃길만 걸어보며 살았던 사람 중엔 본인 보다 어려운 사람의 마음과 상황을 공감하거나 잘 알지 못 하는 분들도 종종 계신데 그런 모습도 하나 없었다. 신기했다. 주기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도 하신다고 하시며, 수줍게 웃으신다. 필자보다 한참 연배가 높아보이시는데도 너무 깍듯하게 대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신기할 만큼 필자의 마음도 편안했다.
필자는 오랜만에 이런 '대운(大運)'인 사람을 만나고 나니 갑자기 또 연구 의지가 불타올랐다. 이런 분들에게도 삶의 어려움과 고난은 찾아오지만, 놀라울 만큼 유연하게 이런 일을 대처하고 잘 이겨나간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정말 고생 한 번 없이 편안하게 살고 있는 사람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래서 '운(運)'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분명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역시 그래서 그 동안 필자에게 다녀간 '운이 좋은 사람' 그리고 일명 우리가 생각하기에 '운이 좋다는 사람'에 대한 여러 가지 관상과 태도에 대한 자료를 모아서 나름의 분석을 해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은 칼럼에 간단하게 몇 가지 이 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대신 이 '운이 좋은 사람의 공통점'에서는 어느 순간 딱 좋은 때를 맞아 '갑자기 터진 대박'이 있었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았던 사람들은 제외하고 이야기를 써나갈 예정이다. 즉 본인 삶에서 '찰나의 순간'만 있었던 운이 좋은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긴 순간을 이어나간 운이 좋은 사람의 이야기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나왔던 명대사를 살짝 패러디 하자면, '나의 모든 순간이 눈부셨다'라는 사람들에 대한 공통점을 적어나가겠다. 이 역시 필자의 개인적인 의도와 의견을 중심으로 기록한 내용이기 때문에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다른 분들과 의견의 차이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 대부분의 운이 좋은 사람들의 특징은 비상하게 회전하는 두뇌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필자가 굳이 이 부분에 대해 '똑똑하다' 혹은 '총명하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 운이 좋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뇌의 영역이 특정 학문이나 단순한 한 가지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의 주 특정 전문 분야에서 기질을 충분히 발휘 한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이야기지만, '전반적인 상황과 흐름'에 대한 기가막힌 '통찰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운이 좋다. 솔직히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는데, 밖에 무슨 상황으로 일이 돌아가는지 대략적으로 예측 가능한 부분들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두뇌 회전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갖고 잇는 특징처럼, 눈빛이 강렬한데 깊고 아랫턱 하관이 삐뚤지 않으며, 전반적인 얼굴의 윤곽이 뚜렷한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태풍이 몰아치고, 비바람이 몰려와도 내일 봐야하는 중간고사에 집중하는 전교 1등 아이처럼 흩어짐이 거의 없다.
두 번째 특징은, 젊은 시절 눈물 겨운 빵을 먹어봤을 만큼 마음 아픈 일을 겼었거나, 혹은 그런 일을 겪은 사람 중에 가깝게 지낸 사람이 있었던 경우가 많다. 전자의 경우, 본인이 아주 큰 어려움에 봉착해 본 경험이 있지만 그것을 모두 이겨내고 난 후 일정 궤도에 올라서서 스스로 어떻게 행동하고 움직여야 하는지 정확하게판단하게 되는 케이스이다. 후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얼굴에 자주 나타나고, 특히 30대 중 후반 정도 부터는 본인 스스로의 직관력과 판단력을 증명할 만한 일들을 여러 번 경험해 본 경우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는, 본인이 어려움을 겪어 본 적이 없지만 본인이 타자의 감정과 상황에 대해 깊이 있게 공감하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경우이다. 솔직히, 전자의 경우보다는 후자의 경우에서 더 큰 강한 대운(大運)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본인 스스로 고생 길에 접어 든적 없지만, 그 길에서 고생하는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 대부분 종교적으로 존경받는 분들 중에 많이 볼 수 있는 케이스 이기도 하지만, 남다른 성공한 사업가, 교육자, 전문가에서도 종종 관찰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적인 관상학적 특징은 얼굴의 좌우 균형이 생각보다 잘 맞는다. 물론, 완벽한 대칭의 얼굴을 찾기는 어렵지만, 아주 미남 미녀의 얼굴은 아니더라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힘을 느끼게 할 만큼 묘하게 균형이 잘 맞는 얼굴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명 어른들이 젊은 사람들 얼굴을 보시고 종종 '빠지는 구석이 하나도 없네' 라는 이야기가 절로 나오게 할 만큼 정확한 얼굴이 대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얼굴은 정확해 보이지만, 절대로 로봇처럼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듯한 인상은 아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 특징은, 고생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스스로 심적 고뇌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겉으로 보기에 세상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살아서 아무도 그 사람들의 마음엔 관심이 없을지 모르겠으나, 그 많은 것을 갖고 있으면서도 항상 마음으론 늘 고뇌하고 고민하고 마음 안에 작은 고민들을 수시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아마도 이런 점이 인격적으로 좀 더 성숙된 자아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들만큼, 스스로를 반복해서 가다듬고 또 가다듬는다. 그래서 조금 놀라운 공통적인 특징 중에 하나가 '감정 분출' 혹은 '분노 표출' 등의 강렬한 감정에 대한 표현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그 깊은 속까지 모두 헤아리기는 어려우나 분명 그 안에서는 명확한 방향과 목표를 갖고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다. 필자가 생각할 때 그렇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슬픔, 분노, 화, 서운함 등에 대한 표현 보다는 감사, 고마움, 긍정적, 즐거움에 대한 표현이 일상 생활 자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다. 관상학적 특징으로는 묘하게도 약간 입꼬리 끝이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다. 잘다문 입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종종 입술 끝이 살짝 살짝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 자주 노출된다.
이 세 가지 특징 말고도, 모든 행동을 조심스럽게 한다. 혹은 본인의 분야, 사람, 가족, 일 등에 대해 높은 집중도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많은 사람에게 아픔과 피해를 주지 않고도 어려운 일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대단히 아름다운 얼굴과 엄청난 몸매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는 생각보다 많았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와이프 중에 늘씬하고 예뻤던 다리보다, 굶고 짧은 호박 다리가 많았었다는 재미있는 칼럼이 있었던 것 처럼, 생각보다 외적으로 우리에게 엄청난 잘생김과 아름다움을 과시했던 사람들 보다는 평범함 속에서 강단이 있고, 그 방향이 명확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은 사람들은 본인에게 타고난 기질적 '운(運)'도 있지만, 그 운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그런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필자는 대체적으로 아직 덜 익은 풋사과 같은 어리고 싱싱한 사람들 보다는 약 4-50대 정도 내 삶의 대부분을 보내본 사람들에게 '운이 좋은 사람' 이라는 칭호를 드리고 싶다. 아직 가보지 않은 삶은 누구에게든 약간 두렵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 부분이다. 그래서 자꾸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진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나는 무엇을 하는 것이 맞을까요? 내 친구는 벌써 저렇게 성공해서 높이 올라가 있는데 나는 지금 왜 여기 있는 것인가요? 등등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욕망도 있고, 욕심도 있고 바라는 바도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 한치 앞도 모르는 미래는 대처하는 자세가 내'운(運)도 '인생'도 바꾼다고 필자는 이야기하고 싶다. 아직 덜 자란 나무에게 당장 내일 잘 익은 과일을 내놓아라고 소리친들, 아직 그 순간이 오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우리의 인생은 과수원에 나무를 심고 잘 가꾸는 것과도 비슷하다. 햇빛과 바람도 필요할 것이고, 태풍도 지진도 올 것이다. 씨앗을 뿌린 다음 날 수확할 수 없을 것이고, 예상하지 못 한 곳에서 벌레가 나타나 나무를 괴롭힐 수도 있다. 운이 좋은 사람에게도 이 모든 것은 똑같이 나타난다. 다만, 그 모든 자극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운이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운이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태생적으로 갖고 태어난 운이 좋은 사람들도 있지만, 관리가 되지 않는 사람이 그 '운(運)'이라는 녀석을 평생 데리고 가는 것을 필자는 아직 보지 못 했다. 그리고 고전에서도 그 변화를 완전히 고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각 시기에 따라 관상이 달라진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삶' 역시도 달라진다고 말이다. 필자에게 주기적으로 찾아오시는 고객님은 집안의 크고 작은 일, 사업의 변화가 생길때마다 예약하고 찾아오신다. 아마도 이 분은 '늘 변화하는 운(運)'에 대해 관심이 많고, 늘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크신 것 같다.
필자가 10년 동안 눈물 콧물 흘리며, 고생할 때 스스로 많은 생각을 했었다. 왜 나는 남들이 이야기하는 그런 운이 삶에 없는 것인지 자책도 원망도 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삶 안에서 많은 '운(運)' 이 있었는데 필자가 보지 못 하고 넘어간 운도 있었고, 차마 담지 못 한 운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최대한 많은 '운(運)을 필자의 삶에 잘 담아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곳에 써보려고 노력 중이다. 언제부터 인지 아주 조금씩 필자의 삶에도 '대운(大運)'이 들어오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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