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자에게 찾아와서 '나는 무엇을 하는 것이 맞을까요? 나는 왜 이렇게 살까요? 앞으로 어떻게 할까요?"등 앞으로의 진로와 미래에 대해 묻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시기 동안 당연히 우리를 평생 따라올 중요한 주제이자 숙제 이기도 하지만, 평생 풀려고 해도 이 숙제를 해결하기가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너무 어렵다는 뜻이다. 

 초중고 엄마 손에 이끌려 학원가라고 하면 학원에 가고, 과외 받으라고 하면 과외를 했다. 그리고는 대학에 갔고, 그냥 별 생각없이 성적에 맞는 아무 학교, 학과에 들어가서 공부하다가 졸업한 학교에서 배운 기술로 회사를 다니고 10년 다녀보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다고 하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가끔은 어떤 사람들이 그래도 꿈을 이루던 이루지 못 했던,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라도 스스로 알면 좋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보통은 아주 어릴때에만 진로와 적성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100세 시대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사용되면 고민은 늘어만 간다. 40대 중반이라는 한 여자분은 아이 셋을 낳고 집에서 육아와 살림을 하다보니 이제 점점 시간적 여유가 조금씩 생기고, 남편이 혼자 돈 벌어오기 너무 힘들다고 해서 단절된 경력을 어떻게든 활용해 보려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셨다고 했다. 그런데 매번 이것 또한 쉽지 않음을 깨닫고 또 고민이 된다고 했다. 

 아직 멈추기엔 가야할 길이 길게 남아있고, 또 길을 가자고 하며 걷기엔 너무 방향이 다양하다. 그래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매번 고민이 된다. 어떤 사람은 또 꿈이 확실하다. 반드시 성공해서 멋진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꿈도 확실하고 늘 같은 방향으로 노력을 하는데, 매번 가수가 될 기회가 번번히 눈 앞에서 사라지곤 했다. 꿈은 분명히 정해졌고, 죽자 살자 노력을 했지만 결국 원하는 길에 서 보지도 못 한체 답답한 마음 꼭 쥐어잡고 학원 강사가 되었다고 했다. 이럴때는 또 꿈을 꾸었지만, 그 길에 가지 못 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다. 그런데 역시 이런 사람 또한 많다. 

 그런데 좀 남다른 사람을 종종 만났다. 분명 그 길에서 고난도 있고, 역경도 있었을 텐데...꼭 미리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 처럼 그 길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우연히, 필자에게 찾아온 그 분은 남들이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길을 우연히도 아주 어릴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걷고 있다고 했다. 신기한 일이었다. 그냥 아주 어릴때부터 본인이 하는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 묘한 인연이 생겼다고 하셨다. 부모도 없이 고아로 자랐지만, 늘 자신을 도와주고 키워주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 사람들이 모두 지금 본인이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전혀 힘들다는 생각 없이 그 길에 들어선 사람이었다. 그런데 보통은 그렇게 우연히라도 나의 길이 어릴적 상황에 의해 정해졌다고 해도, 성인이 되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 새로운 길을 떠나는 사람도 있는데 그 분은 아니셨다. 

그냥 지금 걷고 있는 그 길이 본인의 길이라는 것을 아주 어릴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길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겠다고 하면서 웃으셨다. 신기한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보아왔는데, 묘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얼굴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필자가 하나하나 지금까지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 현재는 어떤지, 앞으로는 어떤 모습일 것 같은지 이야기를 풀어나가자 덤덤한 미소로 이야기를 듣고 또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아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대략적인 삶의 모습이 이럴 것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한 적 없지만, 본인은 왠지 그런 마음이 있었다고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덤덤하게 이야기를 듣고 본인의 이야기를 이어가셨다. 

 나의 길, 나의 상황, 나의 장단점, 나의 참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사실 필자마저도 이 모든 것을 아직 제대로 소화를 시키고 있지 못 하는 상황인데, 그 모든 것을 소화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사람을 만나고 나니 생각이 많아졌다. 공부도 생각도 참 많이 하고 성장하신 분을 만나고 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필자가 느끼기에 필자보다 한참이나 위에 계셔야할 분 같은데, 어떻게 필자를 찾아오셨는지 여쭤보았더니 그냥 자기의 생각들이 맞았는지 들어보고 싶으셨다고 했다.